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PS4 첫 국산게임 '엔더 오브 파이어' 출시, '자이네스' 고범석 대표가 그리는 미래

등록일 2015년07월06일 20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국 게임 개발사의 첫 플레이스테이션4 타이틀이 출시됐다. 자이네스의 횡스크롤 액션게임 '엔더 오브 파이어'(ENDER OF FIRE)가 그 주인공.

자이네스는 6월 23일 북미 PS 스토어에 엔더 오브 파이어를 출시한 데 이어 7월 초 한국, 유럽 스토어에서도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직접 게임을 구매해 플레이해본 결과 엔더 오브 파이어는 전사, 마법사, 궁수(엘프) 세 직업 중 하나를 골라 진행하는 횡스크롤 액션게임이었다. 보스몬스터마다 독특한 패턴을 보여주며 직업별로 전혀 다른 스타일의 전투를 체험할 수 있었다.


엔더 오브 파이어는 크게 6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노멀, 하드 난이도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플래티넘 트로피 게임이 아닌 골드 트로피 게임으로 나온 것은 아쉬운 부분. 게임 볼륨이 그리 크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첫 국산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이 플래티넘 트로피 없이 나온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 출시에 이어 DLC 개발 및 Xbox One 버전을 개발중인 자이네스를 찾아 콘솔 게임 개발에 뛰어든 이유, 향후 계획 등을 직접 들어봤다.

북미 선출시 후의 국내 출시, 기대되고 불안해
한국 개발사 중 가장 먼저 플레이스테이션4 타이틀을 내게 됐다. 소감이 어떤가

고범석 대표: 한마디로 기쁘다.

아시다시피 저희 자이네스는 IT 솔루션 업체로 B2B 사업을 주로 해 왔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 우리 세대는 콘솔 세대로 게임에 로망을 다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저부터가 대학교에 다닐 때 간단한 스포츠 게임을 만들어본 적도 있다. 대학원을 IT 쪽으로 가다보니 전공에 맞춰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콘솔 게임에 대한 열망, 열정은 늘 갖고 있었다.

콘솔 게임을 만든다고 하니 다들 입을 모아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왜 모바일 게임을 안 하냐고 물어보더라. 모바일 게임이 시장의 주류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우리는 PC로 먼저 개발을 시작했고 모든 콘솔에 게임을 내고 싶다. 모바일 쪽은 아직 할 생각이 없다.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모바일 버전을 하자는 제안이 정말 많이 오는데 콘솔을 하고 싶어하는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이 많았다. 모바일만 보지 말고 콘솔, PC도 다 보자고 이야기를 해도 유럽지사도 있는 대형 게임사에서 '우리가 유럽, 북미에서 PC 온라인도 해 봤지만 쉽지 않다. 힘들 것이다. 모바일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우리는 콘솔을 했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엔더 오브 파이어' 국내 출시가 머지 않았다
고범석 대표: 욕을 많이 먹을 것 같다. 각오하고 있다. 북미, 유럽을 주 타겟으로 한국, 중국 버전을 낼 예정이다. 소규모 인디 개발사의 작은 작품이라는 걸 이해하고 플레이해주시면 좋겠다.

플레이스테이션4 플랫폼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는 국내 개발팀이 꽤 된다. 만나보면 다들 플레이스테이션4 개발이 편하다고 하더라
고범석 대표: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론칭 시점까지 유니티 4.3 버전으로 개발을 하다 보니 안 되는 게 너무 많았다. 안 되는 걸 해야 하니 다른 툴, 해외에서 쓰는 툴들 참고해 채용을 했다.

게임을 해 보니 네트워크 대전은 지원되지 않는데 로컬 코옵은 지원이 되더라. 유니티가 콘솔에서 답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로컬 코옵이 안 되는 게 컸는데 많이 개선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범석 대표: 많은 부분에 손을 대고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4.3까지는 안 되던 것들이 유니티 5.0이 나오면서 대부분 많이 해결됐더라. 4.3에서는 안 되는 게 너무 많아서 SCEK 측에서도 체크하고 고쳐달라는 요청을 하느라 많이 힘들었을 거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하고 싶다.

처음 시연버전 개발 당시엔 두명이서 만든 걸로 안다. 최종 개발규모는 어느 정도였나
고범석 대표: 2013년 두명이서 첫 데모를 만든 후 고민을 많이 했다. 경력자를 뽑아 개발속도를 올릴지, 젊은 친구들을 뽑아 키워나갈지가 문제였다.

그런데 아무래도 새로운 툴에 적응하고 처음부터 만들어 나가려니 젊은 친구들을 데리고 해야할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 생각보다 콘솔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가진 친구도 많았고 가르치면 받아들이는 속도도 빨랐다. 예상이 적중했던 것 같다. 물론 진행하며 경력자도 뽑긴 했지만 신입 친구들이 새로운 하드웨어에 적응하는 속도가 빨랐다.

사실 이번 주에 개발자가 한 명 더 오는데 콘솔 게임 개발을 하고 싶은데 국내에 콘솔을 하는 데가 많지 않아 캐나다에 건너가 일하던 친구다. 한국으로 돌아온다기에 우리가 채용했다.

플레이스테이션4의 개발환경은 가벼워지고 좋아졌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콘솔 게임을 개발할 기회가 많아질 것 같다.

DLC 선보인 후 2탄 제작에 착수할 것
라스트 보스 '더 원'까지 클리어했다. 난이도가 꽤 있더라. 현재 6종의 보스 몬스터와 30레벨까지 구현되어 있더라

고범석 대표: 사실 '엔더 오브 파이어2'를 이어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처음 기획을 할 때는 오픈월드로 갈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주 무대를 PC에서 콘솔로 옮기며 횡스크롤 액션게임으로 가보자고 생각했다. 횡스크롤 액션은 고정 팬이 있는 장르고 SCE에서도 괜찮을 것 같다, 횡스크롤 액션게임이 많지 않으니 그렇게 해 보자고 해서 결정을 했다.

2에서 스토리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 모바일 게임처럼 가챠시스템 같은 걸 채용하기 힘드니까 1을 만들어 팔고 이제 2를 만드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엔더 오브 파이어 2' 개발은 언제쯤 시작하게 되는 건가
고범석 대표: 연내 Xbox One과 PC 플랫폼까지 론칭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Wii U도 보고 있는데 그쪽으로는 영어학습 캐주얼 게임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PC에서는 스팀 그린라이트를 통과한 게임이 2개 있다. 중국 쪽에도 게임을 내고 싶은데 그쪽은 별개의 시장이라 퍼블리셔를 정해서 이야기 중이다. 스팀 그린라이트를 통과한 좀비 액션게임도 콘솔버전을 만들 생각이 있다.

앞으로 콘솔 개발 스튜디오를 두 개 정도 돌리려 생각 중이다. 엔더 오브 파이어 외에 다른 스튜디오에서 좀비게임 콘솔버전이 될지 다른 기획을 추진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엔더오브파이어2는 내년 정도에 시작해야 할 것 같다.

DLC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고범석 대표: SCE에서도 DLC를 안 내냐고 요청을 하시는데, 추가 스테이지와 신규 캐릭터를 만들고 있는 건 사실이다. Xbox One에는 다 포함된 버전을 판매하게 될 것 같고, 이미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4에는 DLC 형태로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우리도 빨리 진행하고 싶지만 규모가 작아 속도를 내기가 힘들다. 내부적으로는 일정 이상 팔리면 감사의 의미로 DLC 일부를 무료로 풀자는 의견이 있어 검토 중이다.

현재 진행중인 작업은 무엇인가
고범석 대표: 기본적으로 유니티 4.3으로 개발한 것을 5.0으로 바꾸는 작업 중이다. 5.0으로 변경해야 관리도 편해진다. 지금 DLC를 내려면 유니티 4.3 버전으로 내야하니 유니티 5.0으로 엔진을 올리는 게 급선무다.

중국에도 5.0 버전으로 가려 했는데 중국은 급하게 해달라고 해서 4.3으로 갈 것 같다. Xbox One 버전은 5.0으로 처음부터 갈 것이고 플레이스테이션4 기존 버전은 5.0으로 게임을 바꾸는 패치를 진행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


한국 콘솔게임 시장과 개발 모두 활성화되기를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국내 콘솔 게임시장이 많이 좋아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 어떻게 느끼나

고범석 대표: 그런 말은 듣고있지만 와닿지는 않는다. 물론 플레이스테이션3 시절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국내 시장에 플레이스테이션4는 18~20만대 정도 보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고범석 대표: 판매수치는 그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보급이 빠르게 되고 있고 플레이스테이션3 시절보다는 좋아졌지만 Xbox와 플레이스테이션2가 활약하던 시절에 비하면 모바일이 워낙 강세인 점도 있고 많이 힘든 것 같다.

북미, 유럽이야 잘 된다지만 일본에서도 콘솔, 콘솔게임 판매량이 전 같지 않은 것 같고.

일본에서는 우수한 개발자들이 모바일로 많이 옮겨가 주니어급 개발자들을 데리고 콘솔게임을 만들어야 하다보니 퀄리티 확보가 안되는 개발사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국내에서도 콘솔게임 개발자를 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
고범석 대표: 그렇다. 고급 개발자, 콘솔게임을 하고싶은 분들은 해외로 많이 나갔다. 아트디렉터급, 시니어급 개발자들도 많이 해외로 갔다. 러시아, 독일, 유럽 쪽으로 많이 나가있는 상태다.

그분들이 언젠가 돌아와 국내 콘솔게임 개발 활성화에 힘이 되어 주시면 좋겠다. 지금 국내에서 콘솔게임을 만드는 분들은 모두 외로운 상태다. 같이 하는 분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나가서 미팅을 할 때마다 '쉽게 가자', '모바일을 왜 안하냐'고 하는데 우리 아니라도 모바일 게임을 잘 만드는 개발사는 많으니 그런 곳과 함께 하시라고 답한다.

그래도 우리가 한국 개발사이니 국내 마켓에도 게임을 내긴 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려움은 확실히 있다. 6명이 개발한 게임을 대작들과 비교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비판을 하시더라도 플레이해 보시고 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스테이지마다 배경을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이 자리를 빌어 소개를 부탁드린다
고범석 대표: 기본적으로 중세풍 판타지가 배경이다. 세 개의 종족, 휴먼, 엘프, 몬스터들이 서로 대립, 공존하는 세계다. 휴먼과 엘프와 연합을 해서 몬스터와 싸우다 그 다음에는 엘프와 휴먼의 얼라이언스가 깨지면서 세 종족이 따로 대결하는 등의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다.

세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몬스터들과 싸우게 되는데, 스테이지 별로 보스몬스터와 챔피언몬스터가 등장한다. 과거 오락실 게임 스타일로 그려냈다.

3인 코옵을 지원하는데, 원래는 네트워크 플레이를 붙이려던 부분이다. 로컬 코옵은 해결했는데 네트워크 플레이는 유니티 4.3에서는 해결을 못 했다. DLC로 네트워크 플레이를 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트로피 헌터로서 역시 플래티넘 트로피가 붙지 않은 점이 아쉽다
고범석 대표: 스케일이 작은 게임이기도 하고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지급할 스토리라인을 갖고있는 것도 아니라 판단했다. 6스테이지에 40여종의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작은 게임에 플래티넘 트로피는 너무 오버라 생각한 부분이 컸다. 트로피를 어떻게 붙일지는 개발사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기자님은 트로피 헌터라니 PSN 레벨이 어느 정도신지 궁금해진다. 플래티넘 트로피는 몇개정도 획득했나?

58레벨이다. 플래티넘 트로피는 다음달 쯤 300개가 될 예정이다. DLC에도 트로피를 붙여서 낼 것이라 기대해도 되나
고범석 대표: 놀라운 수준이다. 추가 DLC에 트로피 추가를 원하는 유저들이 있을 것 같고 하니 붙이는 쪽으로 고려하겠다.

엔더 오브 파이어 트로피 컴플릿에는 몇 시간 정도 걸릴까
고범석 대표: 6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 큐에이 담당 직원이 플레이하니 그정도 걸리는 것 같더라. 물론 처음 하는 분들은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그래도 10시간은 안 걸리지 않을까?

(직접 플레이해 본 결과 3 캐릭터를 모두 30레벨까지 키워야 하고 100만골드를 모으는 데 시간이 꽤 걸려 20시간 정도는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앞에서 PC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하셨다. 콘솔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범석 대표: 어릴 적부터 아케이드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 스타일 게임을 만들게 된 것 같다. 사실 나는 플레이스테이션보다는 Xbox 유저였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먼저 접촉을 했다. 그런데 싱가폴 쪽에 연락을 하니 한국은 콘솔 개발국이 아니다보니 개발킷 지급 우선순위에서 제일 아래쪽이었다.

6개월 정도를 고민하던 차에 소니와 컨택이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SCE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이 나온다고 발표가 나오니 Xbox One 버전도 내달라는 연락이 왔다. 플레이스테이션에 비해 늦게 출시되는 것이지만 캐릭터 하나를 더 넣기로 했다.

개발기간은 어느 정도 걸린 건가
고범석 대표: PC버전을 먼저 만들고 포팅작업은 작년 5월에 SCE를 처음 만나 개발킷을 6월에 받아 시작했다. 시행착오를 꽤 겪었고 2월에 개발이 완료됐다.

대학들과 연계해 콘솔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걸로 안다
고범석 대표: 서강대 게임교육원과 협력해 콘솔게임에 관심있는 친구들을 우리 개발자가 교육도 하고 육성해서 그들이 만든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역할을 해 보려 한다.

몇 년 전 한 대학 강연에서 게임사 대표가 콘솔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학생에게 해외로 나가라고 조언했던 게 생각난다. 콘솔게임에 관심을 가진 학생은 꽤 있을 것 같다
고범석 대표: 서강대에만 콘솔게임 도전팀이 3팀 정도 꾸려졌다. 콘셉트는 나쁘지 않게 나온 것을 확인했다. 어느 정도 구현이 되면 기술적 지원을 할 거고, 아웃풋이 좀 나오면 직접 도와서 퍼블리싱하고 거기에서 나온 이익은 실제 개발한 친구들에게 환원하는 프로세서를 가져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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