야구판이 NC 다이노스의 연고지 이전 문제로 떠들썩하다.

NC 다이노스 이진만 대표는 5월 말, 연고지를 기존 창원에서 다른 도시로 이전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구조물 추락사고 대처, 수습 과정에서 창원시가 보인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이 결정타가 되었겠지만, 근저에는 야구단을 유치할 때 한 장밋빛 약속을 지키지 않고 매번 공수표만 날려온 창원시의 야구단 홀대가 있다는 지적이다.

NC 다이노스 유치를 바라는 도시로 울산, 성남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데, 성남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밀집한 판교의 상징성을 생각하면 일견 유일한 게임사 소유 야구단 NC 다이노스 연고지로 적합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남시가 게임사들을 유치한 뒤 게임에 대해 보내는 시선을 생각하면, 창원 이상으로 후안무치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성남시 산하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을 진행하며 4대 중독으로 알코올(주류), 약물, 도박과 함께 인터넷게임을 명시해 물의를 빚었다.

일부 지자체가 흡연이 아닌 게임을 4대 중독으로 표현한 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등 국내 유력 게임사가 자리한 성남시에서 공식적으로 게임을 4대 중독에 포함시켜 파장이 컸다.

성남시, NC 다이노스 유치 이야기 전에 게임에 대한 명확한 입장부터 밝혀야
성남시 분당 판교는 한국 게임업게 총매출의 60%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민주당 게임특위 출범 당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국내 게임업체 매출 기준 60%가 분당에서 발생했었다"며 "성남시 입장에서 게임 산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관심을 갖고 지원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고 직접 언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성남시가 WHO에서 게임에 질병 코드를 부여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산업 경제의 위기라며 주무부처 및 민관, 언론에 이를 돌파하기 위한 조력을 요청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성남시장 출신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성남시의 이런 행보는 위축된 한국 게임산업을 다시 지원해 육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정부에 반기를 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성남시의 수습 과정도 책임회피에 급급한 창원시의 구조물 낙하 사고 대처 행보와 판박이라 쓴웃음을 짓게 한다.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이 확산되고 게임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성남시는 슬그머니 공모전에서 게임을 삭제하고 아무런 해명이나 시장의 사과도 내놓지 않고 있다.

NC 다이노스가 연고지 이전을 검토한다고 밝히고 나서야 발등에 불이 떨어져 대책 마련에 분주한 창원시처럼 성남시 역시 게임사들이 본사 이전을 검토해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다. 게임사들은 NC 다이노스를 거울삼아 탈성남을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이다.

성남시는 NC 다이노스 유치 이야기를 하기 전에 NC 다이노스를 소유한 엔씨소프트를 중독 물질을 개발하는 유해기업으로 지목한 것에 대한 명확한 입장부터 내놓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