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KGMA, 회장 이택수)와 한국게임전문기자클럽은 30일 서울 삼성동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주요 관계자를 초청해 모바일게임 유료 재화 경매장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번 강연회에는 게임위 이종배 자율등급지원팀장, 한효민 등급서비스팀장, 정래철 정책TF팀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최근 이슈가 된 바 있는 모바일게임 내 아이템 거래소(경매장)에 관해 게임위의 등급분류 기준과 사후절차에 대해 소개하고, 참석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먼저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게임위 이종배 팀장은 최근 등급 재분류로 이슈가 된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게임위 조치 현황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MMORPG로, 자체등급분류 현황은 기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모두 12세 이용가로 정해져 있었다. 게임이 출시된 지 약 2개월 후, 게임위는 2월 자체 모니터링을 실시해 사후관리심의회의를 열고 '리니지2 레볼루션'의 유료 재화 거래 시스템을 통한 아이템 거래 및 중개 사이트 모사 여부를 검토했다.
게임위는 사후관리심의회의를 통해 '리니지2 레볼루션'의 등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게임 개발사인 넷마블게임즈에 등급 재분류 이행 권고를 지시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 4월 4일 '리니지2 레볼루션'의 등급 재분류를 신청했고, 게임위는 넷마블게임즈가 제출한 거래소 관련 등급 의견 자료를 약 1개월 동안 검토했다. 그 결과 5월 10일 열린 제17차 등급분류회의를 통해 '리니지2 레볼루션'의 등급은 청소년이용불가로 상향 조정됐으며, 현재는 사후관리 절차 중 콘텐츠 수정 유예기간 중에 있다.
이번 청소년이용불가 상향 조정으로 인해 청소년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됐고,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 존재하지 않아 넷마블게임즈가 앱스토어에서 서비스를 계속 하고자 한다면 콘텐츠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 이에 대해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한 개선을 통해 이용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게임위가 발표한 유료 재화를 이용한 거래 시스템 관련 등급 분류 기준에 따르면, 게임위는 먼저 유료 재화를 이용한 거래 시스템이 존재하는 게임을 대상으로 사행성 요소를 검토한다. 여기서 유료재화란 이용자의 유료 결제를 통해 얻는 가상 재화 등 현금과 유사한 가치를 지니는 것을 말하며, 거래 시스템이란 이용자 간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거래소, 경매장, 상점, 시장 등의 게임 시스템을 일컫는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등급 재분류에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제21조와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분류규정 제7조 제4호가 적용됐으며, 게임위는 게임 내 거래 시스템인 거래소 존재 여부와 유료 재화 거래 시스템 및 아이템 거래 및 중개 사이트와의 유사성을 검토해 최종적으로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내렸다.
아이템 거래 및 중개 사이트는 청소년에게 사행심 조장 및 건전한 생활태도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 2009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된 바 있다. 즉, 게임위는 본래 청소년이 이용하지 못하는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게임 내 거래소와 유료 구매가 가능한 거래 시스템을 통해 유사하게 모사했기 때문에 '리니지2 레볼루션'에 대해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내린 것.
이어 이종배 팀장은 위원회의 사후 관리 절차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먼저 1단계 사후관리 절차로 등급분류 부적정 게임물을 모니터링 등을 통해 발견할 경우 해당 게임 개발사에 '등급분류 부적정 게임물 조치권고'를 통보한다. 여기에는 게임 내의 콘텐츠 수정 조치 또는 위원회 등급 재분류 신청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즉,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 현재 게임의 등급을 유지하고 싶다면 게임 내 콘텐츠를 수정하거나, 또는 콘텐츠를 수정하지 않고 등급 재분류를 게임위에 신청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권고 조치는 국내에 유통되는 청소년이용불가 우려 게임에 대해 내려지며, 명백히 청소년이용불가로 판단 가능한 일명 '고포류' 게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조치권고가 내려지면 게임 개발사는 이행 계획을 즉시 회신해야 하고, 콘텐츠 수정 또는 등급 재분류 중 하나를 이행한 결과 또한 게임위에 회신해야 한다. 이후 게임위는 해당 이행 결과를 점검한다.
만약 1단계를 게임 개발사가 이행하지 않는다면, 자체등급분류사업자(마켓 등)에 대해 등급 미필 게임물에 대한 시정(차단) 요청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는 위원회 등급분류 대상 게임 통보 및 서비스 중지 요청이 포함되며,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해당 게임의 마켓 제공(서비스)을 중단해 이행 결과를 게임위에 회신해야 한다. 1단계와 마찬가지로 게임위는 해당 이행 결과를 즉시 점검한다. 만약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이를 미 이행할 경우, 게임법 제32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것이 된다.
사후관리 절차에 대한 소개에 이어, 강연회에 참석한 게임 전문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게임위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거래소와 같은 시스템을 가진 게임 20여 종에 대한 검토를 마쳤으며, 이중 총 13개 게임에 대해 '리니지2 레볼루션'과 같이 등급분류 재신청 권고를 내린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어 게임위 관계자는 “만약 게임위 직권으로 등급 재분류를 진행하게 되면 이용자와 사업자의 피해가 크다”며 “우선 첫 번째 단계로 청소년이용불가 상향 조정이 필요한 부적절한 게임에 대해서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마켓)보다는 게임 개발사에 먼저 등급 재분류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연적인 방법에 의해 결과가 결정돼 재산상의 손익이 발생하는 것을 사행성 게임으로 규정한다. 유료재화를 이용한 거래소 등의 콘텐츠의 경우 청소년들의 사행심을 조장하고 게임의 건전한 이용을 저해하는 콘텐츠로 봤기 때문에 등급 재분류를 권고한 것”이라며 “사행성 게임이 아니라, 사행성 요소가 있는 것으로 보고 내용 정보 표시 및 청소년이용불가로 상향한 것이다. 그러나 '리니지2 레볼루션'에 국한해 해당 등급 분류를 적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금일(30일) 게임위 관계자와 게임 전문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유료재화로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이 어떤 측면에서 사행성을 조장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는데
RPG는 퀘스트를 클리어 하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인 장르다. 게임 내에 유료 재화를 이용한 아이템 거래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장비를 획득해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다. 게임의 본 목적이 달성되지 않고 부수적인 요소(좋은 성능의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과한 소비를 유발하거나 비싼 아이템을 거래하는 등)를 조장한다고 봤고, 이러한 콘텐츠는 청소년들에게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성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래소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 적용되어야 하거나 사행성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 키 포인트는 유료재화 결제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사행성을 유도하는 것이 청소년들에게는 유해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보호법에 있는 청소년 유해매체 지정 이유와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아이템을 업체가 직접 판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용자들끼리가 아닌 업체가 직접 판매하는 것은 사행성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 그러한 아이템에 대해서는 사행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또, 청소년들이 유료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 자체로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구글이나 애플에 가이드가 전달이 되지 않은 것인가? 시간이 지나 등급이 바뀌면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자체등급분류의 과도기적 문제라고 보고 있다. 등급분류기준을 협약하도록 되어있지만, 이 기준이라는 것이 디테일하지 않으면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고, 구글은 국제 등급분류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위원회가 가진 등급분류 기준과는 부합하지 않거나 미비한 경우도 있다. 대안으로는 모니터링밖에 없는 상황이다.
등급분류를 하면서 여러 가지를 고지했지만 조금 더 디테일한 등급분류를 위해 정비를 하고 있고, 해당 등급분류는 올 하반기쯤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등급 분류 뿐만이 아니라 모니터링에도 활용될 정도로 디테일한 등급분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사업자들마다 차이가 있는 등급분류가 되지 않도록 검토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 등급분류 기준에서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 아닐 수도 있는데, 국내 기준으로만 그렇게 보는 것 아닌가
국내에 서비스되는 게임들에 대해서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리니지2 레볼루션'처럼 출시 당시 12세이용가 등급이었다가 다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 되는 번거로운 절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애초에 국내 기준이 반영될 수 있도록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국제등급분류도 연구 중에 있다. 특히, 문화권에 따른 차이는 분명 있다. 서부권에서는 폭력성에 대해 굉장히 자세히 분류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 나치 문양의 유무로 게임 출시가 거부되기도 한다. 다만, 세계의 흐름에 맞춰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위원회에서도 시각을 모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형평성 때문이라도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변경됐을 때, 청소년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 아닌가 싶다. 이에 대한 보상책은 준비되어 있는가
자체등급분류는 사업자가 등급을 잘못 정하게 되면 이용자의 피해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등급 재분류다.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완충안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고민하고 있다. 이용 등급 상향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해당 등급에 맞게 콘텐츠를 수정해서 현재 이용자들의 피해가 없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같은 사례가 과거에는 없었다. 첫 사례를 가지고 모범답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마켓 사업자들과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게임 개발사를 포함해 3자간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사행성을 논외로 하더라도 이용자 피해가 없게 한다는 것은 사업자들도 피해를 보는 부분이 있고 부담을 느낄 것이기 때문에 해당 등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수정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본다.
사업자가 등급 상향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구제가 가능할 것이며, 등급을 변경하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잡음(노이즈)가 많기 때문에 등급 유지가 가장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
또, 개발사가 의도적으로 등급 상향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일부 콘텐츠가 등급 상향을 불러올 수도 있다. 위원회 입장에서 쉬운 방법은 등급상향을 결정하고 이에 맞게 서비스하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피해가 가장 문제가 된다. 사업자가 등급을 유지할 의지가 있다고 한다면 콘텐츠 수정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위원회 입장에서 행정 편의성보다는 게임 이용자들을 위해 기회를 보장하자는 취지로 1단계 절차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끼리의 경매장이 있다면 청소년이용불가라고 보면 되는 것인가
게임 내 거래소가 무조건 있다고 해서 다 청소년이용불가는 아니다. 유료재화를 이용해 이용자간 거래하는 시스템일 경우 청소년유해매체물 모사로 보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사례를 그대로 적용해오고 있고, 이러한 기조 또한 따로 법안 개정이 있지 않는 한 그대로 갈 것이다.
등급분류가 심사위원단의 성향에 영향을 받는지, 혹은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
새로 구성된 위원단 중 청소년 협단체에 추천을 받아 구성된 분들이 많다. 청소년과 선정성, 폭력성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분들도 있다. 위원회의 등급 기준은 보수적이다. 사실적인 선정적 표현이냐, 애니메이션 등 완화적인 표현이냐에 따라 등급간의 차이가 있다.
게임 내에서 재미를 위한 목적으로 '룰렛'을 제공하고 환급이 되지 않는 보상을 제공한다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게 되나
슬롯머신이나 카지노 등을 모사한 게임에 대해서는 네트워킹, 무료 게임이라는 조건 하에 플랫폼을 구분하지 않고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 다만, 법안 상으로 재산상의 손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할 수 없다. 그러나 카지노나 경마를 모사하는 것은 손익의 유무관계 없이 청소년이용불가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RPG의 극히 일부분인 콘텐츠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매기지는 않는다. 즉, 해당 콘텐츠가 중심인지 아닌지, 이용자 스스로 조작을 해 무엇인가를 획득하고 게임 스토리 진행에 있어 필수적인지 아닌지 등을 고려한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