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중국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발발한 후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증상, 예방책, 병의 확산 이슈, 영상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검색어가 꾸준히 포털 상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글로벌 게임 순위 차트에서 하나의 게임이 순위가 급격히 상승하며 관심을 모았다. 그 게임이 바로 엔데믹 크리에이션즈의 '전염병 주식회사'다.
전염병 주식회사는 플레이어가 전 세계에 질병을 퍼뜨려 지구 상의 모든 인간을 멸종 시키는 게임이다. 게임의 진행 과정이 현재 우한 폐렴의 진행 과정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은 것.
전세계적인 재난 수준급의 우한 폐렴의 등장으로 화제가 된 게임 전염병 주식회사를 비롯한 전염병과 관련된 게임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전염병 주식회사
우한 폐렴 발생 후 구글 플레이 등에서 게임순위는 물론 전체 유료 앱 순위 1위에 오른 엔데믹 크리에이션즈의 전염병 주식회사는 플레이어가 퍼트린 전염병을 발전시키고 온갖 공작을 진행해 전 세계의 병으로 멸종시키는 게임이다.
2012년 출시 후 전염병 주식회사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지속했는데 특히 미국 질병 통제 센터(CDC)와 연계한 업데이트, 질병의 세분화, 멀티 플레이 추가 등을 리얼함과 게임의 재미를 더하면서 마니아들의 오랜 기간 사랑을 받고 있다.
전염병 주식회사가 비슷한 장르의 게임 중 최근 주목 받은 이유는 게임 내의 튜토리얼이 중국에서 스타트 하는 것일 만큼 게임 내에서도 중국이 전염병을 전파시키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
먼저 인구 수와 인구 밀접도가 높고, 국민의 위생 상태가 최악(손을 자주 씻지 않는다)이며, 인접국이 중국과 마찬가지로 인구 밀집도가 높은 인도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유저가 마음만 먹고 질병의 존재만 잘 숨긴다면 쉽게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물론 현재 우한 폐렴과 관련한 모든 상황이 게임 속 바이러스 전파 상황과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진행 과정은 비슷하나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게임에서는 텐션 유지를 위해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현실보다 빠르게 하고 있다. 또한 현실에서보다 바이러스의 변이도 빠르게 일어나 점차 증상이 다각화됐으며 치명적으로 발전한다.
여기에 게임 내에서는 중국과 인접해있고 국토가 좁은 한국 정부는 비교적 빠르게 붕괴했으나 실제 한국의 경우 이미 몇 년 전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사태를 통해 배운 것을 바탕으로 이런 호흡기 관련 전염병이 발발했을 때 정부와 민간인들이 빠르게 대응하면서 설날이라는 민족 대이동이 있는 명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사회로의 전파는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실제 게임(튜토리얼 난이도)에서는 치료제 개발이 1년 넘게 걸렸으며 인구도 마다가스카르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현실에서는 이 같은 결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염병 주식회사가 크게 관심을 모으는 것과 관련해 해당 개발사는 공지를 통해 “전염병 주식회사가 DCD 등 전 세계 주요 의료 기관에서 게임의 현실적이면서도 유익한 디자인을 인정 받기는 했으나 전문적인 시뮬레이션이 아닌 게임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너무 과몰입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Quarantine
물론 전염병 주식회사와 같은 질병 확산에 관련한 게임 말고도 전염병의 확산을 막고 치료에 주력하는 게임들도 존재한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동물 또는 사람을 격리하는 것을 말하는 Quarantine(쿼런틴)이라는 말에서 따온 Sproing이 개발한 'Quarantine'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전염병과의 전쟁을 다룬 턴제 전략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특수 요원들을 모아 팀을 만들고 세계 각국의 임무를 진행해 전염병을 연구하고,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인류가 몰살당하기 전에 전염병을 차단해야 한다.
이 게임은 전염병이 전세계에 퍼져 나가기 전에 표본을 모두 수집하고 치료제를 완성해야 승리하는 게임인 만큼 치료제를 연구하는 시간을 벌기 위한 병의 격리가 중요하다.
플레이어는 특수 요원을 이용해 연구소 운영을 위한 자원을 생성하는 사무소의 설립과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인접국이 많은 전염 국가의 격리, 지역 치료, 표본 조사를 진행한다. 그 이후 연구소에서 질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와 테크 트리 발전 등을 진행해야 한다.
Quarantine은 전염병 주식회사와는 달리 플레이어가 전염병을 막는 입장이기 때문에 치료 테크 트리가 발전되는데다 턴제 전투이기 때문에 전염병의 전파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다. 거기다 연결된 국가가 많아 턴이 지날수록 위험한 국가는 격리 처리를 통해 질병 전파를 억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가가 접경 되어 있지 않더라도 감염자가 여행을 떠나 질병을 전파하는 전염병 주식회사와 비교하면 질병 전염 속도가 현저히 차이 난다.
아무래도 빠른 정보 공유와 적절한 격리가 됐어도 사태가 이 정도로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이 때에 플레이하면 더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바로 Quarantine일 것 같다.
팬데믹(Pandemic)
팬데믹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 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을 뜻하는 말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소개할 보드게임 팬데믹 말고도 전염병 주식회사의 개발자가 모티브를 얻은 플래쉬 게임의 제목 또한 '팬데믹'일 정도로 비슷한 류의 게임의 제목에 자주 사용된다.
수 많은 팬데믹을 소재로 한 게임 중 소개할 게임은 국내에서는 코리아보드게임즈가 유통 중인 보드게임 '팬데믹'으로 이 게임은 기본 보드게임 말고도 시나리오를 강화한 일회용 보드 게임 '팬데믹 레거시', PC 버전, 모바일 버전 등 다양한 플랫폼과 방식으로 발전됐다.
이 게임은 유저들끼리 대전하는 것이 아닌 2-4명의 유저가 서로 협동하여 전세계에 창궐한 다양한 질병들의 치료제 4종을 완성해 함께 승리하는 협동 게임이다. 팬데믹에는 4개의 게임이 존재하며 각 전염병의 샘플 5종(같은 색 지역 카드 5장)을 모아 연구소에서 소모하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이 게임에는 다양한 전문가가 존재하는데 약을 개발하고 각 플레이어들의 이동 게이트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소를 쉽게 지을 수 있는 건축전문가, 다른 사람은 한 번의 액션 소모로 질병 토큰 하나만 제거할 수 있지만 한 번에 타일에 위치한 모든 질병 토큰을 소모할 수 있는 위생병, 플레이어 간 카드 거래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연구자 등 에디션 버전에 추가된 직업을 기준으로 7개의 다양한 직업이 등장한다.
플레이어는 이중 하나의 직업을 선택해 다른 플레이어와 협력해 질병을 퇴치하게 된다.
팬데믹의 질병 전파 속도는 쿼런틴 보다는 빠른 편이다. 시작할 때부터 질병 토큰 보유 수는 다르지만 9개의 지역이 질병 토큰을 보유한 채로 시작하고, 각 플레이어의 턴이 끝나면 감염 카드를 뒤집어 질병을 감염 시킨다.
이 때 하나의 타일에 보유한 동일 질병의 토큰 숫자가 3을 넘으면 연쇄 감염이 돼 도로가 연결된 주변국들로 질병 토큰이 퍼져나가 난이도가 상승한다.
플레이어들은 질병 감염 단계에서 놓아야하는 색깔의 질병 큐브가 모두 떨어지거나, 8번째 확산이 일어나고 보충 카드가 떨어지게 됐을 때 패배하게 된다.
플레이 타임은 일반적으로 약 45분 정도이며 게임 자체의 난이도가 높아 쉬움 조건으로 플레이 해도 클리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게임 숙련도를 요구하는 편이다.
한편 이 게임은 여러 개의 질병이 동시다발적으로 감염된다는 사실이 실제 우한 폐렴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 예상치 못한 국가에서의 감염 등 통제하기 힘들고 예상치 못한 일들의 발생 과정은 실제 상황과 비슷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많은 전염병 전문가들이 시간이 지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기세가 점차 꺾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그건 예상일 뿐이고 언제나 변수는 존재한다.
게임의 모든 상황을 현실에 대입하는 것은 금물이겠으나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변이, 가짜 뉴스의 등장, 인력 부족으로 격리 실패 등 예외의 상황이 등장했으며 이는 플레이 타임은 물론 게임 내 피해 증가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모든 질병은 발생 전에 예방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이런 전세계적인 질병을 만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의 승리를 위해 플레이어가 치밀하게 계산을 하고 플레이 하듯 정부와 관련 기관들, 그리고 개인 각자가 치밀한 대응으로 더 큰 피해를 막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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