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흥행질주 '천명', 이펀컴퍼니 박혜정 실장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등록일 2016년05월13일 10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출시 전까지 아무도 이 게임이 이렇게까지 흥행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것도 국내 모바일게임이 아닌 중국 모바일게임이 말이다.

이펀컴퍼니가 서비스 중인 '천명'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TOP10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순항 중이다. 천명은 500 vs 500 대규모 국가전을 특화 콘텐츠로 내세운 모바일 MMORPG로 국내보다 한 발 앞서 서비스된 홍콩과 대만에서는 ‘육룡어천(六龍御天)’이라는 이름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을 휩쓴 인기 게임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물론 온라인게임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동시 접속자 16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여주며 메가히트작으로 이름을 남겼다.

유독 중국산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기존의 흐름을 역행하고 괄목할만한 천명의 흥행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포커스는 천명의 서비스가 한창인 이펀컴퍼니의 박혜정 실장을 만나 천명의 흥행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박이라고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저희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박 실장은 천명(육룡어천)의 국내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민의 이유는 한가지다. 바로 중국산게임이었기 때문이다.

2012년 홍콩에 본사를 설립한 이후 1년이라는 단기간 내에 대만, 동남아시아, 한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 해외지사를 연이어 설립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홍콩, 마카오 등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11개국에서 모바일게임 점유율 최상위권를 유지하며 500명의 직원과 250억 원의 월매출을 기록하는 글로벌 모바일게임사로 성장했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는 중국 게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정말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아직까지는 좋다고 말할 수 있을 수준은 되지 않았기에 걱정도 됐습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서비스에 대한 부담도 컸습니다. 내부에서도 많은 말이 오고갔죠"

원활한 국내 서비스를 위해 박 실장은 초반부 튜토리얼 다듬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에 대한 부분은 이미 해외 서비스를 통해 입증된 만큼 유저들이 게임에 접근해 핵심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한국식 튜토리얼 만들기에 집중한 것이다. 6개 국가의 대전이 핵심인 만큼 현지화에 있어 실제 한국의 지역 명을 사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극과 비슷한 분위기의 광고도 유저 모객의 원동력이 됐다

결국 천명은 오픈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중국 게임 특유의 거부감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노력이 통한 것이다. 핵심 콘텐츠인 500 대 500의 대규모 전투 역시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개발사가 장점으로 내세웠던 끊김없는 전투가 가능해지면서 다수 대 다수 전투의 특유의 매력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지역별 유대감을 바탕으로 한 유저들 간의 결속도가 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일부에서 지역 감정을 유도하는 행동들도 있었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게임은 게임으로 즐기자는 유저들의 인식도 큰 몫을 했다. 모바일 MMORPG가 가져야 될 다양한 성공 카드들들이 자연스럽게 모였고 결국 성과를 보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이펀컴퍼니의 한국 지사 분위기는 놀랄만큼 차분했다. 박 실장은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 게임이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신나하거나 축제 분위기는 아닙니다. 이 같은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이죠. 수치적으로만 비교한다면 다른 국가들의 성적과 비교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우리가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래서 내부에서도 좀 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본사와 협업해 다양한 준비들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 이펀컴퍼니에서 천명은 시작과도 같은 타이틀이기도 합니다(웃음)”

시장은 다르지만 재미있는 게임은 통한다... 천명의 인기 이유
일반적으로 아시아 시장은 크게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시장 등으로 나뉜다. 그 중 가장 코어 유저층이 모여 있는 나라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꼽힌다. 단단한 유저층과 함께 매출 역시 큰 시장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기가 힘들지만 한 번 궤도에 오르면 다른 국가에서는 보기 힘든 성적이 나온다. 모바일게임 회사들이 앞 다투어 이 시장들에 게임을 내놓으려는 이유다.

하지만 아시아의 주류 시장인 한국, 중국, 일본 시장의 유저들의 성향은 완전히 다르다. 크게는 문화적 정서를 포함해 작게는 캐릭터 디자인, 조작, 색감 등에 이르기까지 선호하는 콘텐츠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이 중국과 일본에서 한국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다수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이펀컴퍼니에게 있어서 좋은 게임을 선별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게임을 찾기 위해 박 실장은 그간 우리나라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대만 시장을 주의 깊게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시장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 곳의 시장에서 출시된 게임을 모두 포용하는 국가가 있습니다. 바로 대만입니다. 중국과 한국, 일본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대만의 문화적 특징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게임 시장에서 만큼은 대만은 이 세 곳의 게임을 모두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이른바 중립국입니다. 때문에 이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은 한국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천명 역시 그 중 하나였습니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재미를 확인한 이펀컴퍼니는 출시 시점도 면밀히 살폈다. 모바일 MO 장르에 있어서는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개발사들이 MMO 개발에 뜸해진 적정 시기가 언제인지를 분석했고 결국 MMO에 목마른 유저들에게 제대로 된 오아시스를 제공했다. 게임의 재미와 시장 분석이라는 어떻게 보면 가장 단순하지만 어려운 과제를 단번에 해결하게 됐다.

올해 이펀컴퍼니는 캐주얼, SNG 등 2개의 신작 모바일게임을 상반기 중에, MMO 및 MO 신작 하나를 4분기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천명이 이른바 오아시스 전략을 통해 성공했다면 이후 출시할 타이틀들은 이러한 전략에서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강조한 게임들이다. 여기에는 이펀컴퍼니 그룹 자체의 전략이 녹아들어가 있다. 박 실장은 이펀컴퍼니의 전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게임을 서비스 함에 있어서 이펀컴퍼니는 철저하게 직원의 역량에 모든 것을 맡깁니다. 경영자가 게임 개발이나 마케팅에 참여하지 않으며 개발자 역시 사업과 경영 일체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더 잘할 수 있는 책임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죠.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첨언하자면 개발을 함에 있어서 절대 다른 게임을 논하지 않습니다. 본사 대표님이 가장 엄격하게 말하는 부분이지요. 다른 게임을 깎아 내리면서 우리 게임을 알리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는 게임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해당됩니다. 이러한 경영 마인드가 있었기에 이펀컴퍼니가 짧은 역사 속에서도 많은 성장을 이루어냈다고 생각합니다. 하반기 출시될 타이틀을 앞두고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앞으로 해야 될 일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 보다 더 많아지게 되겠죠(웃음)”

한국 시장에 진출 3년차, 아직은 기억하는 사람보다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 중국계 회사는 올해를 도약의 해로 정하고 공격적인 진출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경험 부족으로 인한 서비스 문제와 고객 관리 등 크고 작은 상처도 있었지만 올해 인원을 대거 보충하고 국내 TOP 10 퍼블리셔가 되겠다는 목표를 순차적으로 이뤄낼 계획이다.

끝으로 박 실장은 이펀컴퍼니를 바라보는 유저들과 게임업계 관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지금 천명이 좋은 성적을 얻고 유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우리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이는 팀원들부터 경영자까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유저들이 보다 좋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성공과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보다 많은 게임을 서비스 할 계획이니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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