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외 지평 넓혀가는 '언리얼 엔진', 월드컵 중계 및 예능 등 방송 사용 '눈에 띄네'

등록일 2018년07월19일 11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이머들에게 '언리얼 엔진' 하면 PC와 콘솔게임뿐만 아니라 '블레이드2', '오버히트', '리니지2 레볼루션'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AAA급 게임 개발엔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언리얼 엔진은 리얼타임으로 워크플로우를 가속화할 수 있는 툴과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게임을 넘어 다양한 일반 산업으로 그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데,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나 TV 예능 '두니아' 등을 보면 앞으로 언리얼 엔진을 게임보다 실생활에서 더 자주 접할 수 있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게임 외 분야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언리얼 엔진이 도입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방송업계다.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던 방송 제작사들은 빠른 작업 속도와 함께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더불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같은 신규 미디어 분야에서 노하우를 축적해 온 언리얼 엔진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방송 속 언리얼 엔진
프랑스의 우승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린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진행되는 동안, 전 세계 방송사들은 축구 경기 중계뿐만 아니라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중 미국 폭스 스포츠(FOX Sports) 채널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방송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주최국 러시아를 대표하는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과 성 바실리 대성당은 물론 월드컵 출전 국가 소개, 국가별 경기 시간, 출전 선수, 팀별 전술, 대회 기록 등 인포그래픽과 중간 광고까지 3D 그래픽으로 방송 콘텐츠에 녹여내 시청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폭스 스포츠의 러시아 월드컵 방송 영상을 제작한 드라이브 스튜디오(Drive Studio)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렌더링으로 3~4시간은 걸렸을 작업을 리얼타임 렌더링 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실시간 작업과 함께 영상 제작자가 원하는 미세한 부분까지 그대로 살려냈다.

 

짧은 시간 동안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라이브 방송 그래픽 제작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언리얼 엔진이 스포츠 중계 등에 활용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 시도 언리얼 버라이어티 '두니아', 언리얼 엔진 활용
넥슨의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를 원작으로 기획되어 가상과 현실 세계가 공존하는 새로운 장르의 방송 프로그램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MBC 언리얼 버라이어티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 역시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되고 있다.

 

특히 두니아의 경우, 시청자 투표 결과에 따라 매주 새롭게 변화하는 스토리 제작을 위해서 작업 속도와 퀄리티가 중요한데, 리얼타임 렌더링 엔진인 언리얼 엔진이 이를 해결해 주고 있다.

 



 

MBC 제작진은 두니아에서 출연진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상의 캐릭터 '공룡'을 비롯해 거대한 숲, 폭포, 섬, 바다, 모래 해변 등 장엄한 스케일의 가상 오브젝트 그리고 가상 캐릭터와 실제 출연자 간의 인터랙션을 작업 효율이 높은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하면서 매주 짧은 제작 일정에도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MBC는 방송 제작에 적합한 빠른 작업 속도와 퀄리티에 주목해 두니아 이전에도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왔다. MBC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이나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실감 나는 배경을 만들어 낸 바 있으며, MBC 창사특집 미래인간 AI, MBC 스페셜 10년 후의 세계 등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도 퀄리티 있는 CG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한 바 있다.

 

세계 최초 인터랙티브 혼합현실 TV쇼에 사용된 언리얼 엔진
지난 2017년 봄, 노르웨이에서는 세계 최초의 인터랙티브 혼합현실 TV쇼인 '로스트 인 타임(Lost in Time)'이 방영됐다. 참가자들이 24개 종목으로 구성된 가상의 도전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어느 방송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촬영이 실제로 진행된 장소는 그린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스튜디오였지만 시청자들에게 제공된 방송 화면에는 빙하기, 쥐라기, 미국 서부 개척시대, 중세, 우주 등 시공간을 넘나드는 배경에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로스트 인 타임'을 함께 제작한 혼합현실 콘텐츠 및 기술 개발회사 퓨처 그룹(The Future Group)과 글로벌 미디어 기업, 프리멘틀미디어(FreemantleMedia)는 언리얼 엔진 4의 리얼타임 렌더링 기술로 다양한 가상의 공간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참가자들의 동작을 이질감 없이 표현해 냈다.

 

TV 스튜디오에서 참가자들은 비행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게임을 벌였지만, 1920년대 뉴욕 상공에서 펼쳐지는 광활한 비행 경주를 관람한 시청자들은 뜨겁게 환호했고, 전 세계의 방송 관계자들은 기존의 혼합현실 업계뿐 아니라 방송 전체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 시도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선 방송, 재해 예상 등 뉴스에서도 활약
선거 개표 중계방송은 수 시간에서 수십 시간까지 지속되어야 하기에 지겨움을 유발하기 쉽다. 그래서 개표 현황 이외에도 후보자나 선거 결과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지옹(France Télévisions)은 2017년 프랑스 대선 개표 방송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제작한 혼합현실 콘텐츠를 도입했다.

 

 

3D 영상 및 증강현실 콘텐츠 제작사, 제로 덴서티(Zero Density)와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월(DreamWall)이 협력해 제작한 프랑스 대선 방송의 혼합현실 콘텐츠는 생동감 넘치는 가상 스튜디오, 인포그래픽, 애니메이션 등으로 구성됐다. 엘리제궁의 대통령 집무실을 가상으로 구현한 스튜디오에서 진행자가 개표 현황과 향후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예측하고, 선거와 관련된 각종 수치들이 다양한 이미지들과 제공되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지난 6월 20일, 토네이도 상륙의 피해를 설명하던 미국의 기상전문매체 웨더채널(The Weather Channel)의 스튜디오에 폭풍에 박살 난 자동차가 떨어지고 전신주가 뽑혀 쓰러졌다.

 

 

실제로 방송국이 토네이도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실감나는 장면이었지만 사실 언리얼 엔진으로 렌더링 된 고퀄리티의 혼합현실 콘텐츠였다. 화려한 이펙트들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켜 우리나라 방송사에서 화제의 영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웨더채널은 이전에도 퓨처 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혼합현실 콘텐츠를 접목시킨 차세대 일기예보를 시도해 왔다. 웨더채널의 새로운 시도는 기상 현상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청자의 이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안전 및 경고의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어 전 세계 방송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언리얼 엔진은 방송 외에도 건축, 영화, 제조업 등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며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언리얼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그래픽 퀄리티. 현재 상황에서는 실감나는 영상을 보여줘야 할 곳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

 

에픽게임즈에서도 이런 상황에서 게임 외 분야에서의 언리얼 엔진 사용을 촉진하고 기술 지원 등을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 3월 엔터프라이즈 분야를 위한 툴과 서비스를 모은 언리얼 스튜디오의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건축, 제품 디자인 및 제조 분야의 사용자들에게 높은 퀄리티의 시각적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 엔진을 넘어 다방면에 활용되는 영상, 그래픽 툴로 진화한 언리얼 엔진. 향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는 뉴스, 예능, 영화 등이 더울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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