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보면 영상 콘텐츠 트렌드가 보인다... 넷플릭스에서는 어떤 작품이 주목받나

등록일 2019년03월20일 17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글로벌 대표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가 국내에 상륙한 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났다.

 

국내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극장이 아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독점 공개된다는 뉴스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바 있으며, 2018년 월 평균 활성사용자수가 80만 명에 이르는 등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본고장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라면 먹고 갈래?'에 대응하는 'Netflix and chill'이 있을 정도로 '넷플릭스'는 이미 글로벌 대표 동영상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방대한 콘텐츠와 보다 저렴한 구독 비용 못지 않게 이용자의 수요를 철저히 충족시키는 넷플릭스의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국가 또는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다른 포스터를 제공해 관심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이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끝까지 시청 했는지를 판단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새롭게 소개하는 것. 여기에 한 장르가 흥행하면 비슷한 콘셉트의 콘텐츠를 공개하는 등 넷플릭스는 이용자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그 어느 플랫폼보다도 시장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자사 플랫폼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있다. 기존의 동영상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콘텐츠의 폭을 넓히거나 독점 콘텐츠를 유치하는 것으로 경쟁력을 제고하는 반면, 넷플릭스는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작품 제작에 투자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독특한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이용자의 수요를 충족하는데 집중하는 만큼,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살펴보면 현재 영상 콘텐츠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최근 넷플릭스가 주목하는 트렌드는 무엇일까? 지난 2018년부터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중 주목할 만한 작품을 통해 넷플릭스가 주목하는 트렌트를 살펴봤다.

 

'바이올렛 에버가든', '데빌맨 크라이베이비' 등 일본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는 넷플릭스

 

'힐다' 등 주목할 만한 서구권 애니메이션도 여전하다
 

2018년 이후 넷플릭스 콘텐츠 정책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일본 애니메이션 서비스의 확대다. 넷플릭스는 2017년까지 서구권의 작품을 중심으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공했지만, 2018년 일본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데빌맨 크라이베이비'를 시작으로 다양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해외에서 독점 배급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대부분이 고 퀄리티의 작화와 높은 작품성으로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바이올렛 에버가든'과 '데빌맨 크라이베이비'를 추천한다. '바이올렛 에버가든'은 뛰어난 작화로 유명한 교토 애니메이션이 '제5회 교토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작인 동명의 작품을 기반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전쟁 중에 양손을 잃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의수를 달고 편지를 대필하는 일을 맡게 된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따스한 분위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와 작화가 어우러져 편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다.

 



 

'데빌맨 크라이베이비'는 '마징가 Z'로 유명한 거장 나가이 고의 작품 '데빌맨'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원작을 영상화한 작품 중에서는 최초로 결말 부분까지 담아 공개 당시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히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등의 작품에서 독특한 화풍을 선보인 바 있는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이 참여한 만큼, 역동적인 움직임과 시원한 액션 연출 등으로 원작 팬은 물론 기존에 '데빌맨'을 모르던 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는 2019년 오리지널 일본 애니메이션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지난 14일에는 J.C.STAFF가 제작한 코미디 애니메이션 '백 스트리트 걸즈: 조폭 아이돌'이 국내에 서비스되기 시작했는데, 모종의 이유로 손가락 대신 성전환을 하고 아이돌로 활동하는 야쿠자의 이야기를 다룬 정통파 개그물이다. 코드가 맞다면 꽤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

 

마블 잃은 넷플릭스, DC 등 신규 IP 통해 '히어로' 작품 꾸준히 제작

 



 

한편, 디즈니가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기존에 넷플릭스가 서비스하던 마블 실사 드라마 시리즈의 제작이 전면 중단되어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데어데블'과 '퍼니셔'로 대표되는 마블 실사 드라마 시리즈가 그동안 넷플릭스의 인기 콘텐츠였던 만큼, 마블 IP를 잃은 넷플릭스가 새로운 IP를 발굴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 것.

 



 

마블을 대신해 넷플릭스가 찾은 IP는 DC 코믹스다. 지난 1월 공개한 'DC 타이탄'은 DC 코믹스에서 등장하는 히어로 팀 '틴 타이탄즈'의 실사 드라마로, 예고편 공개 당시에는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일부 캐릭터와 캐릭터 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스토리로 혹평을 받았지만, 공개 이후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외전 드라마까지 성공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특히 기존 DC 코믹스와의 긴밀한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시즌 마지막에는 '배트맨'까지 직접 등장하니 DC의 팬이라면 추천할 만한 작품.

 



 

지난 2월 15일 공개된 '엄브렐러 아카데미' 역시 'DC 타이탄'과 유사하게 초능력을 가진 슈퍼 히어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록 밴드 '마이 케미컬 로맨스'의 리더 제라드 웨이의 만화 데뷔작을 실사 영화화한 작품이다. 작품은 '엑스맨' 시리즈처럼 어린 시절부터 전문 히어로 양성 기관에서 자랐지만, 가정사로 고통받는 주인공들이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뭉친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성공적으로 시즌 1을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하며 넷플릭스의 차기 대표 시리즈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게임 업계에서는 원작 IP를 재해석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가운데, 넷플릭스 역시 고전을 비롯한 다양한 IP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 공개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 '폴라'는 스페인 출신의 작가 빅터 산토스의 그래픽 노블 IP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조직에서 은퇴한 암살자 '덩컨'이 소녀를 구하기 위해 다시금 전투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작품 전반에 깔린 B급 정서와 의외로 화려한 액션이 일품이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는 고전 작품 '울트라맨' IP를 활용한 신작의 공개를 앞두는 등 새로운 구독자를 유입하기 위한 신규 히어로 IP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킹덤', '나르코스' 등 더욱 다양한 문화와 소재를 탐구한다

넷플릭스의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에 무대가 되던 서구권을 넘어 동양이나 기타 지역 등 보다 다양한 문화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한편, 소재 역시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국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좀비'라는 독특한 소재를 결합한 '킹덤'. 국내에서는 '시그널'로 유명한 김은희 작가가 참여한 것은 물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중에서는 최초로 한국 감독이 참여해 한국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공개된 시즌 역시 시대 고증을 잘 살리는 것은 물론 당시 시대의 배경과 좀비 사태라는 독특한 소재를 조화하는데 성공하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비롯한 콜롬비아의 마약 카르텔과 이들을 잡으려 하는 미국 마약 단속국의 이야기를 다룬 '나르코스'도 지난 2018년 시즌 리부트를 통해 멕시코로 무대를 옮겼다. 시즌4(리부트로는 시즌1)부터는 멕시코의 마약왕 '미구엘 앙헬 펠릭스 가야드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1980년대의 멕시코를 배경으로 수사물의 느낌을 내는 한편 마약왕 '미구엘'의 야욕을 보여주는 일종의 느와르 적인 성격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수작이다.

 



 

지난 1월 공개되어 큰 화제를 모은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원제 SEX EDUCATION)'는 영국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전형적인 하이틴 장르에 '성(性)'이라는 과감한 소재를 결합한 작품이다. 일반적인 하이틴 물에서 청춘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교내 폭력에 대한 내용만을 다루던 것을 넘어서 마약이나 성적인 고민들, 리벤지 포르노 등 최근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문제들을 가감없이 다룬 작품. 시즌1의 호평에 힘입어 차기 시즌의 제작까지 확정되기도 했다.

 

인터렉티브 무비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콘텐츠들

 



 

기존 영상 콘텐츠의 틀을 뛰어넘는 독특한 시도 역시 넷플릭스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는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로, 지난 2018년 12월 공개되어 많은 화제를 모았던 '블랙미러: 밴더스내치'가 이에 해당한다.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를 제공한다는 게임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용자가 영상 시청 도중 선택하는 분기에 따라 각기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에 중점을 둔 콘텐츠 역시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자주 만나볼 수 있다. 지난 15일 공개된 단편 애니메이션 모음집 '러브, 데스+로봇'은 작품 전반에 선정성이나 폭력성 등 사회가 금기시하는 소재들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 역시 10분 이내의 짧은 단편인 만큼 서사성이 깊은 이야기를 전달하지는 않지만, 단편적인 아이디어들로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힘을 지닌 작품이다.

 



 

모종의 이유로 생존을 위해 두 눈을 가린 채 아이들과 탈출해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버드 박스'도 독특한 설정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괴상하게 변해버리기 때문에 주인공은 작중 두 눈을 가리고 움직이게 되는데, 내비게이션의 안내에만 의지해서 운전을 하는 등 기존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볼 수 없는 공포'를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에 감명을 받아 두 눈을 가리고 움직이는 일명 '버드 박스' 챌린지가 유행해 넷플릭스 측이 이를 자제해달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상 콘텐츠 트렌드 주도하는 넷플릭스, 다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처럼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들을 통해 영상 콘텐츠 시장이 주목하는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서구권을 넘어 일본 애니메이션의 판권을 다수 획득하고 자체 제작하고 있다는 점을 볼때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을 듯 싶다.

 

또한, 기존의 영상 콘텐츠가 조명하지 않았던 문화권을 다루는 작품들도 향후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에는 국내 배우 '아이유'를 대상으로 한 4인 감독 참여작 '페르소나'가 공개될 예정이며, 동남아권의 생활상을 담은 작품들도 다수 공개되고 있다. 글로벌 단위로 영상 콘텐츠 시장이 확장되면서 앞으로는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새로운 문화권을 다룬 콘텐츠가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블 IP를 떠나보낸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신규 히어로 IP 발굴에 나선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디즈니가 마블 코믹스의 실사 드라마 시리즈를 자사의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엄브렐러 아카데미'나 'DC 타이탄' 등 신규 히어로 IP로 이에 맞서는 넷플릭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는 영상에 게임의 형식을 접목시킨 '인터랙티브 무비'나 작품성에 중점을 둔 '러브, 데스+로봇' 등 기존 영상 콘텐츠의 규칙을 깬 과감한 도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디즈니 등의 미디어 시장 강자들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이용자의 트렌드를 쫓아 빠르게 움직이는 넷플릭스가 어떤 해답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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