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남들과는 다른 과감한 선택이 돋보이는 전략 RPG '퍼스트 서머너'

등록일 2019년07월30일 10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2019년 하반기를 지나고 있는 지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성공 공식은 어느 정도 정형화 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성공 공식을 따른다고 해서 반드시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순위가 높게 나오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PC MMORPG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수준 높은 완성도의 MMORPG, 미소녀를 앞세운 수집형 RPG, 그리고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 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 게임들의 공통된 특징은 큰 틀, 즉 성공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가로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개발됐고, 모바일 디바이스의 조작과 작은 화면에서 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동 전투를 지원한다. 또 유저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귀엽고 예쁜 캐릭터들로 중무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퍼스트 서머너'는 얼마 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기작들이 보여주는 트랜드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준다. 한 마디로 모바일게임의 성공 공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게임은 자동 전투를 지원하지 않아 100% 수동으로 플레이어가 직접 컨트롤 해야 한다. 또한 별도의 스테미너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픈월드가 아닌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을 채택했고, 인터페이스 또한 세로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 자체의 템포가 상당히 느리다는 점도 다른 게임과는 차별화되는 요소다. 가볍고 빠른 것이 미덕이라 여겨지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트랜드에 완전히 반(叛)하는 것이다.

 

특히 전체적인 게임의 분위기 또한 어둡게 설정됐다. 플레이어가 다루게 되는 캐릭터 '레이첼'은 상당한 미모의 여성이지만 직접 부릴 수 있는 소환수는 아쉽게도(?) 미소녀가 아니다. 그렇다고 유명한 IP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성공 공식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퍼스트 서머너'는 과연 어떤 매력이 있는지, 직접 플레이 해봤다.

 



 

덱 구성과 카드 활용이 게임의 핵심
우선 게임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 '레이첼'은 '소환사'다. 스킬 카드와 소환 카드를 활용해 덱을 구성하고 스테이지를 돌파해 나가게 되는데, 이 게임의 핵심이 바로 덱 구성에 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카드와 소환해 부릴 수 있는 몬스터들을 카드 덱으로 구성하여 전투를 진행하게 되는데, 덱을 짜는 재미와 함께 스테이지 내에서 카드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템포는 상당히 느리지만, 아마도 유저가 각 상황마다 스킬을 쓸 것인지 소환수를 더 늘릴 것인지 고민하기 위한 시간을 주고자 의도적으로 설정한 것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이러한 느린 템포를 선택함으로써 잃은 것도 있다. 전략을 선택하는 시간이 충분한 것은 맞지만, 너무 과하게 느리게 설정되어 지루함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약 10%~20%만 빨랐으면 상당히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카드 게임이라고 하면 사실 소위 말하는 'Pay to Win', 즉 고등급 카드로 무장하면 스테이지를 미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Pay to Win'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굳이 과금을 하지 않아도 일정 수준 이상 플레이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각 스테이지마다 필요로 하는 소환수나 스킬이 제각각이고, 또 상대해야 하는 보스들의 특징이 달라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덱 구성, 판단, 스킬 사용이 요구된다. 고등급의 소환수만 소환하고 '어택땅' 찍으면 끝나는 게임은 적어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성이 가장 돋보이는 콘텐츠가 바로 '무한의 혼돈'이다. 보유한 카드가 랜덤하게 나오고 이를 선택하여 구성한 다음 각 층을 클리어해 나가는 방식의 콘텐츠인데, 여기서는 마나 회복이 자동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카드를 사용하는데 있어 더욱 신중하고 치밀하게 계산할 필요가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소환한 소환수들을 별도로 조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원거리 소환수들의 '일점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말 그대로 '어택땅' 수준의 소환수 AI 때문에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다. 최소한 이동이나 '일점사' 등의 간단한 조작만이라도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100% 수동 플레이에 의한 피로도가 높은 것은 아쉬워
스태미너 시스템이 없다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이 게임이 100% 수동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유저가 직접 게임을 한 만큼 성장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하지만 템포가 느리고 얻는 재화는 성장 요구치에 비해 다소 높게 설정되어 있어 피로도가 높다.

 

특히나 몇몇 스테이지에서 난이도가 상당히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를 돌파하기 위해 덱 구성을 고민하는 것 외에도 일정 수준의 성장 또한 요구되어 다소 부담으로 다가왔다. 물론 '시련' 상자를 오픈하거나 '순찰'로 아이템 등을 수급하며 천천히 플레이 하는 것도 가능하기는 하다.

 



 

게임 내적인 것 외에 칭찬하고 싶은 점은 UI와 UX다. 메뉴와 버튼들이 세로 인터페이스를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 손으로 조작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슬라이드 조작이었는데, 마치 아이폰에서 앱을 닫을 때 위로 슬라이드 하듯이 대부분의 메뉴에서 아래로 슬라이드 조작을 하면 이전 단계로 돌아가는 등 배려가 돋보였다.

 

또 전투에서의 이동도 가상 조이스틱과 터치로 구분되어 있고, 카드 사용도 하단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종종 화면 상단에 자리한 적들을 터치하는데 불편한 경우는 있었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뻔한 게임들 사이에서 등장한 뻔하지 않은 게임 '퍼스트 서머너
겉모습만 다르고 속은 비슷한 게임들이 범람하는 요즘, '퍼스트 서머너'의 도전이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 아쉽게도 템포가 다소 느리고 수동 플레이가 강요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지는 미지수이나, 적어도 취향에 맞는 유저에게는 오랜만에 등장한 수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퍼스트 서머너'는 모바일게임에서의 금기(?)로 손꼽히던 대부분의 요소를 녹여냈다. 수동 전투와 전략 및 덱 구성을 통한 공략이 중심이 되는 PVE 위주의 콘텐츠, 세로 인터페이스 등이 그것이다. '양산형' 게임들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오는 요즘 같은 시기에, 트랜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개발사 스케인글로브의 도전 정신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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