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독스한 학원 JRPG 'VARLET', 감성과 음악 돋보이는 신작

등록일 2025년09월01일 15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다양한 일본 타이틀의 적극적 한국어화로 국내 게이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가 JRPG 신작 'VARLET'을 28일 출시했기에 플레이해 봤다.

 

'VARLET'은 공식 게임 소개에서 한줄 가져오자면 '소년, 소녀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금까지 자각하지 못한 나만의 자아를 찾는 학원 RPG'이다. 게임의 세 축이 설명에 나왔듯 학원생활/자아찾기/던전배틀 이라는 말이 되겠다.

 



 

'VARLET' 초반부를 플레이하며 느낀 점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학원 RPG 정석 보여주는 'VARLET'
주인공 일행이 학원의 생활상담실 실장 대행을 맡아 학원 친구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이런 저런 이벤트와 함께 학원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게임의 배경을 구체화하고 게임 내 대화 선택지나 서브이벤트에서의 선택에 따라 성격 파라미터가 변화한다.

 



 

이 파라미터는 게임 내에서 '트라이어드 파라미터' 라고 불리며 일종의 '성격 진단' 같은 것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주인공의 선택은 플레이어의 자아를 투사하므로 이는 곧 플레이어의 자아 찾기나 마찬가지라는 개념으로, JRPG를 즐긴다면 익숙한 설정일 것이다.

 

작중 던전 -글리치 라고 부른다- 에서의 배틀은 액티브 턴제 전투로 진행된다. 행동마다 소비하는 턴이 다르고 턴 순서와 공격 타켓을 보여주기에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고민하는 맛이 있는 오소독스한 턴제 JRPG 시스템이라 적응이 어렵지 않다.

 



 

게임 진행은 학원 RPG답게 일단 등교 후 대화 이벤트로 시작, 방과 후 이벤트, 특별활동, 그리고 하교길의 인연이벤트로 하루가 끝나는 것이 기본 흐름이다. 여기에 이제 에피소드에 따라 사건이 발생하고 긴 대화 이벤트나 선택지가 발생하며 사건 해결을 위해 글리치에 들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학원에서 발생한 이런저런 사소한 사건을 해결하면서 점점 스케일이 커지고, 어떤 커다란 사건과 본질에 접근하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전개 도중 플레이어의 선택이 하나하나 모여 트라이어드 파라미터가 변화하고, 그 결과로 플레이어 '자신' 이 선택한 미래의 모습이... 아차 여기까지.

 

음악과 턴제 배틀 완성도 좋았어
장점을 꼽자면 먼저 음악을 언급하고 싶다. 필드 음악도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 보컬곡 -특히 보스전 테마- 이 단연 게임의 백미라 할만 하다. 곡을 먼저 만들어 하고 보스 디자인과 스토리를 짜는 것 아닐까 싶은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캐릭터 일러스트와 대사, 그리고 성우의 연기력이 잘 융합된, '매력적인 JRPG'의 친숙한 느낌이 잘 담겼다. 개발진이 장르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소위 '캐빨' 이 먹혀야 성립하는 게임이기에 선택과 집중을 확실하게 해 두었다. 3D로 구현된 움직임이 조금 어색할지라도 다른 요소로 커버할 수 있다면 문제없다는 식.

 

턴제 게임의 대표주자들에 비견될만한 튼튼한 기초를 가진 배틀도 장점이다. 시스템, 특히 방어 매커니즘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턴이 돌아온 매 순간순간 최선의 답을 골라야 한다.

 



 

다만 노멀 기준으로는 전투가 조금 쉬운 편인데, 어디까지나 '쥬브나일' 쪽이 메인이고 전투는 소위 '대화 수단'으로 작용하기에 표준 난이도에서 전투에서 막히지 않게 난이도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투가 너무 쉽게 느껴진다면 난이도를 올려 도전하자.

 



 

마지막으로 적응하기 쉽다는 점에도 높은 점수를 줘야할 것 같다. 배틀에서 언급한 부분과 겹치지만 '학원' RPG를 기대한 유저가 게임 도중 복잡한 시스템에 지쳐 나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간단함'을 어디까지 구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정리를 하고 만든 것으로 보인다. 접근은 쉽게, 고민은 깊게 해 두고 보스전의 연출은 힘을 제대로 줘서 화려하게 묘사하는 식으로 능수능란하게 끌어당기는 것이 꽤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조금 아쉬워
아쉬운 점으로는 먼저 모션 연출을 언급해야할 것 같다. 앞서 '선택과 집중' 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조금 지나치게 과감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복잡한 움직임을 배제할 수 있다면 최대한 배재해서 힘을 줄 곳에 더 준다는 의도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이다. 이런 연출도 나름 경험치가 쌓였는지 어색한 느낌은 크게 들지 않지만 지나고나서 잠깐 생각해보면...

 

전투 모션도 조금 아쉬운데, 이벤트 모션과 비슷한 이야기가 되지만 스킬 연출은 확실하게 힘을 줘서 해 뒀지만 나머지는 최대한... 그렇다. 아끼고 있다. 적을 때리려고 뛰어간다거나 하는 연출은 생략하고 대신 창을 번쩍번쩍 멋있게 휘두르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뭐 익숙해지면 크게 신경쓰이지 않지만...

 



 

여기저기 보이는 살짝 '덜 다듬어진' 부분들이 있다. 버그라던가 '잘 못 만든' 정도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규모나 스케쥴의 문제인지 다듬기 작업이 살짝 미흡하여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장면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초반 플레이 감상
게임의 서장에 해당하는, 주인공이 등장하고 거대한 떡밥이 투척되고 파티를 구성하여 첫 던전을 주파하는 내용이 그려진다. 간단한 사건 하나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분량이 길게 느껴지는 것은 중간중간 흐름을 '일부러' 끊어주는 생활상담실 대행 활동 때문일 것이다. 서브스토리가 진행되고 세계관을 채우는 단계지만 강요되지는 않고 언제든 스킵 가능하게 선택지를 준 것이 포인트.

 

주인공의 성격이나 처음 합류하는 동료들의 성격, 전투 스타일이나 글리치 내에서의 이벤트의 흐름 등에서 이 장르의 대표작을 의식하고 있다는 느낌도 드는데, 장르에 있어 '마스터피스' 가 된 작품은 어쩔 수 없이 표준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니었다.

 



 

물론 초반 구성이 비슷하다고 뒷이야기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선 안 될 텐데, '페르소나'가 정립한 학원 JRPG의 초반 구성은 소위 '탬플릿'이라고 해아겠고 이미 완성된 자아를 딛고 서서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 중점인 '페르소나' 시리즈에 비해 이 게임은 명확하게 본인의 내면을 관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연출이 살짝 어색한 부분은 있었지만 메인 스토리 자체는 늘어지지 않고 빠른 템포로 명확한 스텝을 밟으며 진행되고, 보스전의 만듬새나 연출은 여기가 우리가 보여주려는 부분이라고 웅변하듯 확실하게 힘을 준 모습을 보여준다. 솔직히 꽤 감탄했다. 끝까지 비슷한 수준의 보스전을 보여준다면 경쟁력이 충분한 장르 신작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싶다.

 

총평, 아쉬운 부분 있지만, 장점도 많은 게임
개발사의 전작이나 이런 저런 선입견으로 기대치가 조금 낮았고 초반부에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일상 파트 연출 등으로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진행했는데, 차츰 마음이 바뀌어 역시 쥬브나일 RPG는 나름의 감성을 잘 살리는 쪽이 최고이고 사소한 것은 문제삼지 말아야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게임을 다듬고 다듬고 다듬으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을 것이고, 본인들이 풀어내고자 하는,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장르의 근간을 확실하게 지키면서 선택과 집중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답이라면 답일 것이다. 물론 모든걸 다 잡으면 가장 좋겠지만...

 

조금 아쉽지만 지켜볼만한 게임이다. 게임을 못 만들었는가? 아니다. '학원' 부분은 능수능란함을 넘어 장인정신이 느껴질 정도이고 배틀도 경험치가 쌓여 깔끔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다만 폴리싱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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