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인터뷰]PS 플랫폼 열혈 게이머 박진호씨가 말하는 한국의 콘솔 게임

등록일 2016년10월26일 19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온라인, 모바일게임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세계 게임산업의 주류 플랫폼의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는 콘솔게임. 콘솔게임이 국내에 상륙한지도 어느새 30여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1990년대 초반 대우전자, 게임파크,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콘솔게임 시장에 진출하며 초창기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전세계적인 흐름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패키지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콘솔게임 시장이 나름의 규모를 갖추면서 콘솔게임은 게임산업의 주류 플랫폼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곧바로 인터넷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게임의 불법복제가 걷잡을 수 없이 만연해지고 아케이드 시장을 통째로 증발시켜버린 바다이야기 사태, 여기에 온라인게임의 엄청난 성장으로 인해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빠르게 축소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시장의 사업 의지를 가지고 있던 해외 유수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잇달아 철수하면서 한국의 콘솔게임 시장은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리며 지난 10년간 기나긴 암흑기를 보냈다.

그러나 10여년의 암흑기를 보낸 한국의 콘솔게임 시장이 최근 서서히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등을 돌린 한국 콘솔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부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콘솔게임 업체들과 여전히 콘솔게임을 사랑하며 콘솔게임 시장 부활을 위해 노력한 유저들 덕분이다.

게임포커스는 창간 6주년을 기념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콘솔게임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한국 콘솔 게임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유저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과연 그들이 이야기하는 콘솔게임의 매력은 무엇이며, 그들은 한국 콘솔게임 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 두 번째 시간으로 게임포커스는 카와우치 전 SCEK 대표의 이임식 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해 화제를 모은 PS 유저들사이에서 유명한  박진호씨를 만났다.

 

* 인터뷰의 답변은 특정 단체나 집단을 대표하는 발언이 아니며 순수한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일산에 거주 중인 '플레이 룸'과 '져스트 댄스'를 엄청 좋아하는 5살 된 딸아이를 둔 40대 게이머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콘솔이 좋아'라는 닉네임을 쓰고, PS플렛폼 게임 위주로 즐기는 지극히 일반적이고 평범한 게이머입니다. 이런 인터뷰까지 할 정도로 특별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웃음)

 

콘솔게임이 다양한데 오직 PS 플랫폼만 즐기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주변분들은 제가 게임을 많이 즐기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사실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모으는 것을 취미로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게임을 많이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대리만족과 같은 느낌일까요?

 

예전 PS1, 2 시절은 학생 및 사회 초년생이어서 자주 게임을 할 수 있었지만, 본격적인 직장생활이 시작되면서 PS3 게임은 아예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생활이 어느정도 안정되고, PS4 출시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다시 콘솔 게임으로 복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대가 변했지만, 예전 저의 비디오 게임에 대한 추억이나 향수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PS 플랫폼이 저에게는 매력도가 더 높습니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게임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건가요
대학생때까지는 PC게임도 좋아해서 그래픽카드나 사운드카드 등 PC부품 업그레이드 하는 재미에 한참 빠져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언젠가부터는 PC조립 및 부품 업그레이드가 점점 귀찮아지더라구요. 그리고 모바일이나 PC 온라인게임을 접할 기회도 있었지만, 아이템 과금 시스템 같은 결제 유도방식이 맘에 들지 않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콘솔게임의 장점은 추가 과금 없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평등하고 차별 없는 환경이기에, 오로지 유저의 실력과 노력에 따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콘솔에도 무리한 과금을 요구하는 게임이 종종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웃음).

 

이 밖에 IT나 PC 전문지식 없이 전원만 키고 TV로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편의성도 콘솔게임에 더 재미를 느끼고 몰입하게 하는 장점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콘솔 기기가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콘솔게임을 오래 해오셨는데 과거와 현재의 콘솔시장을 바라보면 어떤 것을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동네 근처에서 플스방이나 게임샵을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국전이나 용산 등 먼 곳까지 찾아가야지만 원하는 게임을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상거래의 활성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과거에 많았던 게임샵들이 사라진 것만으로 콘솔 게임 시장이 많이 위축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콘솔 게임 시장이 조금씩 커지면서 동네 게임샵이 하나둘 씩 오픈한다는 소식이 많이 반가웠습니다. 집 근처에도 2~3군데가 생겨서 응원 차 방문하면 모두들 금전적 이익보다는 콘솔게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셨더라구요. 이 자리를 빌어 그분들께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항상 힘내시고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회사나 주변에서의 반응은 어떤가요
회사나 모임, 친구들에게 항상 콘솔게임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있는데 제가 콘솔게임의 장점을 어필하고 추천을 하다보니 저희 팀원 15명 중에 5명이 PS4 게임 유저가 되었습니다.

물론 게임 취향이 달라서 다 같이 온라인 멀티를 하긴 어렵지만, 각자 하고 있는 게임 이야기를 회사에서 직장 동료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들 매우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동료한테 언차티드4 엔딩을 스포당한 건 별로 유쾌하지 않았습니다(웃음).

 

시장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최근 한글화에 대한 열기가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저로서 반가울 것 같습니다
시장이 10분의 1로 줄었다는 것은, 다른 시각으로 보면 지금의 시장이 앞으로 10배까지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불법복제 관련 이슈들로 흔히 암흑기라고 불렸던 시절에 비교하면, 요즘은 게임을 포함한 음악,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를 포함해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요. 예전부터 정품을 써왔던 유저분들 뿐만 아니라 저 처럼 다시 복귀하는 유저들과 처음 콘솔게임에 입문하는 신규 유저들의 높은 구매력이 판매량을 올리고 한글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콘솔게임 시장이 개방되면서 중문화 진행 시 한국어화도 같이 검토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요즘의 많은 판매량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한글화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은 콘솔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실테니, 패키지로 게임을 구입하실 때 콘솔게임시장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신품으로 구매해주셔서 한글화에 힘을 보태주셨으면 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시죠. 아이가 있는 유부남이신데 집에서 눈치가 보이지는 않으신가요
우리나라의 많은 유부남들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아내의 눈치를 보며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당당하게 PS4를 켜는 때는 오직 아이가 '로봇친구들(플레이 룸)', '렛잇고(져스트 댄스 2015)'를 하고 싶다고 말할 때이고 용기를 내어 PS4를 켤 때는 빨래, 청소, 설겆이 등 가사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 때입니다.

그나마 아이가 잠들어야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잘 때 쯤 '곧 게임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으로 최선을 다해 재우지만 결국 같이 잠들어버려서 아침에 허탈하게 눈뜬적이 더 많습니다(웃음).

밤늦게 게임을 즐길 수 밖에 없는 평범한 유부남이다

 

닌텐도, MS에는 없는 소니 PS4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두 말 할 것 없이 타 기종 대비 많은 독점작과 엄청난 한글화 및 현지화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SIEK 및 국내 콘솔게임 유통사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닌텐도의 경우 WiiU는 정식발매가 되지 않아 기기 및 게임 구매도 상대적으로 어렵고, 휴대용 기기도 국가제한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MS의 경우 Play Anywhere라는 정책으로 인하여 PC에서도 XBOX게임을 할 수 있게 되어 콘솔 독점 게임이란 개념이 사라져서 많이 아쉬웠구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PS4게임은 PS4에서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멀티 플랫폼 게임도 콘솔 버전은 PS4만 한글화되고 XBOX ONE은 정발 패키지조차 발매하지 않는 상황인데 이는 XBOX ONE 게임의 수요가 적은 것도 있겠지만 국내마켓이 아닌 해외마켓에서도 동일한 라이브계정으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게 한 XBOX 온라인마켓 정책과 Play Anywhere 정책이 국내 엑원 패키지 시장을 더 줄어들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두 정책 모두 XBOX ONE DL 유저들에게는 이익이 되는 정책이지만 국내 패키지 유통사에게는 이익이 되지 않아 단기적으로 정발 패키지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유통사의 한글화가 줄어들까봐 염려됩니다. 언젠가 먼 미래에는 물리적인 게임 디스크의 존재가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제가 패키지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패키지 시장의 위축이 마냥 달갑지는 않습니다.

이 외의 이유로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는데요. 
어렸을 때 사고로 왼손을 심하게 다쳐서 왼쪽 엄지가 다른 사람들보다 짧은 장애로 왼쪽 아날로그 스틱이 위로 배치된 XBOX 패드로 컨트롤을 하기 힘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극찬하는 엑원패드가 저에게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듀얼쇼크는 아날로그 스틱이 다행히 컨트롤 가능한 위치에 있어서 단언컨데 '듀얼쇼크4는 저에게 가장 완벽한 패드'입니다(웃음).

 

양해를 구하고 촬영한 박진호씨의 왼쪽 엄지손가락은 사고로 인해 한 마디가 짧다

 

하나의 타이틀을 복수 구매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나 한명이라도 게임을 하나 더 사면 그만큼 국내 콘솔시장이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왠만한 국내 정식 발매되는 게임은 모두 신품 미개봉 소장용으로 사고 있습니다. 만약 플레이를 하고 싶은 게임이 있다면 하나 더 사서 하고, 리모트 플레이로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DL로 추가 구매하기도 합니다.

 

같은 PS4게임을 소장용, 플레이용, 리모트용으로 3번 구매한 게임은 드라이브 클럽, 디아블로3, GTA5, 라스트 오브 어스, 위쳐3, 언차티드4 등등이 있고, 소장용 + 플레이용 또는 소장용 + 리모트용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렵네요.

그런데 콘솔 게이머들에게 가장 큰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는 R사이트에는 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난 컬렉터분들이 계셔서 함부로 명함도 못내밉니다. 나눔활동은 아이디 '베른카스텔'이란 유저의 영향을 받아 시작하게 되었는데, 요즘은 연령대가 비슷한 유저들이 있는 D커뮤니티에서 멀티 게임 이벤트에 상품으로 게임을 협찬하거나 오프라인 정모의 참가자분들께 경품으로 게임을 제공하기도 하고 즐겨듣는 콘솔게임 팟케스트 방송 청취자분들께 게임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대충 100여장 이상 선물한 것 같은데, 외국에 거주 중이라 한글화된 PS4게임을 접할수가 없다고 하여 미국 및 캐나다까지 보낸적도 있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해외배송은 착불이 없다는 걸 몰랐었거든요(웃음).

 

주위에서 왜 나눔을 많이 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사실 제가 20주년 한정판 PS4를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했는데 ‘아제트’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부산의 한 한의사분이 선뜻 본인의 20주년 한정판을 주신다고 하여 제가 직접 KTX를 타고 내려가서 받아온 적이 있습니다. 무려 정가보다 싸게요. 그분의 좋은 취지를 계속 이어가고 싶고,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더 많은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마련한 20주년 기념 특별 콘솔

 

하루에 게임을 얼마나 하십니까? 그리고 현재 트로피를 얼마나 모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주위를 보면 우리나라 유부남들이 집에서 편하게 게임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하루에 최소한 한시간 정도 하려고 노력하지만, 일주일에 평균 4~5시간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회사에서 점심 시간때 맥북으로 리모트 플레이로 잠깐씩 즐기고 있는데 회사 동료들도 출퇴근시 각자 Vita나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모두 리모트 플레이에 대한 만족감이 꽤나 높다고 합니다.

 

플레티넘 트로피는 게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10여개밖에 못모았습니다. 최고의 그래픽을 보여준 세컨드 선, 오래 걸렸지만 성취감이 높았던 GTA 5, 오기로 버티면서 졸면서까지 했었던 디아블로 3, 메인 미션보다 서브 미션이 더 어려웠던 슬리핑 독스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현재 언차티드 1, 2, 3를 100% 트로피 달성에 이어서 언차티드 4의 플래티넘에 도전 중입니다.

 

몇몇 트로피는 너무 어려워서 PS4의 기능 중 하나인 쉐어 플레이를 통해 달성한 것도 있습니다. PS4 유저분들중에 의외로 쉐어플레이 기능을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자기가 하는 게임이 어려울 때 PSN 친구들이 대신 플레이해 줄 수 있는 아주 고마운 기능이니 꼭 한 번 이용해보시길 바랍니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게임이 가장 즐겁다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타이틀의 숫자가 궁금합니다. 또 추천해줄만한 게임이 혹시 있을까요
중복으로 구매했던 타이틀과 DL판을 제외하고 PS1, PS2, PS3, PS4, PSP, PSVita 모두 포함해서 패키지 타이틀만 700여장 정도 있습니다. 처음 모을때는 전부 신품 미개봉 상태로 모으려 했는데, PS1과 PSP는 뒤늦게 구하다보니 신품을 구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저는 PS4 게임을 추천하기 전에 먼저 PS카메라를 추천합니다. PS4에 기본으로 설치된 '플레이 룸'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PS4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나 접대용으로 아주 최적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음성명령 및 채팅과 방송도 가능한 PS카메라는 가성비 최고의 PS 악세사리인 것 같습니다.

 

추천게임은 헤비레인, 비욘드 투 소울즈, 언틸던, 메탈 기어 솔리드 V, 인퍼머스 시리즈, 슬리핑 독스, 용과 같이, 언차티드 컬렉션 및 언차티드 4, 라스트 오브 어스 등등 너무 많아서 말씀 드리기가 너무 힘드네요.

 

집에 대형TV가 있으신 분들는 반드시 디 오더 1886을 반드시 해보시기 바랍니다. 작년에 84인치 TV로 바꾸고 디 오더를 해봤는데 완전 신세계였습니다. 현재는 PS VR을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VR 이야기와 관련해서 기대작인 섬머레슨은 현지화가 어렵다는 제작자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아쉬웠는데 최근 섬머레슨의 한글화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철권 PS 전 시리즈를 소장하는 철권 유저로서 하라다 감독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고 싶네요.

 

방 한켠에 빼곡하게 타이틀이 대부분 '밀봉' 상태로 보관되고 있다











 

카와우치 시로 전 SIEK 대표에게 전달한 감사패가 화제였는데 이 감사패 제작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PS2 이후에 한참 동안 콘솔게임에 관심을 갖지 못하다가 PS4 출시를 계기로 다시 콘솔게임을 할 수 있었는데, PS2시절 조차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한글화 및 현지화가 이루어지도록 한국 콘솔시장을 지키고 커지도록 노력해 주신 점이 정말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PS4 출시 때까지만해도 공식적인 마케팅 차원인줄 알았는데, 그 이후 국전이나 각종 게임 관련 행사장에 자주 방문하여 유저들 이야기를 경청하고 시장상황을 파악하는 걸 보고 보여주기식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근무하는 회사 근처의 작은 게임샵까지 SIEJA 대표와 함께 비공식적으로 오셔서 유저들과 게임샵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고 두분의 검소한 옷차림도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지방의 한 게임판매 매장에서

SIEJA 부사장 승진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축하화분을 준비하여 남몰래 익명으로 회사에 드리고 온 적도 있었는데 SIEK 대표직을 그만 두실 줄 알았다면 안드렸을지도 모르겠네요(웃음).

그러다가 작년말에 SIEK를 떠난다는 뉴스를 보고 감사패 제작하기로 마음먹고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R사이트에서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을 있다는 것을 알고 동참 여부를 묻는 글을 올리게 되었는데 단시간만에 많은 금액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PS가 없는 타기종 콘솔유저분들도 동참해 주셔서 감사패 문구를 대한민국 콘솔게이머라는 이름으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감사패만 제작하려던 취지와는 다르게 메탈 기어 솔리드 한정판 PS4, 전 대표님 얼굴이 각인된 하드베이커버, 한국 전통 게임인 윷놀이 세트 등 많은 선물도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최근 화제가 됐던 감사패
찰진 손 맛!

 

당시 카와우치 시로 대표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처음부터 감사패는 SIEK의 이취임식 같은 사내행사에서 전달되길 바라는 의도로 SIEK직원분에게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직원분께는 전 대표님에게 끝까지 비밀로 해달라고 요청하고 선물이 준비되는대로 전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감사패와 몇몇 선물도 마찬가지로 직원분에게 전달하기로 했는데, 마침 당일 대표님이 사무실에 계셔서 갑자기 직접 전달하게 되어 매우 놀랐습니다.

 

대표님도 감사패와 선물을 보시고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감사패 문구를 우리말로 작성하여 직원분께서 하나하나 통역을 해주셨는데, 특히 감사패 문구에 기재된 대표직을 맡았던 기간을 들으시고는 그렇게 오래 됐는지 몰랐다며 놀라시던 표정이 기억납니다. 감사패 제작 당시 일본어로 작성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SIEK 대표에게 드리는 것이니 우리말로 작성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 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패 제작 시 문의에 응대해 주시고 통역을 해주셨던 SIEK 관계자분께 감사드립니다.

 

국내 콘솔시장을 위해 같이 고생하시는 SIEK직원분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개인적으로 허니버터칩 4상자를 준비했는데, 전 대표님이 보시고는 이 귀한 걸 어떻게 구했냐며 신기해 하셨습니다.

한글화 해달라고 제작자 또는 제작사를 계속 쫓아다니셨을 대표님의 마음처럼 저도 대리점을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구했었는데, 나중에 전 대표님이 직원분들 한분한분께 직접 나눠 드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생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당시엔 구입하기 힘들었던 허니버터칩

 

앞으로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이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40대가 되다보니 어느정도 삶이 안정되고 여유가 생기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잠깐씩 틈을 내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취미가 바로 게임이 아닐까 합니다.

 

누구라도 컴퓨터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콘솔 게임이 당당한 취미생활로 자리 잡기를 바라며, 나중에 나이를 먹고 은퇴 후에도 노인정에 가서 그곳 친구들과 각종 게임으로 여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콘솔시장이 예전 PS2 시절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더욱 더 커지길 바라고 있구요.

 

그리고 중장년층을 위한 쉬운 게임이나 노인층을 위한 치매 예방 게임도 개발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PS1, PS2를 즐겼던 세대이다보니 게임 패키지 내에 두툼한 종이 메뉴얼이 다시 제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뜯어보면 뭔가 허전해서요.

 

이 글을 읽을 독자들과 콘솔게이머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제 주위에도 자신이 콘솔 게임을 하지만, 주변사람들에게는 콘솔 게이머라는 것이 알려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스스로 위축되지 마시고 당당히 콘솔 게임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널리 알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게임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은데, 게임 시장 및 게임 문화를 개척해 나가는 건 게임업계 종사자 뿐만 아니라 우리 유저들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가능하면 신품으로 게임을 구매했으면 합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저를 보고 간혹 저를 게임업계 종사자로 오해하시는 분이 있는데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전혀 무관한 금융권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웃음).

 

SIEK에 따로 하고싶은 이야기도 있는데, 골드 헤드셋과 PS VR도 20주년 한정판 PS4처럼 PS1 색상으로 정식 출시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SIE 본사에 반드시 꼭 건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저의 두서없는 답변에 양해부탁드리고 모두 개인적인 의견이오니 다양성 존중차원에서 너그러이 봐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게임 라이프 되시길 바랍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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