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자 수 노출 '갤럭시 게임런처', 중소게임사들은 왜 난처해하나

게임 이용자 수 노출, 트렌드 반영 vs 유저 불안감 조장

등록일 2020년02월25일 09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 이용자 통계 자료를 제공하는 '갤럭시 게임런처'의 수치와 실제 게임의 이용자 수 사이의 차이가 커 게임사들이 유저 혼선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기기 '갤럭시' 시리즈의 서비스 '갤럭시 게임런처'는 게임의 이용자 수치를 나타내는 '갤럭시 게이머'의 통계 자료를 제공한다. 게임의 이용자 수치를 알려주는 'DAU(Daily Active User, 일간 순수 이용자)'는 게임사에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은 '갤럭시 게임런처'의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이 이용하는 게임의 유저 수를 파악하는 상황.

 

그러나 게임사는 이 통계가 조금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갤럭시 게임런처' 상에서 보여지는 이용자 수치와 실제 게임사가 파악하고 있는 수치 사이의 괴리가 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 게임을 이용하는 실제 유저 수와 갤럭시 게임런처 상에서 보여지는 통계는 약 5~6배 정도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며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즐기는 게임의 이용자 수가 점차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동요하는 경우도 많아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앱 플레이어 이용자 수 제외, 마켓 분리 등 실제 게임 이용자 수는 더 많다

 



 

'갤럭시 게임런처'에 대한 게임사의 입장은 대체로 비슷하다. '갤럭시 게임런처'를 통해 보여지는 이용자 수에 비해 실제 이용자 수가 더 많다는 것.

 

'갤럭시 게임런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기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게임을 즐기는가에 대한 정보를 1주일, 한달 단위로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에는 앱 마켓 별로 유저가 파편화된 것은 물론 모바일 앱 플레이어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실제 수치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게임사의 입장이다.

 



 

넥슨이 2월 4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게임 '카운터사이드'의 경우 '갤럭시 게임런처' 상에서는 지난 1주일 간 이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넥슨에 직접 취재한 결과 실제 이용자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갤럭시 게임런처에서 수치가 이렇게 나타난 이유는 약 1주일 전부터 '카운터사이드'에서는 앱 플레이어 최적화 작업이 완료되어 많은 이용자들이 앱 플레이어로 게임을 즐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마켓 별로 이용자가 파편화 되면서 실제 유저 수치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갤럭시 게임런처'가 제공하는 통계와 실제 이용자 수가 다른 이유 중 하나다. iOS 기반 기기에서는 애플 앱스토어로 마켓이 통합되어 있지만 AOS 기반 기기에서는 구글 플레이 이외에도 원스토어나 갤럭시 스토어를 통해서도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 서비스 버전의 파편화가 심한 편이다.

 






 

스마트조이가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 '라스트오리진'은 구글 플레이와 원스토어에서 모두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특히 대부분의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 임에도 마켓 측의 검열로 일러스트를 수정한 구글 플레이 버전과 달리 원스토어 버전에서는 초기에 기획한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의 일러스트를 그대로 서비스하고 있어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원스토어 버전을 통해 게임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갤럭시 게임런처' 상에서는 구글 플레이 버전과 원스토어 버전의 이용자 수를 별개로 집계하고 있다. 이에 '갤럭시 게임런처' 상에서 보여지는 게임 이용자 수는 구글 플레이 버전이 약 1000명 정도, 원스토어 버전은 약 1만 명 정도에 해당한다. 특히 장시간 반복 전투를 이용해야하는 게임 특성상 다수의 인원이 앱 플레이어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라스트 오리진'의 실제 게임 이용자 수는 '갤럭시 게임런처'에서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게임런처는 트렌드 전달을 위한 것, 수치보다는 동향에 주목해 달라

 



 

해당 내용에 대해 삼성전자 서비스 개발팀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기자가 문의한 결과, 삼성전자 서비스 개발팀 역시 '갤럭시 게임런처'가 실제 이용자 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수치보다는 트렌드를 반영한다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실제 유저에 비해 모수는 적지만, 게임 이용자의 증감 추세는 충실히 반영한다는 것.

 

삼성전자 서비스 개발팀 관계자는 "갤럭시 게임런처에서 제공하는 이용자 통계는 갤럭시 기기를 이용하고 게임런처에 정보 제공을 동의한 이용자의 정보만 집계할 수 있다"라며 "이에 통계 자료의 모수는 적더라도 이용자의 증감 추세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나온 '카운터사이드'의 사례처럼 최근 모바일 게임을 기기 대신 PC 앱 플레이어를 통해 즐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기기 내부에서만 수집한 자료가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하는가에 대해서는 좀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모바일 앱 플레이어 블루스택이 2017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블루스택 이용자 수는 25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고사양 게임이 늘어나고 장시간 플레이해야 하는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앱 플레이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블루스택을 비롯한 모바일 앱 플레이어의 이용자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보다 적은 이용자 수치에 게이머들 불안감도 가중, 이용자 통계에 대한 고민 필요해

 


 

정확한 이용자 수치보다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 '갤럭시 게임런처'가 이용자 통계를 제공하는 이유지만,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갤럭시 게임런처'의 이용자 통계가 자사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갤럭시 게임런처' 상에서 제공하는 통계 자료는 실제 게임 이용자 수와 큰 차이를 보이지만,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는 게임의 이용자 수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 보니 '갤럭시 게임런처'의 이용자 통계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이에 예상보다 적은 이용자 수치를 보여주는 게임이나 사용자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게임들이 소위 '망해가는 게임'이라는 첫인상을 주기 쉽다는 것이 게임사가 '갤럭시 게임런처'의 수치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특히 이용자 수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서브컬쳐 및 수집형 게임을 선호하는 게이머들이다. 이들은 게임을 함께 즐기는 이용자 커뮤니티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이용자 수가 적거나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표하는 것.

 

이용자 수가 급격하게 하락하거나 1만 명 이하의 이용자 수를 보이는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 게임런처'의 이용자 통계를 근거로 "게임이 상업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라는 식의 여론이 퍼지기도 한다.

 



 

이에 이용자 수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망해가는 게임'에서 상품을 구매하기를 꺼리는 등의 행보를 보이거나 신규 유저의 유입이 가로막히는 등 '갤럭시 게임런처'의 이용자 수 노출이 게임사에도 실질적인 손해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이용자 수가 백 명 단위까지 떨어지면 자신이 즐기는 게임의 서비스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게이머들의 혼선을 막기 위해서는 실제 이용자 수에 근접한 통계 자료를 제공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 이외의 기기는 물론 모바일 앱 플레이어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의 정보를 전부 수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이용자들의 게임 이용 내역을 확인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삼성전자 서비스 개발팀 관계자는 "이용자 통계 모수가 적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타 기기 및 앱 플레이어의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갤럭시 게임런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장려해 가능한 많은 수의 이용자 정보를 수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무엇보다도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정보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게임런처 상에서 보여지는 이용자 수에 비해 실제 게임사가 파악하고 있는 수치와는 5배 정도 차이가 있다"라며 "실제 DAU가 높더라도 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용자들도 불안해하기보다는 이용자 통계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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