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펄어비스 노동 실태 지적, 정의당 류호정 후보 주장... 기업정보 데이터로 살펴보니

등록일 2020년03월25일 16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24일 정의당과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논란이 된 펄어비스의 노동 실태를 지적하며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한 것이다.

 

이날 정의당 비례대표 1번 류호정 후보는 펄어비스의 현 재직자, 퇴사자에게 받은 제보를 토대로 권고사직이라는 이름의 부당해고, 재량근로제 도입, 권고사직자에 대한 복지 혜택 지속 등을 지적하며 고용노동부에게 펄어비스에 대한 근로 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류 후보의 행보에 의문을 품는 시각도 있다. 총선을 앞두고 대리 게임으로부터 시작된 비례대표 자격 논란을 돌파하고자 펄어비스를 '희생양', 이슈 돌리기용으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대리 게임 외에도 자신을 해고 노동자라 소개하는 것과 달리, 일각에서는 실제로는 권고사직으로 퇴사했고 2천만 원 이상의 퇴직 위로금까지 수령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바 있다.

 

프로젝트 드랍, 권고사직 형태의 해고 등 펄어비스를 둘러싼 논란을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데이터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의 '나이스평가정보' 기업정보 보고서와 기자회견 당시 공개된 것을 기반으로 했다.

 

우선 평균 근속 연수를 타 게임업계 회사들과 비교해봤다. 엔씨소프트(5.3년)와 넷마블(4.2년) 넥슨코리아(5.2년) 등 일명 '3N'이라 불리우는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긴 편에 속한다. 네오위즈(4.4년), 웹젠(4.3년) 등 중견 기업들도 4년 가량 된다.

 



 

이렇게 데이터를 놓고 보면 펄어비스의 평균 근속 연수가 비교적 짧게 느껴지지만 최근 몇 년새 펄어비스가 급속한 성장을 하며 인원을 늘렸고 안정적으로 게임을 장기간 서비스하고 있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검은사막 온라인 이전까지는 서비스하는 게임이 없었다는 점에서 다른 회사들과의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게임업계의 특성상 게임을 서비스 하지 않는 동안에는 자연히 직원들의 근속년수가 짧아 질 수 밖에 없다.

 

특히 펄어비스 측은 서비스 확장에 따라 2017년 공시 기준 대비 인원이 3배 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즉 이렇게 짧은 평균 근속 연수가 나온 것은 새로이 추가한 인원이 급증해 평균적으로 계산했을때 근속 연수가 짧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실력 있는 개발자들을 아낌 없이 스카우트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과 같이, 이제는 장기적으로 평균 근속 연수를 늘리기 위한 개선 방안과 사내 인사 정책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게임 기업들의 입,퇴사 비율 또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국내 게임업계의 퇴사율은 타 산업에 비해 낮은 편은 아니다. 앞서 살펴본 평균 근속 연수가 긴 엔씨소프트(16%), 넥슨코리아(18%)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나, 넷마블(34%)이나 펄어비스(34%) 등을 비롯해 20%를 넘는 곳이 대다수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펄어비스의 입사자는 433명, 퇴사자는 282명, 입퇴사 비율은 63.66%다. 입퇴사 비율로 따져보면 펄어비스의 해명에 무게가 조금 더 실린다. 이는 크래프톤(56.38%)이나 엔씨소프트(65.55%), 그라비티(62.30%)와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나 오히려 퇴사율이 높게 나타나는 곳도 있어, 입퇴사 비율 기준으로는 중간 정도로 볼 수 있다.

 

물론 비정규직 비율에 대해서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 엔씨소프트(3%), 넷마블(3%), NHN(2%) 등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10%를 넘지 않는 것과 달리, 펄어비스의 비정규직 비율은 26%다. 펄어비스 측은 국내 서비스를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를 한국에서 직접 운영하다 보니 인력 교체가 많은 로컬라이징 업무, QA 업무, 고객센터 업무 등에 기간제 근로자가 상당수 배치되어 있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고용 관련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펄어비스가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최고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평균 근속 연수 1.7년 하나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이를테면 타 회사보다 높게 나타나는 비정규직 비율의 이유, 단순 퇴사율이 아닌 입사자와 퇴사자를 동시에 고려한 입퇴사 비율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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