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광고부터 선정성 논란까지, 도 넘은 모바일게임 광고

등록일 2018년05월04일 06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초등학생 자녀를 둔 A씨는 최근 자녀가 보고 있는 핸드폰 화면을 보다 깜짝 놀랐다. 인터넷이나 각종 어플에서 나오는 모바일 게임의 광고들이 보기 민망할 정도로 선정적이었던 것. 여성의 신체 부위를 강조하는 것은 물론, 포로로 잡힌 여성을 노예 시장에서 돈을 주고 파는 장면이나 겁탈하는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등장하는 광고들이 무분별하게 인터넷 상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A씨는 “영상이나 게임 등의 선정적인 콘텐츠로부터의 노출은 통제할 수 있지만 무작위로 광범위하게 노출되는 선정적인 광고들은 통제할 수 없어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선정적인 모바일 게임 광고들이 논란이 되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해당 게임물의 광고에 대한 차단 조치에 들어갔다. 지난 4월 27일에는 선정적이면서 여성을 상품화하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왕이되는자(개발사 CHUANG COOL Ent.)' 게임물에 대한 광고와 선전물의 차단 조치에 들어간 것에 이어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

광고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광고를 통해 이목을 끄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왕이되는자' 사례처럼 여성을 상품화하고 선정적인 광고 이외에도 게임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와 관련이 없는 허위 광고들을 개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게임 내 콘텐츠와 관련 없는 여성 상품화, 선정적 광고
모바일게임 광고에서 가장 지적 받는 부분은 여성의 상품화와 선정성 문제이다. 특히 게임 내 콘텐츠와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광고에 노출되는 사용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화면들을 제공하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종 SNS를 통해 선정적인 광고들이 노출된다

먼저 이번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차단 조치에 들어간 '왕이되는자'의 경우 노예 시장에서 여성의 목에 가격이 적힌 팻말을 걸은 채 거래를 하는 광고가 등장하는 한편, '아버지를 위해 몸을 팔기' 선택지가 등장하거나 여성이 입고 있는 속옷의 색을 맞추는 미니 게임 형태의 광고들을 제공하고 있어 유저들로부터 비난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더욱이 실제 '왕이되는자'는 12세 이용가로 판정을 받은 게임으로, 실제 게임 내에 광고에서 보여주는 콘텐츠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허위 광고라는 비난을 듣고 있다.


문제가 되는 광고는 '왕이되는자'의 광고만이 아니다. XIAO long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걸스 레볼루션'의 경우 여성을 강제로 겁탈하는 등의 노골적으로 혐오감이 느껴지는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주인님~ 저한테 이런 행동을 하시면 안돼요~'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광고와 함께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여기에 옷을 입는 것을 훔쳐보는 것처럼 연출된 광고 이미지나 술에 취한 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광고들도 등장해 유저들로부터 선정적인 광고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걸스 레볼루션' 역시 실제 게임 내에서는 광고에서 보여주는 콘텐츠들이 존재하지 않아 허위 광고라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현재 국내에 서비스 중인 '짐의강산'의 경우 "길을 가고 있는 중 병사가 부녀자를 희롱하고 있는 경우에 어떻게 하겠느냐" 혹은 "포로로 잡힌 초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등을 묻는 광고를 게재하고 '함께 참여한다'라거나 '겁탈', '참수' 등의 잔인하거나 비도덕적 대답을 유도해 폭력성 및 여성의 상품화, 선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짐의강산' 역시 마찬가지로 실제 게임 내에는 광고와 관련된 콘텐츠들은 없다.

타 게임 플레이 화면 및 일러스트 도용 사례도 많아


한편, 많은 광고들이 선정적이고 여성을 상품화하는 광고를 개제할 뿐만 아니라 광고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이미지 역시 다른 게임의 플레이 화면이나 일러스트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사례가 많다.

앞서 이야기했던 '걸스 레볼루션'의 문제가 되는 광고 이미지의 경우 'Jaku Denpa'라는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함대 콜렉션'의 성인용 동인지의 일러스트를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다. 또한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서 노출되는 광고는 스팀을 통해 서비스 중인 '두근두근 문예부'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도용한 것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밖에도 엔씨소프트에서 서비스 중인 '블레이드&소울'의 플레이 화면을 무단으로 도용한 '킹 오브 킹즈'의 광고나 플래티넘 게임즈의 '니어 오토마타'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도용한 '가디스' 등 타 게임사의 게임 플레이 화면을 마치 자신들의 게임 속 화면으로 속여서 광고를 하는 경우도 많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측에 따르면, 이처럼 무단으로 다른 게임의 화면이나 일러스트를 도용하는 허위 광고들의 경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 34조 1항 제 1호의 '등급을 받은 게임물의 내용과 다른 내용의 광고를 하거나 그 선전물을 배포 및 게시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하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본격적으로 허위 및 과장 광고에 대해 조사 및 적발 나선다


한편, 게임물관리위원회 측은 '왕이되는자' 게임물의 광고 및 선전 조치 차단을 시작으로 앞으로 모바일 게임의 허위 및 과장 광고에 대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위 측에 따르면, 광고 자체의 선정성이나 여성 상품화에 대한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조정이 이루어지며 게임위에서는 광고와 실제 게임이 다른 허위 및 과장 광고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 내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게임 광고가 늘고 있지만 게임의 내용과 다른 광고를 게시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라며 “허위 및 과장 광고의 경우 명백히 위법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왕이되는자' 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는 광고들에 대한 조사 및 시정 조치를 개발사와 구글 플레이 양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왕이되는자'의 경우 문제가 되는 광고를 내리고 구글 플레이를 통해 이용 등급의 재조정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게임위에서 내리는 조치의 경우 조사를 통해 적발되는 경우에 한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미성년자들이 무분별하게 선정적인 내용의 광고에 노출된다는 문제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A씨의 사례 외에도 광고에 무작위로 노출되는 이용자들이 불쾌감을 느낀다는 점 역시 심각한 문제다.

다행히 게임위가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광고들은 계속해서 등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게임사를 비롯하여 광고를 개제하는 플랫폼 등 업계 내부의 자정작용도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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