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진짜 전쟁을 경험하라, '배틀필드 1' 싱글 캠페인

등록일 2016년11월10일 15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이것이 전쟁이다, 인상 깊은 프롤로그 미션
전쟁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게임들이 현실감 있는 전쟁을 표현하기 위해 오랜 세월 노력했다. 특히 '콜 오브 듀티'와 '배틀필드' 시리즈는 매 작품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무기와 탈 것, 연출을 통해 전쟁을 더욱 가벼이 여기게끔 만들곤 했다. 단 한 명의 군인, 즉 플레이어가 수 많은 적들을 홀로 무찌르고 전쟁을 끝내는 영웅 서사시적인 전개로 말미암아 전쟁은 늘 미화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배틀필드 1'의 첫인상이라 할 수 있는 프롤로그 미션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Dream a little dream of me'가 흐르며 펼쳐지는 병사들의 처절한 육탄전은 여태까지 즐겨봤던 게임 속 연출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것이 전쟁이다'라고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 했기 때문이다. '배틀필드 1'은 유저들에게 묻고 있다. 이것이 전쟁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처음엔 몰려드는 적을 제거하고 '영웅'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동안 '콜 오브 듀티'나 '배틀필드'같은 게임들을 즐겨 했기 때문에 나온 버릇이었다. 그러나 탄의 개수는 한정적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적들의 공세는 더욱 강해졌다. 적어도 프롤로그 미션에서만큼은 플레이어는 영웅이 아니었다. 실제 전쟁 속에선 누구나 그럴 것이다.


잘 짜인 캐릭터와 이야기, 아쉬운 볼륨
싱글 캠페인은 '배틀필드' 시리즈 중 가장 진일보했다고 평하고 싶다. '배틀필드 1'은 시리즈가 가진 약점, 즉 다소 떨어지는 싱글 캠페인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배틀필드 1'의 싱글 캠페인은 '배틀필드'다운 각종 탈것과 다양한 무기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호평일색인 연출과 컷씬은 완성도 높은 전쟁 영화를 연달아 보는 듯 했다. '콜 오브 듀티' 등의 게임과 비교했을 때 약 다섯 시간 정도의 적은 분량이지만, '배틀필드3'나 '배틀필드4'와 비교한다면 그 짜임새가 상당히 촘촘하고 탄탄하다. 전쟁 속 사람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있을법한 이야기로 느껴지며 캐릭터성도 살아있다.

그래서 작은 볼륨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이야기와 캐릭터에 몰입할 때쯤 챕터가 끝나고, 이것이 몇 번 반복되면 어느새 싱글 캠페인은 끝나버린다. 멀티 플레이 위주의 게임이라고는 하나 싱글 캠페인의 볼륨이 빈약한 것은 여전히 '배틀필드' 시리즈가 가진 숙제이자 아쉬움이다.

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와 당위성, 그리고 연출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이번 작에서 충분히 증명된 만큼, 다음 작품에서는 더욱 늘어난 싱글 캠페인 볼륨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약하게 남는 프롤로그 미션의 여운
또 다른 아쉬운 점이라면 프롤로그 미션에서 보여준 연출과 메시지는 미션을 진행하며 희석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배틀필드 1'의 싱글 캠페인은 기존의 레일슈터 형식을 답습하면서 평범한 영웅 서사시적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는 데 그치고 말았다.

프롤로그 미션에서 보여줬던 전쟁에 대한 물음은 게임 내의 자막, 나레이션과 연출로 확인할 수 있으나, 게임 플레이 상으로는 그러한 점을 느끼기 어렵다. 여전히 플레이어는 잠깐 숨을 돌리면 체력을 회복할 수 있으며, 적들의 공격은 생각보다 아프지 않다. 물론 게임 진행상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기는 하나, 캠페인을 플레이 하다 보면 프롤로그 미션에서 느낀 허무함과 무력감은 금방 사라지고 만다.


FPS 프렌차이즈 삼파전, 과거로의 회귀는 옳았다
한편, 지루해진 현대전과 미래전 배경의 게임들 사이에서 과거로의 회귀는 좋은 선택이었다. 특히 최근 출시된 '콜 오브 듀티: 인피니트 워페어'와 '타이탄폴 2'가 우주전과 탑승 가능한 로봇을 내세운 미래 배경을 지향한 만큼 '배틀필드 1'의 이러한 선택은 더욱 돋보인다.

'배틀필드'의 현대전과 미래전도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지만, 기자는 비슷한 시기에 강력한 FPS 프렌차이즈가 격돌하는 삼파전 속에서 과거로 돌아가며 개성을 뽐낸 '배틀필드 1'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레이저 건과 최첨단 슈트, 멋들어진 로봇도 물론 좋다. 그러나 종종 세련되진 않아도 매력적인 구식 총기를 다루고 싶어지는 법이다.

특히 지나치게 많은 자동 소총 때문에 다소 고증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 골라 쓰는 맛이 있는 다양한 무기들은 세계 1차 대전 배경이라는 설정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다.


진짜 전쟁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배틀필드 1'
짧은 싱글 캠페인만으로 '배틀필드 1'의 진가를 전부 확인해볼 수는 없었지만, 그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특히 프롤로그 미션에서의 연출은 '배틀필드 1'의 싱글 캠페인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로, 게임 플레이를 통해 다소 희석되기는 하나 늘 게임 속에서 영웅으로 활약했던 플레이어에게 진짜 전쟁이란 어떤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배틀필드1'은 충분히 명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게임이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경 설정을 가졌지만 너무나도 짧게 느껴지는 싱글 캠페인의 분량을 제외하면 크게 느껴지는 단점 또한 없었다. 만약 최근 출시된 3종의 FPS를 놓고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기자는 멀티 플레이까지 고려해 '배틀필드 1'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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