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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스트랜딩', 코지마 히데오의 정신세계 탐험에서 돌아와

등록일 2019년11월01일 16시01분 트위터로 보내기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에서 한국 미디어들에게도 '데스 스트랜딩'(DEATH STRANDING) 사전 플레이 기회를 제공해 게임의 엔딩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사전 플레이 조건으로 '트로피 내용'을 감춰둘 것을 요구해 '뭘 그리 오버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엔딩까지 보고 나니 코지마 히데오 프로듀서가 플레이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폭격하듯 전달하고 있는 이 게임을 사전 지식 없이 온전히 플레이해주길 바란 이유가 이해가 된다. 트로피 제목, 조건이 너무 많은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번 프리뷰에서는 게임의 에피소드 3까지만 언급할 수 있는데, 프롤로그부터 에피소드 3까지는 데스 스트랜딩의 세계관, 캐릭터 일부를 소개하고 게임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스토리와 인간관계 등을 철저히 덮어두고 플레이어 각각이 확인하기를 바라는 코지마 감독의 기대와 걱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첫인상, 게임의 설정과 캐릭터, 그리고 기자의 전반적 느낌을 정리하는 것 정도에서 그쳐야 하는 '리미터'가 걸려 있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감상을 정리하기 전, SIEK 한국어화 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번역이 정말 잘 되었다고 느꼈다.
 
대체 뭐하는 게임인가, 뭘 담은 게임인가
트레일러만 보고는 대체 이게 뭐하는 게임인가, 나오는 기믹, 전투가 대체 무슨 의미일까가 전혀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기자도 그랬다.
 
택배 게임인가? 라는 의문이 많으실 텐데 맞다. 택배로 시작해 택배로 끝나는 게임이다.
 



 
 
세계는 '데스 스트랜딩'이라 불리는 죽은 자의 세계와 산 자의 세계과 이어지는 현상으로 파멸적 상황을 맞이했다. 사람들은 고립되어 외롭게 살아가고 있으며, 사람이 죽으면 죽은 자의 세계로 가다 다시 육체로 돌아와 대파괴가 일어나므로 시체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소각로에서 소각해야 한다.
 


 
대부분의 생필품이 자급자족되지만 그래도 부족한 물자를 채워줄, '운반업자'가 필요하고 주인공은 그런 운반업자 중 한사람이다. 신비하고 무거운 배경을 갖고 있지만, 이 배경은 차차 밝혀지니 게임에서 직접 확인해보시면 되겠고...
 
운반 대상은 다양하며 개중에는 시체, 살아있는 사람도 있다. 넓은(절대적 넓이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지만 혼자 돌아다니기엔 너무 넓다) 세계에서 플레이어는 늘 홀로 다녀야 하며, 사람을 만나는 일은 없다. 사람들은 대인접촉을 꺼리고 홀로그램으로만 대화한다.
 


 
하지만 이래선 안 된다, 다시 사람들을 연결시켜야 한다. 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게임의 주제이고 코지마가 전하려는 메시지일 터.
 
기본적으로 게임은 의뢰 수락, 짐 실어나르기의 반복인데, 다양한 종류의 짐, 다양한 배송환경, 배송 루트 등으로 조건과 경험이 완전히 달라지고, 가는 길에는 주인공의 짐을 노리는 자들과 산 자를 끌어가려는 존재들(죽은 자의 세계에서 산 자의 세계로 넘어온 존재로 BT라 불린다)이 득시글거린다.
 


 
인간형 적들이 꽤 흥미로운 설정인데, 짐을 나르는 것에서 보람을 찾다 중독이 되어 다른 사람의 짐까지 노리게 된 자들이다. 이들을 죽이면 앞서 언급했듯 대형 파괴가 일어나므로 비살상 전투를 이어가야 한다. 친숙한 잠입-기절 액션부터 주먹질, 비살상 총기를 사용하는 총격전까지 전투 디자인을 잘 해 뒀다.
 
이 게임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BT들과의 전투인데, 이 보이지 않는 적들의 감지, 처리법은 뒤로 갈수록 정교해지지만 초반에는 도망이 가장 좋은 수단이다.
 
혼자 하는 멀티플레이 게임
게임 대부분을 플레이어 캐릭터만 바라보며 진행해야 하는데, 노만 리더스가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라 질리지 않는다. 대체 노만 리더스가 이 장면에서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슬픈 것인지 기쁜 것인지 화가 난 것인지 알쏭달쏭한 경우가 많은데 처음엔 의문스럽다가 뒤로 갈수록 이해가 되었다. 노만 리더스의 열연으로 이 게임의 점수가 10% 정도 올라가지 않나 싶다.
 


 
쭉 혼자 하는 게임이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이 만든 구조물을 이용할 수 있고 내가 만든 구조물도 남들이 이용할 수 있는데다 다양한 장면에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 홀로 게임하지만 넌 혼자가 아니라는 것으로, 게임의 기본 설정인 데스 스트랜딩부터 이런 메시지까지 '에반게리온'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사실 프롤로그의 '샘, 미국을 하나로 만들어라'에서 거부하다 등떠밀려 가게되는 것부터가 딱 신지의 에바 탑승 아닌가...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외로움이 가장 크고 계속해서 의문이 생기는 게임이었다. '대체 코지마는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게임을 디자인한 거야'라는 생각만 하다 뒤로 갈수록 코지마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는 구조의 게임.
 


 
'업계 인싸' 코지마가 친분을 과시하듯 총동원한 지인들이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고, '내가 고른 음악을 들어!'라며 제시하는 '코지마가 추천하는' 음악들까지 그야말로 '코지마 게임'이다. 코지마의, 코지마에 의한 게임. 호시노 겐의 음악도 나오는데, 미국 배경에서 필드에 일본어 노래가 들리니 이것도 좀 색다른 느낌이었다.
 
음악은 아무 때나 들을 수 없고 자신이 설치한 필드 시설에 음악을 세팅할 경우, 혹은 다른 플레이어가 설치해둘 경우 근처에서 들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세팅한 노래를 바꿀 수도 있고, 게임을 진행하며 보상으로 음악 바리에이션이 늘어난다.
 
엔딩까지 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코지마와의 거리감에 따라 호오가 갈릴 게임이라는 것이다. 코지마를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코지마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더 싫어지지 않을까.
 



 
흥미로운 기믹, 설정, 전투, 거대 보스와의 대결... 즐기려면 즐길 요소도 많고 스토리도 흥미진진하다. 코지마의 정신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데스 스트랜딩은 즐겁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자는 마음에 들었지만 플레이한 사람의 성향에 따라 100점짜리 게임이라는 평가도, 60점 게임이라는 평가도 나올 수 있는, 그런 게임으로 느껴졌다.(기자에겐 90점이었다)
 


 
플레이 타임은 빠르게 메인스토리만 본다면 10여시간 정도에도 클리어 가능할 것 같다. 물론 게임 난이도를 낮게 설정할 때의 이야기. 하지만 이 게임에서 코지마가 보여주는 기믹, 택배, 전투를 제대로 즐기고 싶은 플레이어라면 난이도를 어느 정도는 올려서 플레이하길 권하고 싶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부탁을 들어주고, 호감도를 다 올리고 택배 레벨을 올리고... 하려면 할 건 많이 있다.
 


 
여담이지만, 매즈 미켈슨이 너무 멋있다. 코지마가 매즈 미켈슨을 이상하게 쓰진 않을 거라고 믿었는데 역시나... 40여년 담배를 입에 대본 적 없는 기자마저 '담배가 그래 맛있나' 싶게 만드는 매즈 미켈슨의 흡연신이란...
이혁진 기자 (baeyo@gamefocus.co.kr)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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