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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동의 없는 미성년자 게임 결제 환불 문제 많다... 국내와 해외의 법은 어떻게 다를까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제 3회 GSOK 포럼' 개최... 게임이용에 있어서의 청소년 보호정책 다뤄

등록일 2020년06월03일 09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미성년자가 부모 몰래 핸드폰이나 신용카드 등을 사용해 모바일 게임 상품을 결제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에 따른 법적 공방도 활발해진 가운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제 3회 GSOK 포럼'을 통해 게임이용에 있어서의 청소년 보호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6월 2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진행된 포럼에서는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모 동의 없는 미성년자들의 게임 비용 결제 및 환불 정책과 관련한 국내와 해외의 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한국자율정책기구 황성기 의장은 "청소년 보호에 대한 문제는 게임산업 태동기부터 논란이 된 바 있다"라며 "그러나 최근에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책임이 과도한 규제로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 보호와 게임 산업의 진흥이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법정 대리인의 동의 여부가 중요한 국내, 사업자와 부모 모두 주의 필요하다

 



 

국내 법률상 계약을 포함한 청소년의 법률 행위에 대해서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청소년의 보호를 위해 법에서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없는 청소년의 법률 행위에 대해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모의 허락 없이 부모의 휴대폰 계정이나 신용카드를 사용해 과금을 한 경우에는 부모가 이를 취소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순천향대학교 법학과 김상태 교수는 현행 청소년 보호법 상에서 청소년이 이를 악용, 사업자가 피해를 볼 여지가 많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없는 청소년의 법률 행위에 대해서는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만약 청소년이 부모의 명의나 신용카드 등을 사용해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는 것처럼 속일 경우에는 취소권의 행사가 제한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법정대리인의 동의 여부를 증명할 책임이 사업자에게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결제 대부분이 온라인 상에서 비대면 계약으로 진행되는 탓에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계약 당사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사업자는 결제를 진행하는 이용자가 제공하는 정보만 믿고 이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많은 사업자들이 '법정대리인 동의란'이나 '인적사항 기재',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김상태 교수는 사업자의 입장에서 더욱 강화된 결제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단순한 클릭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인정받기는 어려우며, 최근에는 자녀가 부모의 인적사항이나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을 익숙하게 알고 있는 만큼, 법정대리인의 실제 동의가 있었음을 입증할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것.

 

특히 사업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 여부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결제 절차를 복잡화할수록 잠재적인 결제 수익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는 점도 업계의 현실적인 문제다. 결제와 동시에 우편 또는 전화로 결제 사실에 대한 내용을 알리고 동의의사를 구할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 여부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지만, 결제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해져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규모가 작은 중소 업체의 입장에서는 청소년 결제를 위한 별도의 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상태 교수는 "애플의 경우 사기, 환불 남용, 속임수 등의 증거가 발견되면 환불 요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둬 부정한 환불 및 결제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국내에서도 표준화된 환불 기준 및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상품 유형 따라 환불 여부 나눈 EU, 부모가 청소년의 명의 도용 알고도 방치하면 환불 못 받는 독일

 



 

이어서는 강릉원주대학교 법학과 정신동 교수가 나서 EU(유럽 연합)과 독일에서의 온라인 게임 분야 미성년자 환불제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전했다.

 

먼저 EU의 경우 청소년에 대한 환불 제도의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없는 계약에 대한 문제는 각 회원국의 민법 문제로 본다는 것. 그 대신 B2C 결제에 있어서의 소비자보호에 대해서는 '소비자 철회권'이라는 항목을 통해 각 회원국에 일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EU 회원국에서 게임 상에서의 결제는 '디지털 콘텐츠 공급 계약'과 '디지털 서비스 계약'으로 구분되어 각기 다른 환불 정책이 적용된다. '디지털 콘텐츠 공급 계약'은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 구매 등의 상품이며, '디지털 서비스 계약'은 월정액, 시즌 패스, 이용권 등이 해당한다. '디지털 콘텐츠 공급 계약'은 사전동의 하에 공급이 개시된 즉시 철회권을 상실하지만, '디지털 서비스 계약'은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14일 이내에 철회가 가능하며 이용한 만큼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환불받게 된다.

 

한편, 독일에서는 미성년자의 행위 능력 제한 뿐만 아니라 계약의 대리 여부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부모의 동의 없이 미성년자가 부모 또는 타인의 계정으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정의 관리를 소홀히한 책임을 계정의 소유자에게 부여하는 것이 독일 법의 특징. 부모의 동의 없이 자녀가 부모의 계정으로 상품을 구매할 경우, 부모가 해당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다면 '묵인대리'로 간주되어 유효한 계약으로 인정된다. 해당 사실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주의를 기울여 문제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외관대리'로 보고 계약이 유효하다는 점은 국내의 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정신동 교수는 EU와 독일의 사례를 통해 국내에서도 디지털 콘텐츠의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환불 규정을 적용하고 계약의 대리행위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 환불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국내에서는 상품의 유형이나 대리행위에 관계 없이 법정대리인의 동의 여부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데, 게임과 관련된 상품의 복잡성이나 미성년자의 현실적인 결제 과정을 고려해 현실성 있는 환불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

 

정신동 교수는 "민법상 표현대리 규정이 반영된 환불기준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부모의 관리 책임 강화를 위해 대리권 수여 여부에 대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성균관대학교 인권센터 강지명 선임연구원과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송민수 법제연구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게임이용에 있어 청소년 보호정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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