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체질 개선 마치고 2030년 매출 5조 원 목표… '모바일 캐주얼' 포함한 '3대 필러'로 승부

등록일 2026년03월12일 15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지난 2년간의 침묵과 체질 개선을 끝내고 2030년 매출 5조 원, ROE(자기자본이익률) 15%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리니지 등 특정 IP와 국내 시장에 편중됐던 사업 구조를 완전히 탈피해 글로벌 시장과 젊은 층을 공략하는 '3대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엔씨는 12일 판교 R&D 센터에서 '2026 경영전략 간담회'를 열고 ▲레거시(Legacy) IP 고도화 ▲신규 IP 확보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축으로 하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과거의 관성 버렸다… 박병무 공동대표가 꼽은 4가지 위기 요인과 '변화의 설계도'
이날 발표자로 나선 박병무 공동대표는 그동안 엔씨가 겪었던 실적 부진과 위기의 원인을 4가지 핵심 요인으로 짚으며 솔직한 자성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박 공동대표는 먼저 ▲개별 IP 성패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언급했다. 특정 대작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 전사의 실적과 주가가 널뛰는 구조가 기업의 안정성을 저해했다는 분석이다. 이어 ▲개발 기간 장기화 및 출시 지연을 꼬집었다. 대형 게임 위주의 무거운 개발 프로세스가 시장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시장에 대한 기민한 대응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또한 ▲특정 권역 및 유저층 편중 문제도 거론됐다. 한국과 대만 중심의 매출 구조, 그리고 중장년 남성 유저에 치우친 고객층은 글로벌 확장의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자체 개발에만 의존한 폐쇄성이 MMORPG 장르 편중과 콘텐츠 다양성 저하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러한 고질적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5개 항목으로 구성된 '변화의 설계도'를 제시했다. ▲단일 장르 편중을 슈팅·서브컬처 등 다각화로 극복하고 ▲짧은 개발 사이클 도입으로 출시 성공률을 제고하며 ▲고비용 구조를 민첩한 조직으로 전환한다. 또한 ▲서구권과 여성·젊은 층으로 타깃을 넓히고 ▲외부 개발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파트너십 전략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성장을 이끌 '3대 사업 필러(Pillar)' 전략
엔씨는 이러한 변화의 설계도를 실현하기 위해 사업 방향성을 세 가지 핵심 기둥(Pillar)으로 나누어 전개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먼저 첫 번째 기둥인 '레거시(Legacy) IP 고도화'는 엔씨의 '기초 체력'을 담당한다. 리니지, 아이온, 길드워2, 블레이드 & 소울 등 검증된 핵심 IP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캐시 플로우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엔씨는 이를 통해 2026년 레거시 IP 부문에서만 약 1.5조 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까지 추가 3종의 스핀오프 타이틀을 선보여 IP 가치도 제고할 방침이다.

 

두 번째 기둥인 '신규 IP(New IP) 확보'는 말 그대로 엔씨에 '새로운 피(New Blood)'를 수혈하는 중요 전략이다. 엔씨는 인하우스 개발작과 외부 IP(External IP)를 병행하는 듀얼 트랙 라인업을 가동한다. 인하우스 개발작은 10종 이상이 준비 중이며, 외부 IP 역시 6종 이상의 라인업을 확보했다. 특히 사내에 ▲게임성 평가 위원회 ▲진척도 관리 TF 등을 구축해 개발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 기둥은 엔씨 미래 성장 전략의 정점인 '모바일 캐주얼'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의 약 60%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비중과 가능성을 가진 이 시장을 공략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엔씨가 가진 기술적 자산을 캐주얼 장르에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엔씨는 지난 2년 동안 20여 개 이상의 글로벌 모바일 캐주얼 기업을 검토했으며, 2025년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고 개발, 퍼블리싱, 데이터, 기술 역량을 통합한 모바일 캐주얼 에코시스템을 구축했다.

 











 

재도약을 위한 3대 키워드: AI 혁신·글로벌 확장·고객 다변화
마지막으로 박병무 공동대표는 엔씨의 재도약을 뒷받침할 중장기 과제의 키워드로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글로벌 시장 확장 ▲신규 고객 유입을 강조했다.

 

우선 엔씨는 지난 10년간 내부적으로 축적해온 AI 역량을 지닌 엔씨 AI를 분사시켰으며 이를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전환했다. 여기에 외부 AI 툴 도입에도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전담 TF를 운영하는 등 새로운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글로벌 확장과 고객 다변화 전략도 가속화한다. 한국과 대만 시장을 넘어 서구권 비중을 확충하고 중남미, 중동, 인도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유저 저변을 획기적으로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2030년 매출 5조의 핵심 카드, 모바일 캐주얼 에코시스템
박병무 공동대표의 발표에 이어 화상으로 참여한 아넬 체만 센터장이 모바일 캐주얼 사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아넬 체만 센터장은 모바일 캐주얼 사업이 체계적으로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연간 20개 이상의 콘셉트를 테스트하여 시장 적합성을 확인하고, 4~8주 이내에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한다. 이후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젝트의 확장 혹은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에서 가능성이 검증된 프로젝트가 라이브 옵스 단계로 넘어간다.

 

이에 대해 아넬 센터장은 히트작 중심인 전통적 방식과는 다르며 출시 전 성공 여부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엔씨는 글로벌 전역에 독일의 저스트 플레이, 베트남의 리후후, 한국의 스프링컴즈, 슬로베니아의 무빙 아이 등 4개의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모든 스튜디오는 본사의 중앙 데이터 플랫폼에 연결되어 UA(User Acquisition, 유저 획득), ROAS(Return on Ad Spend, 광고비 대비 매출), 크리에이티브 최적화 및 AI 기능을 모두 공유하는 '모바일 캐주얼 에코시스템' 하에 놓여 있다는 설명이다.

 








 

이하 Q&A 세션의 주요 질문들과 답변을 정리했다.

 

기존 캐주얼 시장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 세터'를 표방하는 듯한데 구체적인 차별화 전략이 있나
박병무 공동대표: 과거 모바일 캐주얼의 성공은 특정 IP가 성장한 경우가 많다.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스튜디오가 시너지를 내는 측면에서는 약했다고 본다. 후발주자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다.

 

아넬 체만 센터장: 좋은 퍼즐 게임들이 베트남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또 한국, 중국, 터키, 동유럽 스튜디오도 살펴보고 있으며, 최고의 팀을 확보해서 우리의 전략으로 스튜디오가 더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다. 엔씨는 운영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기술적 역량이 뛰어나다. 좋은 스튜디오를 찾아 성장을 돕고 퀄리티를 높일 계획이다.

 

MMORPG 중심이었던 엔씨의 운영 경험이 캐주얼 장르에도 적용될지 궁금하다. 기존 리워드 앱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박병무 공동대표: 운영팀을 내부 정예 인력으로 세팅했다. 리워드 앱은 시중에 많지만 대부분 서드파티 게임을 가져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데 그친다. 반면 '저스트 플레이'는 보유 게임의 리텐션(잔존율)을 실질적으로 높이도록 하고 있다. 여러 스튜디오 게임을 통합 관리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넬 체만 센터장: 장르는 달라도 유저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본질은 같다. 이미 슬로베니아 스튜디오에서 MMORPG 운영 툴을 재활용해 적용해본 결과, 유저 지표가 실시간으로 개선되는 성과를 확인했다.

 

슈팅, 서브컬처 장르도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인력 확보나 팀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
박병무 공동대표: 해당 장르에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 2년 전이다. 투자 직후부터 퍼블리싱 팀을 미리 세팅하고 내부의 관심 높은 인재와 외부 전문가들을 대거 충원했다. 엔씨 아메리카 역시 이미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뽑았다. 이제는 한두 명의 직관으로 결정하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

 

모바일 캐주얼의 경우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영업이익률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하다
박병무 공동대표: 모든 게임이 100% 성공할 수 없고, 신작 게임들이 실패할 수 있으며 이를 감안해야 한다. 클러스터를 만든 이유도 일회성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서다. 계속된 테스트를 통해 지표를 현실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다.

 

홍원준 CFO: 모바일 캐주얼의 경우 UA 비용, 유통 수수료가 가장 크다. 유통 수수료는 최근 내려갔고, 자체 결제 서비스 도입 등의 전략도 진행 중이다. 모바일 캐주얼의 수익성은 생각보다 낮지 않다. 2030년까지 어느 정도 비중의 밸런스를 맞추려 한다. 숫자를 예측한다면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15% 정도는 나올 것 같다. 오히려 타 장르에 비해 수익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사 M&A가 치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버페이나 영업권 손상 등 리스크는 어떻게 생각하나
박병무 공동대표: 아니다. M&A는 활발하지 않다. 전 세계에서 M&A를 적극적으로 하는 곳은 몇 군데 없다. 2022년까지는 오버페이 이슈가 있었는데, 우리 인수 건은 낮은 가격으로 진행했고 오히려 오버페이를 위해 생겨난 이상한 룰을 우리가 깼다. 옥션(경쟁 입찰)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고 직접 컨택해서 인수한다. 매물이 나왔다고 쏠리듯 인수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인수한 회사를 어떻게 '오가닉'하게 성장시키는가 이다.

 

이번 모바일 캐주얼 전략에 대해 김택진 대표는 어떤 의견을 주었나
박병무 공동대표: 김택진 대표와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현황을 논의하고 있다. 이 전략은 2년 전부터 함께 준비해온 것이기에 김 대표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엔씨의 뛰어난 기술력이 모바일 캐주얼 분야에서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완벽하게 서포트하고 있다.

 

유저들에게 어떤 게임사의 모습을 보여줄 생각인지 한 마디 하신다면
박병무 공동 대표: 지난 2년 동안 조직 효율화, 시장의 신뢰 회복도 중요하게 여겼지만 또 게임 유저들의 신뢰 회복 역시 중요하게 여겨왔다. 사내 직원들에게 늘 "월급을 주는 것은 사장이 아니라 유저들이다"라고 말하곤 한다. 궁극적으로 돈을 쓰더라도 유저들이 좋아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비즈니스 모델도 과거와 다르게 선보이고 있다. 소통도 활발히 하고 유저들의 신뢰를 얻어서 재미있는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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