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S 정웅모 본부장이 말하는 변경된 中 판호 정책, 중국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나

등록일 2016년08월16일 02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모바일게임들의 중국 진출에 때아닌 걸림돌이 생겼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廣電總局)이 지난 7월 1일, 게임 서비스 허가 권한인 '판호(版號)'를 권고에서 의무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판호 등록 절차는 자국 내 게임 산업을 보호하고 외산 게임을 규제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개정된 판호 등록 절차는 기존에 포함되지 않았던 모바일게임이 포함되었고 판호 등록에 이르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며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을 훌쩍 넘기는 판호 신청 비용 때문에 해외 게임을 규제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국 내 인디, 중소 게임 산업까지 힘들게 한다는 중국 내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판호 등록 절차가 의무로 변한지 한 달. 게임포커스는 중국에서 활발한 게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IGS 게임사업본부 정웅모 본부장을 만나 중국 현지의 분위기를 들어보았다. 


아직도 중국의 판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중국의 판호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을 부탁한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판호는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권리이다. 중국 내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출판 허가증, 즉 판호를 획득해야 된다.

판호 등록을 위해서는 해당 업체가 인터넷 출판업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된다. 물론 인터넷 출판업으로 등록이 되어 있다고해서 무조건 판호 등록이 가능한 것은 아니며 게임별로 각각 요청해야 된다. 쉽게 이야기 하면 우리나라의 심의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개정된 판호 등록 절차는 기존 인터넷 출판업으로 등록되어 있는 PC게임 업체에게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모바일게임으로 시작된 스타트업이나 중견 기업들은 이러한 등록절차가 별도로 없었던 만큼 신규로 신청을 해야 되는데 여기에서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인터넷 출판업 등록자체도 판호 등록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판호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관련업계에 있거나 그들을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면 다들 알고 있겠지만 취지의 문제라기보다는 절차의 문제가 강하다.

판호 등록을 위해서는 모바일 기기 2대에 유심 카드를 장착해 통신이 가능한 상태에서 해당 게임을 설치한 후에 택배로 보내는 접수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예전 중국의 PC게임 시절의 접수방식과 유사하다.
 
당시는 CD에 해당 게임을 복사해 접수하는 형태였는데 PC게임의 경우 출시 간격이 길고 게임 숫자가 많지 않아 큰 문제가 없지만 모바일 게임의 경우는 다르다. 한 주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게임이 쏟아지는 중국 시장에서 이를 다 처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중국에서 사업하는 지인의 정보에 따르면 올해 2016년 1월 1일부터 7월까지 판호를 받은 게임의 숫자가 300여 건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중국 내부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한 처리방식이라는 지배적이다.

여기에 또 다른 큰 문제가 있다. 이미 등록된 게임도 같은 절차로 승인을 받아야 된다. 상황이 이 정도다 보니 해외게임의 진입장벽은 둘째 치고 내부에서도 규모가 안 되는 개발사들이 일찌감치 내수 시장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곧 이와 관련된 절차가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현재까지 정부차원에서의 큰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 제2, 제3의 던전앤파이터가 더 이상 중국 시장에서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판호 등록 절차 변경 전에는 중국 내부의 다양한 판호 등록 대행업체들이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게임사들의 판호 등록 업무 대행을 많이 했지만 지금 현재의 분위기는 이마저 녹록치는 않다.

아직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만큼 큰 움직임을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소위 업력이 있고 자체적으로 힘이 있는 이른바 메이저 업계는 큰 고민 없이 게임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속하지 않는 인디나 팀 단위의 소규모 개발사들은 여전히 분주하게 이들과 접촉하고 있는데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는 중국 내 서비스를 전제로 상담을 하는 업체들이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 서비스 문의가 많아졌다는 것이 다르다. 예전 같으면 무조건 자국 시장의 서비스를 우선시했을 이들이 자국 시장이 아닌 타국가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는 부분이 다른 점이다.

최근 방문했던 차이나조이에서 현장을 찾은 중국 개발사들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궁금하다
우선 특정 업체 이름을 언급할 수 없다는 부분은 양해 바란다. 다만 메이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들의 온도차이가 엄청나다는 것 정도는 이야기해줄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 다른 회사들에게 중국 시장의 진입장벽이 너무나 높아졌기 때문에 시장 진출 자체가 힘들어졌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반대로 규모가 있는 회사들에게는 굉장히 유리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시각이 많다.

올해 우리도 차이나조이에 부스를 내놓았는데 예전 같으면 게임쇼에서 우리가 직접 접촉하거나 우리를 찾아오는 게임사의 비율이 5대 5정도였다면 올해는 3대 7정도로 우리를 직접 찾아오는 게임사의 비율이 높아졌다. 인디개발자나 소규모 스튜디오 사람들은 물론 메이저 퍼블리셔까지 다양했는데 물어보는 분야 역시 다양했다. 

한 가지 눈에 띄었던 부분은 게임 외에도 MCN,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사업으로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하나의 대작 게임을 웹소설에부터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사업으로 전개를 많이 하는데 여기에서 많은 성과와 노하우를 쌓고 있다. IP간 시너지가 극대화되다보니 보다 적극적으로 찾는 큰 규모의 게임사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보다는 아웃소싱이나 판로를 찾는 경우도 많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시장이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
큰 변화 없이 지금과 같은 등록절차가 유지되면 한국에서 중국 시장으로 직접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물며 중국 내 자회사를 가지는 수준으로 성장한다고 해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알고 있겠지만 현재 한중관계가 많이 경직되고 있다. 절차상의 큰 문제는 없지만 중국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 외에도 확인할 수 없는 기준 소위 ‘보이지 않는 장벽’을 극복해야 되는데 이제 보이지 않는 다양한 장벽 중에 판호가 더 추가됐으니 모든 노력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사업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적인 문제도 있다. 게임 개발 초기부터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만들지 않는 이상 더 이상 한국식의 게임은 통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퍼블리싱을 위해 한국을 자주 오고 가는 메이저기업의 바이어 역시 중국 시장에 어울리는 한국 게임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암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의 많은 개발사들이 중국의 아웃소싱 업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개발에 들어가는 규모와 인력이 상대적으로 중국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기획이나 기술력부분에서는 아직까지 국내 개발자들의 수준이 더 높은 것이 정설이다. 올해 차이나조이를 통해 국내 업체를 찾은 많은 바이어들이 실제로 유명 웹툰 작가나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아웃소싱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부분이 게임의 영역까지 확장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반적인 스토어 운영 외에도 중국에선 하나의 IP를 다원화 시키는 전략을 많이 사용한다

국내 업체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힘 있는 퍼블리셔를 찾았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현지에서 정보를 제공해주는 컨설턴트 즉,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문제들을 처리해주는 업체들이 있는데 그들을 찾아서 판호 등록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한중관계가 악화되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때문에 현지 업체들과 일을 진행하기가 매우 힘들어지는데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중국시장을 잘 아는 사업담당자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차이나조이, 대만 게임쇼 등에 참가하는 업체들에 관심을 갖고 서비스를 위한 적극적인 어필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판호 문제에 대한 부분은 상황을 지켜봐야 되는 만큼 충분한 답변이 아직까지는 힘들지만 글로벌이나 중국 시장 자체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도 모르겠다면 부담 없이 IGS로 연락해주길 바란다. 국내 다양한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통해 제2, 제3의 성공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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