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C게임즈 김세용 디렉터 "'트리오브세이비어', '라그나로크와는 다르다"

등록일 2015년12월16일 09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트리오브세이비어'는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분위기로 다가간다면 어떤 이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한 분위기의 작품이다. 최신 MMORPG와는 거리가 먼 그래픽 스타일과 시스템으로 오히려 마니아층을 형성한 IMC게임즈의 트리오브세이비어의 공개 서비스가 오는 17일부터 진행된다.

동화같은 분위기의 일러스트와 어우러지는 캐릭터들, 수많은 클래스들을 선보이며 유저들에게 새로운 도전거리를 던지는 이 작품은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의 대표작인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자연스럽게 연상시켜 팬들 사이에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IMC게임즈에서 트리오브세이비어를 제작 총괄한 김세용 디렉터는 이 두 게임의 연관성을 부정하며 라그나로크 온라인과는 거리를 둔 개발 방향 및 철학을 못박았다.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오픈을 앞두고 IMC게임즈의 김세용 디렉터와 넥슨의 박상원 사업팀장을 만났다.

IMC게임즈의 김세용 디렉터(왼쪽)와 넥슨의 박상원 사업팀장(오른쪽)

트리오브세이비어의 OBT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오픈을 앞둔 소감을 들려달라
김세용 디렉터: 머릿 속이 점점 하얗게 변하고 있다. 트리오브세이비어는 오랫동안 개발해온 게임이라 애착이 강하다. 유저 여러분이 그만큼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해주시면 좋겠다.

이번 OBT 버전은 이전 테스트 버전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김세용 디렉터: 이전 테스트들이 게임적으로 순환이 가능한가를 볼 수 있는 정도의 스트레스 테스트 수준이었다면 이번 OBT에서는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신규 추가된 지역도 다양하고 이전과 다른 관점으로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세계관을 바라볼 수 있는 게임 출발(스타트) 장소도 등장한다. 또 최고 레벨이 280레벨까지 추가되었고 새로운 랭크 및 직업의 추가되었으며, 본격적인 길드 시스템의 도입으로 유저들끼리 협력하고 경쟁하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트리오브세이비어를 얘기하면 아무래도 라그나로크 언급이 함께 나온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디렉터: 라그나로크를 만든 게 벌써 13년 전이다. 그만큼 오래된 게임이다. 트리오브세이비어를 만들면서 전작을 연상시키기는 것들을 일부러 피했다. 이 게임을 보고 라그나로크 언급이 나온다면 '우리가 잘못하고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어떻게 하면 라그나로크와 다른 방향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것이 트리오브세이비어를 개발하면서 가장 주된 고민이었다.

라그나로크를 연상시키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김세용 디렉터: 라그나로크 개발 당시에는 마우스 하나로 게임을 하자는 생각에 약간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조작이 되었다. 이번 트리오브세이비어에는 키보드 조작을 추가했는데 유저들이 이 방식이 불편하다고 해도 마우스와 키보드를 모두 쓰는 방식은 계속 고수했다. 시스템 면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다. 트리오브세이비어는 라그나로크의 연장선이나 정신적 속편이 아니다. 두 게임을 전혀  다른 별개의 게임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최근 넥슨이 런칭한 온라인게임이 많을 뿐더러 온라인시장에 MMORPG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같은 환경에서 트리오브세이비어만이 갖는 차별화된 요소로는 무엇이 있을까?
김세용 디렉터: 트리오브세이비어는 최근 트렌드에 맞는 현실적인 묘사를 추구하는 매끈한 그래픽이 아니라 수작업처럼 느껴지는 분위기의 그래픽 스타일을 중시한다. 물론 실제로 수작업을 거치지 않았지만 이러한 고유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최신의 기술을 적용했다.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스타일을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는 없더라도 이를 좋아해주실 분들이라면 게임에 충분히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OBT에 시작 도시가 추가되었는데 어떤 점이 다른가? 그리고 추가한 이유도 궁금하다
김세용 디렉터: 요즘 온라인게임에서는 한 캐릭터를 유저의 분신처럼 육성하곤 하는데 트리오브세이비어에서는 그보다도 게임 내의 다양한 클래스들을 최대한 경험해보게 하고 싶다. 그래서 새 캐릭터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어차피 레벨1에서 출발한다면 이 게임의 세계관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게끔 다른 스토리를 지닌 시작 도시를 하나 더 추가했다. 여유가 있다면 세번째 도시도 만들고 싶다.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캐릭터 디자인이 무척 귀엽고 예뻐서 눈길을 끈다. 최근, 넥슨에서 자사 게임 애니메이션 제작을 발표하는 등 게임의 미디어믹스가 활발한데 트리오브세이비어의 모바일게임이나 타장르 콘텐츠로의 기획은 생각해본 적 없는가?
김세용 디렉터: 트리오브세이비어를 약 5년 동안 개발하면서 모바일게임의 성장을 봐왔던지라 도중에 플랫폼을 바꿔볼까 고민한 적이 있다. 실험적으로 시도해봤지만 처음에 추구했던 게임의 방향성과 너무 달라졌기 때문에 추후 모바일버전을 내거나 연동할 계획은 없다. 안타깝게도 넥슨과는 미디어믹스 관련으로는 아직 얘기해 본 적이 없다.


트리오브세이비어는 퀘스트 중심 플레이가 아니고 캐릭터 클래스들의 육성이 중심에 있다. 요즘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데, 유저들이 잘 따라올수 있을까?
김세용 디렉터: 트리오브세이비어의 플레이 패턴은 과거의 것에 가깝다. 게임이 퀘스트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을 지양했기 때문이다. 본래 이 게임이 추구하는 것은 RPG 본연의 재미였다. 유저들이 각자 역할을 맡아 서로 관계를 형성해가는 것이 목적인데 퀘스트 중심이 되면 각자 퀘스트를 하기 바빠진다.  트리오브세이비어에는 일단 200레벨까지 퀘스트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를 전부 수행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아도 최고랭크 클래스에 도달할 수 있다. 퀘스트는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는 단순한 튜토리얼 정도로 여겨주면 좋겠다.

다른 게임들에 비해 트리오브세이비어가 스토리 면에서 강제성이 없고 클래스가 무척 다양한 것은 사실이다. 2차 테스트 때만 해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솔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최근 MMORPG에서 잘 찾기 힘든 필드 보스 등이 등장해 다양한 클래스의 캐릭터가 다양한 방식의 파티를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1회성이고 서로서로 단절된 퀘스트보다도 역할 수행면에서 재미를 느끼게 해 보다 지속가능한 성격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다.

2차 테스트 때 유저들의 요구에 의해서 퀘스트를 촘촘히 넣었다가 3차 테스트 때는 이를 모두 삭제할까 고민도 했다. 결국 퀘스트를 삭제한 것이 아니라 퀘스트 표시를 없애 유저들이 각자 퀘스트를 찾아서 움직이게 만들었다. 급기야는 각자 퀘스트를 어디서 발견했다며 플레이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 등에 업로드하더라. 이번 OBT에서 일정 지역은 퀘스트를 완전히 삭제해, 주변 사물을 조작할 수 있는 정도의 기믹(gimmick)만을 배치했다. 이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키보드 조작 이외에 게임 패드를 연결해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나?
윈도우에서 연결이 되는 대부분의 패드는 지원한다. 패드 유저들로부터 키가 모자르다는 의견을 들어 지속적으로 고쳐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개인적으로 십자키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많은 이들이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하길 원해서 십자키와 다른 버튼을 조합해 다양한 핫키를 사용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해외 유저들에게 스팀 패드로도 플레이하기 좋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패드로 플레이하면서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혹시 콘솔 버전으로 개발할 계획은 없는가?
김세용 디렉터: 트리오브세이비어가 자체 개발 엔진으로 제작된 것이라 콘솔 버전을 선보이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 같지만 고려하는 중이다. 꾸준히 콘솔 버전 개발에 관한 문의가 오고 있다.

해외 유저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국내 유저들과 해외 유저의 성향 차이에서 오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김세용 디렉터: 국내나 일본이나 다른 해외 유저들이나 개개인의 성향 차이는 있어도 반응들은 거의 비슷하다. 트리오브세이비어를 플레이 하는 유저들은 게임이 자기 스타일에 맞기 때문에, 불편한 부분도 감수하고 열심히 플레이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때문에 만족하는 유저들에게 집중하려는 게임이고 싶다.

한 번은 테스트 당시 확성기 아이템을 시범적으로 배포한 적이 있다. 한국 서버에서는 자유롭게마치 1인 라디오를 진행하듯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각자 알아서 외치고 다니고 또 서로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일본 유저들의 경우는 확성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한 시간에 하나를 겨우 쓸까…? 만약 확성기를 사용한다면 대개 질문할 때 쓰곤 하는데 무척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또 답변은 귓속말로 받아서 대화가 오고 가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브라질 유저들은 한국보다 한 술 더 떠서 훨씬 더 목소리를 키우는 유저들이 꽤나 많았다.

게임의 런칭 일정을 조율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김세용 디렉터: 올 1월부터 국내는 물론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인터내셔널 서버 테스트까지 수차례 진행해왔고 이미 준비된 콘텐츠가 충분했기 때문에 단 며칠의 차이로 게임 서비스의 질이 크게 좌우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오픈 당일 보여줄 콘텐츠의 완성에 맞춰 정했던 것이 아니라 넥슨 사업부와 적절한 시기를  조율해서 정한 일정이다.


상용화 시점과 주요 유료화 아이템이 궁금하다
박상원 팀장: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인터뷰 직전까지도 이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거래 시스템과 관련된 부분에서 유료화 아이템을 준비할 생각이다. 현재 게임 내 개인 간 거래가 없이 경매장만 존재하는 상태인데 이에 대한 이용 횟수에 제한을 둘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일반 유저들 입장에서 거래 시스템 이용에 불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작업장이나 불량 이용자들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코스튬과 같은 일반적이고 소소한 부분에서 유료화 아이템의 도입을 준비 중이다.

테스트를 거듭하며 다양한 유저 피드백을 받아왔을 텐데 그 중 게임에 반영한 부분 혹은 이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나?
김세용 디렉터: 트리오브세이비어는 상당히 오랜 기간 테스트하면서 피드백을 받아왔다. 게임 내 버그와 안전성, 밸런스에 대한 의견부터 시스템 개선 의견까지 광범위하게 받았다.

유저 피드백이 반영된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전직하는 시점에서 기존 클래스와 새로 등장한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 이 때 그전에 나타났던 하위 클래스는 원래 선택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개선해달라는 의견이 있어서 언제든 하위 클래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고쳤다.

이외에도 유저 의견을 채택하여 반영한 부분이 많아 초기에 방향을 잡았던 게임의 모습과 운영 상황이 상당히 바뀌었다. OBT 이후에도 별도의 테스트 서버를 운영해 업데이트에 대한 의견을 수시로 받을 예정이다.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오픈 후 목표 수치가 궁금하다
김세용 디렉터: 게임에 사람이 많고 적고에 관계 없이 지속 가능한 게임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며 이번 OBT의 목표다.

박상원 팀장: 오랫동안 만든 만큼 오랫동안 기다린 분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PC방 순위 5위 안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려준 유저들을 향한 인사 부탁드린다
박상원 팀장: 넥슨과의 계약을 발표한 지 벌써 1년이 지나 런칭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잘 준비해서 트리오브세이비어를 좋아해주시는 유저 분들에게 특히 만족스러운 게임이 되면 좋겠다

김세용 디렉터: 처음부터 이렇게 오래 만들 계획은 없었는데 스스로 플레이하고 싶고 또 납득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외부에서는 이를 아집처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아집까지 다 포함해서 좋게 봐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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