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AR 시대' 온다" 예언, 팀 스위니 "한국 개발자들이 선도적 역할 할 것"

등록일 2017년04월23일 18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언리얼 엔진'의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가 10년 이내에 AR 시대가 도래해 10억대 이상의 AR 기기가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다가올 AR 시대에서 한국 개발자들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팀 스위니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7회 언리얼 서밋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주말 오전 행사임에도 팀 스위니 대표의 말을 듣기 위해 1000여명의 국내 개발자가 운집해 기조강연을 경청했다.


언리얼 엔진, VR의 현황 및 전망에 대해 강연한 팀 스위니 대표는 "10년 뒤에는 AR 디바이스가 10억대 이상 보급될 것이다. 지금 모바일 디바이스를 모든 사람이 사용하듯 AR 디바이스를 모든 이들이 사용할 날이 올 것"이라며 "한국 개발자들이 모바일에서 그랬듯이 VR과 AR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기조강연을 마친 팀 스위니 대표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5년에 비해 2016년 언리얼 엔진의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다. 그 요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팀 스위니: 2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언리얼 엔진이 게임산업을 넘어 다양한 분양에서 사용되게 되었다는 점을 꼽아야할 것 같다. 건축, 자동차 등 그래픽에 신경쓰는 많은 업종에서 언리얼 엔진을 쓰게 됐다.

다음으로 하이엔드 게임이 한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많이 나오게 됐다. PC 온라인 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하이엔드 퀄리티를 원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언리얼 엔진이 하이엔드 그래픽에 가장 적합한 엔진이라 게임산업에서도 언리얼 엔진 사용이 늘어난 것 같다.

VR 디바이스 보급이 시작되고 보급속도가 느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현재의 보급속도가 예상했던 수준인가
팀 스위니: VR 디바이스 성장 속도는 기대한 바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PS VR이 1년 만에 100만 유닛, PC 고사양 유닛이 50만대 정도 보급되었다. 첫해에 새로운 플랫폼이 이정도 속도로 보급되는 건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1970년대 PC가 보급될 때 첫해에 2.3만대 밖에 보급이 안됐었지 않나. 지금 VR은 150만대나 깔려있다는 것에 주목해주기 바란다. VR 성장세가 매년 2배, 3배씩 빨라지고 있으니 수년 내에 5000만대 수준까지는 갈 거라 본다.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크로스, 멀티플랫폼 개발이 늘었고 에픽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 것 같다
팀 스위니: 언리얼 엔진의 장점은 개발을 해 놓으면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 맥, 콘솔, VR까지 다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에서는 모바일게임을 잘 만들뿐만 아니라 하이엔드 그래픽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 게임들을 PC 플랫폼에 태우고 플레이스테이션, 스위치에도 태우는 게 가능하다. 해외는 여전히 코어게임은 콘솔, 모바일은 캐주얼한 유저들이 즐기는 경향이 있는데 하나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멀티 플랫폼은 큰 의미가 있지 않나 한다.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는 신작 중 눈에 띄는 멀티 플랫폼 작품들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란다
팀 스위니: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우리가 직접 준비중인 '파라곤'같은 경우도 PC와 PS4를 기본으로 추가적으로 더 많은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다. 에픽게임즈에서 준비중인 모바일게임 신작 '배틀브레이커'도 모바일로 시작했지만 PC와 콘솔도 다 시야에 두고 있다.

파트너 개발사들이 공개해도 된다고 허락해준 게 많지 않아 제목을 구체적으로 말하긴 힘들지만, 한국 개발사들을 많이 만났는데 모바일로 만들어 PC, 콘솔로 멀티플랫폼으로 가져가길 원하는 회사가 많더라. 모바일 버전 개발에 일정 이상의 예산이 들어갔다면 멀티플랫폼을 생각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국 개발사들이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다는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런 멀티 플랫폼으로 가는 방향이 국제적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고 그렇게 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개발사 어느 곳을 방문했나, 인상깊게 본 게임은 있나
팀 스위니: 먼저 넥슨을 방문해 '레고'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봤다.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파이널판타지11'도 봤는데 그래픽이나 IP의 특성을 원작에서 잘 따온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EVR 스튜디오도 방문해 VR 캐릭터 제작을 지켜봤는데 인상적이더라. 캐릭터와의 소셜 인터랙션이 가능한 게 특히 인상적이었다. VR에서 새로운 게임이 나온다면 PC나 콘솔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주는 게임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또 넷마블을 방문해 리니지2 레볼루션을 봤는데 굉장한 수준으로 잘 나온 것을 여러분 모두 잘 아실 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에도 리니지2 레볼루션에서 키노트를 진행했다. 서구권 청중들도 인상적으로 봤다고 하더라. 비주얼적으로 매우 뛰어난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도 다녀오긴 했는데 말씀드리긴 곤란하다. 좋은 프로젝트가 많이 있다는 정도만 언급하겠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에도 감명받았다. 한국 게임이 웨스턴에서 성공해서 매우 기쁘다. 과거에 메이플스토리 정도만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웨스턴 시장에서 한국 게임이 충분히 통한다는 걸 보여줘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엑스엘게임즈의 제이크 송(송재경 대표)도 만나 콘솔 수준의 하이엔디 모바일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새로운 경험'을 자주 강조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로 하는 말인가
팀 스위니: 현재 게임을 즐기는 분들은 제한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즐기는 경험이 고립된 별도의 경험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도 채팅 정도는 하지만 상대방에 대해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니다.

서로 얼굴을 보는 것도 아니고 캐릭터 상징화 된 정도만 보고 있는 단계다. 소셜화가 완벽히 된다면 새로운 경험이 열릴 것이다. 실제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며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소셜화로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더 많은 사람이 게임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지금은 게임이 소셜하지 않은 탓에 게임을 하면 부모님이 친구가 안 생긴다는 말을 하지만 게임이 소셜화되면 그런 우려는 사라질 것이다.

현재는 게임을 하면 모바일이면 모바일, 콘솔이면 콘솔로 특정 디바이스를 통해 한정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긴다. 완전한 VR 환경이 구축되면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적 환경에서 게임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 리얼한 게임환경의 구축이 가능할 거라 본다.

소셜네트워크가 VR의 킬러앱이 될거라 했는데 같은 맥락인가
팀 스위니: 소셜미디어와 VR의 상관관계라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다. 앞으로 VR, AR이 한두세대 정도 지나면 더 많은 카메라를 지원하며 안면인식, 실시간 안면, 신체 스캔이 가능해질 것이다. 디지털로 사람 얼굴, 신체를 구현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소셜과 게임이 만나면 새로운 것이 가능해질 거라 본다. 원격으로 눈도 마주치고 감성적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VR과 AR로 그런 세계가 가능해질 것이다. VR과 소셜미디어, 소셜네트워크와 만나면 텍스트를 쳐서 대화를 나누는 게 아니라 서로의 얼굴을 보고 감정을 이해하고 디지털로 재창조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다. 그런 마법같은 순간이 올 것이다.

에픽게임즈의 VR게임 로보리콜이 상당히 인상적이더라. 향후 VR 전략은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팀 스위니: 엔진 개발사이자 개척자로서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본다. VR에서 뭐가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로보리콜은 VR에서 액션 게임이 제대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타이틀이다. 에픽게임즈 내부에서는 계속해서 실험을 하고 시도해나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 기술 데모를 많이 하고 있고 소셜VR, 콘텐츠 개발VR을 개척해 두면 미래에 도움이 될 거라 본다. 현시점에서 게임을 뭘 출시할 거라고 말할 것은 없지만, VR시장이 크게 성장할 거라고 생각하고 초반에 입지를 선점하면 더 커질 VR시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게임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팀 스위니: 4차 산업혁명이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게이밍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 하면 자율주행, 저렴한 태양광 발전 등을 먼저 떠올릴 텐데 중요한 건 사람들이 디바이스와 어떻게 인터랙션을 더 쉽게 하고 연결되게 하느냐라고 본다. 여기에 AR과 VR, 게임에 쓰이는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헬맷이 아니라 안경만 써도 현실계와 이미지가 합쳐질 수 있게 될 거다. SNS 등에 큰 변화가 생겨 카카오톡 같은 채팅의 양상도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이렇게 연결성이 높아지면 사람들은 더 행복해지고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다. 회사에 나가나 집에서 하나 그게 그거니 재택근무가 가능할 것이고 사람들이 덜 나가게 되면 자율주행 차도 운행을 덜 해도 될 것이다. 새로운 협업모델이 생겨나고 새로운 경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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