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기대감 컸던 '루트레터', 훌륭한 소재들로 만들어 낸 아쉬운 '잡탕밥'

등록일 2017년03월22일 09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애매한 퀄리티의 게임을 몇 내놓은 카도카와게임즈가 이제 본격적으로 콘솔게임 개발을 하겠다며 발표한 게임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루트레터'였다.

 

'카도카와 게임미스테리' 시리즈 1탄으로 제작된 이 게임은 캐릭터 디자이너로 미노보시 타로우(箕星 太朗), 주요 캐릭터들의 성우로 히다카 노리코, 이노우에 키쿠코, 토우마 유미 등 베테랑들을 기용하며 일본은 물론 한국 게이머들의 기대도 한몸에 받게 됐다.

 




 

기자 역시 처음 발표를 보고 이건 클리셰 덩어리의 왕도만 가도 캐릭터와 성우로 +10점은 받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불안요소도 있었으니...

 

개발사가 경험이 많지 않고 실망스러운 퀄리티의 게임을 이미 몇 개 내놓은 카도카와게임즈라는 점도 우려되었지만, 가장 걱정한 부분은 시나리오가 중요한 미스테리 어드벤처게임의 시나리오라이터로 신뢰할만한 작가를 기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루트레터의 시나리오를 담당한 후지 다리오(藤ダリオ)는 설정을 잘 해두고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다, 읽고 나서 남는 느낌이 '?'였다는 등의 평가를 받은 작가.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웠고 연애감정을 다뤄야 하는 루트레터의 시나리오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지만, 게임은 소설과 다르니 위에 적은대로 기본만 해도 준수한 게임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플레이를 해봤다.

 


 

루트레터를 클리어하고 난 느낌은, '에?', '응?'라는 느낌을 주는 시나리오가 많았다는 것,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좋은 소재들을 그냥 소재를 살리기만 했어도 충분히 좋았을 게임이 엉뚱한 양념을 잔뜩 넣고 끓이다 볶다 말리고 얼린... 종잡을 수 없는 아쉬운 '잡탕밥'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만 것.

 


 

마지막 루트를 제외한 4개의 루트를 그렇게 길게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 다른 게임이라면 간단한 배드엔딩 정도로 처리될 부분을 길게 늘어놓고 정작 당연히 들어갔어야 할 미사키, 유카리 루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엔딩의 '분기'를 만들어놓고 그 조건으로 그저 편지 답장의 선택지, 그것도 답하는 순서로만 갈리게 해 둔 것도 의미불명의 디자인이었다. 전체적으로 제작진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강했다.

 

루트레터를 플레이하며 역시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에서 시나리오라이터라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 같다. 카도카와게임즈가 게임미스테리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면 시나리오라이터 선정에 더 공을 들여야할 것 으로 보인다.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5.5점을 주고 싶다. 4.5점 정도가 적당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미노보시 타로우 선생의 그림 때문에 0.5점, 시마네의 맛있는 음식들을 소개받은 것에 0.5점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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