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데스 엔드 리퀘스트', 걸작 문턱에서 미끄러졌지만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등록일 2018년07월23일 11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본의 게임사 '컴파일하트' 하면 뭔가 B급 RPG, 캐릭터성으로 승부하는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열렬한 신자들을 보유한 '넵튠' 시리즈와 개성적인 DRPG 장르 타이틀들, 조금은 야한 묘사를 장점으로 승부하는 '한계XX' 시리즈 등 RPG를 주로 만들며 좋아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뚜렷한 그런 게임들을 주로 만들어왔다는 느낌이다.

 

최근에 선보인 '캐슬판처즈'에서 설정, 기획에 굉장히 공들인 느낌을 받았기에 그 다음의 신작 '데스 엔드 리퀘스트'도 바로 플레이했다.

 

'데스 엔드 리퀘스트'를 플레이하는 내내 '아니 컴파일하트가 이런 게임을!, 드디어 컴파일하트가 소위 '갓겜'을 보여주는 날이 오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게임은 게임의 '버그'를 테마로 현실 세계와 VRMMORPG '월즈 오디세이'를 무대로 하는 서스펜스 느낌이 강한 스토리 RPG이다. '월즈 오디세이' 에 갇혀버린 디렉터 '니노미야 시이나'와 현실 세계에서 그녀를 서포트하는 주인공 '미즈나시 아라타'가 헤쳐나가는 모험 속에서 다양한 수수께끼와 함께 그들이 겪게 되는 공포와 불가피한 절망이 플레이어를 덮쳐오는데...

 


 

유명 호러 어드벤처 시리즈 '콥스파티'의 시나리오 라이터 '케도인 마코토'가 각본을 맡았다고 해 스토리를 기대했던 게임인데 그런 기대를 120% 충족시켜주는 게임이었다. 각본가가 각본가다보니 '99%의 배드 엔딩'이라는 광고 문구가 단순히 광고 문구가 아니었다.

 

설정, 스토리 전개의 힘이 대단했다. 후반부에 가서는 이 정도면 근 수년 동안 나온 JRPG 중(파이널판타지나 페르소나 시리즈까지 포함해서) 가장 훌륭한 스토리 묘사를 보여준 게임이 되겠다고까지 생각했을 정도다.

 

안심의 컴파일하트답게(?)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는 조금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도 근래 나온 JRPG 중 가장 훌륭한 타이틀을 몇 개 꼽는다면 포함시킬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는 직접 확인들 해 보시기 바라고, 캐릭터 조형, 설정도 매우 좋다. 컴파일하트가 장점은 살려서 극대화하며 아쉬웠던 부분도 채워낸 작품이라고 해야 할까. 컴파일하트의 다음 RPG도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게임이었다.

 


 

스토리에 대해 극찬을 하고 시작했는데, 스토리만큼이나 RPG에서 중요한 요소인 전투는 기존 컴파일하트 턴제 RPG들과 큰 차이는 없다. UI나 구성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넵튠 시리즈를 통해 완성된 컴파일하트 전투 스타일 그대로. 그럭저럭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캐릭터 조형에서는 조금 단순화되어 모에하지만 2% 부족하게 느껴졌던 캐슬판처즈에서 한 단계 진화한 느낌을 받았다. 넵튠 시리즈 팬들도 넵튠 차기 넘버링 타이틀에는 크게 기대해도 좋은 것 아닌가 싶다.

 

몇 달 전, CFK에 방문해 처음 이 게임을 소개받았을 때 'RPG와 비주얼노벨이 합쳐졌는데 둘 다 제대로 되어있고 몰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성이 되었다'는 설명에 '평범한 넵튠게임 아니냐'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사과해야겠다.

 

데스 엔드 리퀘스트는 근래 나온 컴파일하트 게임 중 최고였다. 컴파일하트가 매번 이정도 게임을 보여준다면 신자가 아닌 일반 게이머들에게도 믿고사도 되는 게임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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