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페달: 더 무비' 나가누마 노리히로 감독에게 듣는 극장판 이야기

등록일 2016년01월15일 15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10월 BIAF2015(부산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는 전세계 유수의 작품들이 상영되었지만 특히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 '겁쟁이 페달'의 극장판인 '겁쟁이 페달: 더 무비'인데요, 극장판이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행사였기 때문에 전국 각지의 팬들이 예매전쟁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 중 나가누마 노리히로 감독의 GV(Guest Visit) '관객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던 상영분은 예매 시작 후 28초 만에 매진되었고 총 3회의 상영분이 모두 매진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1월 14일 마침내 '겁쟁이 페달: 더 무비'의 국내 정식 개봉일이 되었습니다. 게임포커스는 '겁쟁이 페달: 더 무비'의 개봉에 맞춰 지난해 BIAF2015를 방문한 나가누마 노리히로 감독(이하 나가누가 감독)과의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이번이 극장판 감독을 맡은 것이 처음이며 한국 방문도 처음이었지만 나가누마 감독은 인터뷰를 매우 능숙하게 진행했는데, 이 날 상영회 이후 이어지는 수많은 팬들의 사인 요청 행렬에는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작 만화책, 그리고 팬덤을 더욱 확장시킨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오리지널 극장판 '겁쟁이 페달: 더 무비'의 제작 배경과 소소한 이야기들을 이번 나가누마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본문의 내용중에는 영화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하신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겁쟁이 페달 TV 시리즈에는 참여하지 않고서 극장판에 처음 참여했는데요, 극장판의 감독을 맡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톰즈의 이토 씨가 먼저 감독직을 권유해주었습니다. TV 시리즈는 계속 나베시마 감독이 맡았으니 극장판은 젊은 감독이 연출하는 편이 더 힘이 있을 것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겁쟁이 페달은 물론 톰즈와 일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실 TV 시리즈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저 뿐만 아니라 극장판 스태프들은 전부 이번 기획을 위해 새롭게 꾸려진 팀입니다. 캐릭터 디자인도 그래서 달라졌고, 작화, 연출, 데스크 등 대부분의 담당자가 새롭게 구성되었습니다. 배경이나 색 지정, 음악 담당 정도가 기존 스태프와 동일합니다.

역시 극장판 답게 TV 시리즈보다 더 극적인 연출이 돋보이더군요
TV 시리즈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길게 풀어내며 진행되기 때문에 스피드감을 잃어버릴 수 있지만 극장판은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그 안에 스피드감과 액션을 최대한 표현해낼 수 있었습니다.

TV시리즈와는 다른 극장판의 오리지널 요소는 어떤 의도를 갖고 구성했나요
극장판만을 봐도 재밌게 이 작품만을 보고도 충분히 알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또 극장판을 보고 TV 시리즈나 만화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랐습니다. 이해하기 쉽고 작품에 빠져들기 쉽도록 말입니다.

자전거 레이싱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면 보통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번에 겁쟁이 페달을 보고 자전거 레이싱 연출의 박력이 더욱 진화됐다고 느꼈습니다. 자전거 레이싱을 소재로 삼은 작품은 무척 드문데 혹시 참고했던 작품이 있거나 연출에 있어서 힘을 실었던 부분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자전거 레이싱 연출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자전거에 탄 사람의 움직임을 평면에 담아내는 것이 특히 어려운데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은 극장 기획 작품이기 때문에 그만큼 자본도 많이 투자되고 기술면에서도 뛰어난 작품입니다. 이번 겁쟁이 페달 극장판을 제작하면서는 애니메이션보다도 실제 자전거 레이스를 더 많이 참고 했습니다.

자전거를 3D로 표현하는 부분은 이미 TV시리즈를 오래 제작하며 축적된 경험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더 박력있는 효과라든지 스피드감, 카메라워크를 더 얹었지요. 겁쟁이 페달은 무엇보다 팀 레이스를 다루기 때문에 자전거와 캐릭터의 독립적인 부분이 아니라, 캐릭터들 간의 이어지는 드라마가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그 관계는 자전거 레이싱과도 연출과 이어지는 부분이어서 특히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이번 극장판을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겁쟁이 페달은 아직 끝나지 않은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극장판 제작에 착수할 당시에 TV시리즈 2기가 방송되고 있었고 그 때는 3기의 제작이 결정되지 않은 때 였습니다(2015년 10월 겁쟁이 페달 3기의 2016년 방영이 결정됨). 원작자인 와타나베 와타루 선생님이 아직 이야기를 끝내지 말아주길 부탁하셔서 극장판에서도 그 후의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프로듀서인 타케무라씨와 상담한 결과 지금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면 다음이 기대되고 무척 신경이 쓰일 것입니다.

극장판 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무엇입니까
원작 만화의 에피소드 중 '미네가야마 에피소드'라는 즉 인터하이가 끝나고 마키시마가 유학을 간다고 알리는 이야기가 있죠. 그리고 새롭게 1학년과 2학년들이 팀을 꾸려가게 됩니다. 이번 극장판은 무척 중요하게 다뤄지는 미네가야마 에피소드를 확장시킨 것과도 같습니다. 원작자인 와타나베 선생님도 이 에피소드를 무척 소중하게 여기셔서 이를 꼼꼼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라셨습니다. 이렇게 원작에는 없는 레이스를 기획해서 이번 극장판의 이야기에 선배로부터 후배에게 의지가 계승된다는 흐름을 담고 싶었습니다.


극장판의 무대를 쿠마모토(큐슈의 쿠마모토현)로 삼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역시 쿠마모토의 방대한 자연과 그 풍경이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자연과 함께 하는 것도 자전거 레이싱의 즐거운 부분이죠. 그리고 와타나베 선생님이 큐슈 출신이기도 합니다. 현지에 로케이션 취재를 가서 그 자연을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일본 개봉 당시에도 쿠마모토에서의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이번 극장판에만 등장하는 오리지널 캐릭터들은 어떻게 만드셨습니까
극장판이 오리지널 스토리로 만들어지니 이에 맞게 오리지널 캐릭터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쿠마모토 출신의 주인공들은 원작 선생님께 러프 스케치를 받아서 스태프들과 상의해서 만들었습니다. 보통 쿠마모토라고 했을 때의 전형적인 남자다운 캐릭터도 있지만 관객들을 의식한 미형 캐릭터(요시모토 신)도 있죠. 쿠마모토의 오리지널 캐릭터들은 3학년이기 때문에 마지막 레이스로 참가한 것이라 앞으로 등장할 일이 없습니다. 전 극장판 감독이기 때문에 3기에 나베시마 감독에게 바통을 넘기게 되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네요.

오리지널 캐릭터 요시모토 신(吉本 進)

극장판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는다면 역시 소호쿠 팀의 히메송 열창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어떤 방향으로 연출하셨나요
그게 바로 팀 소호쿠를 보여주는 장면이죠. 하코네는 물론 다른 팀도 못 따라합니다. 주인공인 사카미치는 로드레이스를 막 시작한 학생이지만 달리려는 그 마음은 누구보다도 강합니다. 그런 사카미치가 부르는 것이니 다른 팀원들도 그 마음을 받아 함께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즐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달리는데 다른 팀이 어떻게 당해낼 수 있겠습니까. 히메송을 부르는 부분은 영화에서 가장 웃음을 주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인공 팀이 우승을 못하는 결말이 된 이유가 무척 궁금합니다
의미를 생각하면 소호쿠는 우승한 것과도 마찬가지지만... 원칙상으로는(마키시마는 레이스에 중도 참가했기 때문) 쿠마모토 레이스의 우승은 하코네에게 돌아갔지요. 그래서 엔딩 장면에서 꽃다발을 전해주는 표현도 그려졌습니다.

굳이 소호쿠에게 우승컵을 주지 않은 이유를 말하자면, 마키시마가 떠난 상황에서 다시 마키시마와 함께 달리고 싶었던 사카미치, 그리고 소호쿠 팀이 마키시마를 이끌어 나가는 장면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우승을 못했지만 인터하이에서 우승했으니 이번에는 하코네가 이겨도 괜찮지 않나요. 


영화가 끝나고 스태프 롤에 나오는 장면과 짧은 영상은 역시 팬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저는 인터하이가 끝나고 그 다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라고도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모여있는 사진 한 장에 추억이 이어진다든지 말이죠. 결과적으로는 팬서비스가 되었습니다만.

작품에 참여하기 전에도 원작을 좋아하셨나요? 그렇다면 작품에 참여하기 전과 후에 좋아하는 캐릭터에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입니다. 원작에서는 어느 캐릭터든 다 좋았지만, 이게 답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토도가 가장 파악하기 힘든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작품에 참여하면서 점점 와닿고 이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친근감을 느끼는 캐릭터는 하코네의 아라키타, 그리고 가장 존경하는 캐릭터는 스기모토입니다. 극장판에서는 활약하지 않습니다만 서포트 멤버이기 때문에 소호쿠 팀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있고 원작에서도 스기모토가 주인공이 되어 활약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거기서 무척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이 궁금하신 분은 원작 만화책과 3기 애니메이션을 봐주세요.

감독님도 로드바이크를 즐기시나요?
저도 탑니다. 물론 저는 겁쟁이 페달을 보고 타게 된 것은 아닙니다. 동일본 대지진 사건으로 자전거가 교통 수단으로 주목받게 되었고 마침 겁쟁이 페달의 인기와 맞물려 점점 늘어났고 지금의 로드바이크 붐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가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네 한국에는 처음 방문한 것입니다. 일본하고 다른 점이 별로 없다는 인상입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널리 퍼져있는지 몰랐습니다. 또 일본의 경우 보통은 성우 쪽에 인기가 몰리는 편인데 저 같은 감독이라든지 연출 부분에 집중해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BIAF2015 겁쟁이 페달 극장판 GV에 참석한 나가누마 감독

부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겁쟁이 페달 극장판의 GV 상영 분이 무려 28초만에 매진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국 팬들의 이런 뜨거운 반응을 어떻게 보셨나요
이야기를 듣고 무척 놀라고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어제 잠깐 첫 상영 전에 관객들에게 인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즐겁게 영화를 보는 반응이 느껴져 저도 덩달아 뜨거워졌습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감독이 무대인사나 GV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번 한국에서 처음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쁘고도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리며 인터뷰 마무리 짓겠습니다
겁쟁이 페달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전개됩니다. 이번 극장판을 보시고 또 원작 만화나 애니메이션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해서 더욱 팬층을 넓혀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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