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F 메카닉의 성공 가능성 입증, 플레로게임즈 이종범 PD가 말하는 '여신의 키스'

등록일 2016년09월26일 16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SF 세계관은 비주류다", "메카닉 소재는 한국 게임의 무덤이다"

한국 게임업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로, 기자도 자주 듣는 말들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말들을 할만큼 한국에서 SF 세계관, 메카닉 소재 게임이 출시되어 유저들과 만나봤는지를 생각해 보면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플레로게임즈가 준비한 미소녀와 메카닉이라는, 기자와 같은 '파워돌' 세대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결합을 시도한 '여신의 키스'에는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실제 나온 여신의 키스는 미소녀 캐릭터 획득을 가챠에 몰아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걸 피하면서 콘텐츠를 최대한 늘려 콘텐츠를 즐기는 과정에서 캐릭터를 획득하도록 하는 아주 잘 만든 게임이었다.


"SF, 메카 소재 작품의 유저층이 없는 건 아니라고 본다. 과거 '파워돌' 같은 게임을 모두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소재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잘 만들었는가 아닌가, 얼마나 유저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만들었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디브로스에서 여신의 키스 개발을 지휘한 이종범 총괄프로듀서(PD)의 말이다.

물론 어려움은 있었다. 경영진은 물론 개발에 참여한 동료 중에서도 회의적인 사람이 있었고 하나하나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했다. 이 PD는 "한국의 대형 게임사는 물론 해외에서도 미소녀와 메카닉의 결합을 시도한 신작 개발소식이 많이 나온 것에 알게모르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영감을 준 게임은 미소녀와 로봇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임 파워돌.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연출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여신의 키스의 스킬 사용장면 등이 슈퍼로봇대전 초기 컷인 장면을 떠올리게 했던 건 이유가 있었던 것.

시작부터 타깃을 좁혀 마니악한 게임을 추구하다
여신의 키스는 종래의 대형 게임사 게임들이 추구하던 '최대 다수에게 수용될 게임'과는 반대의 길을 간 게임이다. 처음부터 타깃을 좁게 가져가 마니악한 게임을 추구했다.

"특정 타깃 유저들에게 어필할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액션 RPG 등은 다들 만들고 있으니 우리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생각한 겁니다.


소재는 미소녀와 로봇, 전투는 공격, 방어, 지원으로 나누고 유닛 배치와 스킬, 공격범위와 진형 변화 등이 전투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걸 추구했습니다. 개발하면서 재밌겠다 싶은 건 다 넣으려 했는데 너무 복잡한 것 같아 일부를 빼고 너무 손이 많이가지 않고도 적들의 웨이브를 처리할 수 있게 신경을 썼습니다"

과금 면에서도 경쟁작들과는 다른 노선을 택하고 있다.

보통 미소녀 캐릭터가 들어가는 게임이라고 하면 그 미소녀 캐릭터, 의상 등을 얻기 위해 과금을 해야한다. 미소녀 캐릭터를 다수 채용하는 게임 중에는 카드게임이 많고 카드뽑기가 주력 과금요소가 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여신의 키스 개발팀은 가혹한 과금체계를 가져가지 않는 걸 목표로 캐릭터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모두 획득할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었다.

이 PD는 "과금을 하면 좀 더 편하고 재미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플레이를 열심히 하면 캐릭터 등 게임에 등장하는 것 대부분을 얻을 수 있게 해 놨다"며 "과금을 안 한다고 얻지 못하는 건 없다. 소프트론칭한 글로벌 버전에 대해서도 이 부분에 대해 좋은 반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여신의 키스 개발팀의 생각은 과금이 의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다들 하는 방식으로 하지 말고 다른 쪽으로 과금을 넣고 콘텐츠는 최대한 다양하게 만들어 플레이만 하면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미소녀가 등장하는데 무미건조하게 그냥 얼굴만 나오는 건 심심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피격 시 의상이 파괴되는 묘사를 넣는 것이었다.

"시각적 즐거움이 좀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미소녀가 탑승은 하지만 기본적으로 로봇들이 나가서 싸우는 것이다 보니 스킬을 쓸 때 말고는 기껏 만든 미소녀 캐릭터들을 볼 기회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부분이 좀 들어가면 유저들이 긴장감을 갖고 플레이할 수 있을 것도 같고 그걸 보기 위해 힘내서 플레이할 것 같아 넣게 되었습니다.

여신의 키스에서 애니메이션은 중요한 콘텐츠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투에도 들어가면 좋겠다고 봤습니다. 수위가 너무 높은 캐릭터는 많이 없습니다. 가벼운 흥미콘텐츠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디브로스는 여신의 키스 오픈 스펙으로 25종의 미소녀 캐릭터를 선보였다. 10여종을 업데이트할 준비를 갖췄으며, 꾸준히 신규 캐릭터를 추가해 갈 계획이다. 스테이지는 200여개. 매달 복수의 캐릭터를 추가하고 시즌별로 코스츔도 추가하는 한편 유저들의 클리어율을 보고 시나리오, 스테이지 추가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PVP, 대형보스와의 대결 등 모바일 RPG의 필수요소(?)도 충실히 갖췄다.

"유저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굉장히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개발은 개발자들이 했지만 론칭 후에는 유저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피드백을 많이 주시면 함께 만들어가는 여신의 키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양한 유저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마니악한 게임들이 나올 시기가 되었다고는 생각했지만, 유저들이 반응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여신의 키스'의 출발은 매우 좋은 듯 하다. 이종범 PD의 소원은 게임이 잘 되어 언젠가 '슈퍼로봇대전'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것이다. 이 PD의 소원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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