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처음 출시된 뒤 '좀비', '파쿠르', '파밍'을 적절히 조합한 게임성이 호평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다잉 라이트'가 스위치로 나왔기에 플레이해 봤다.
1인칭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쳐 게임으로, 좀비가 창궐한 세상을 탐색해 장비를 갖추고 좀비와 대적하는 게임이다. 2022년 2월에는 속편인 '다잉 라이트 2 스테이 휴먼'이 발매될 예정.
'다잉 라이트 플래티넘 에디션'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스위치 버전을 플레이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들어가기 전, 그리고 퍼스트 임프레션
리뷰어는 좀비물에 내성이 낮은 편이다. 대략 괴악한 고함을 지르며 달려오는 좀비를 상대하다가 뒤에서 다른 좀비가 나타나면 살짝 패닉에 빠지는 타입이다. 급박한 상황이 벌어질 때 시야가 좁아지고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겠지만) 게임에 익숙해지면 시야가 넓어지면서 플레이가 편안해진다.
당연한 이야기이면서도 사람마다 편차가 조금 있을 텐데, 리뷰어는 긴장하면 목이 뻣뻣해지기 때문에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면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지는 편이다.
'다잉 라이트'는 그런, 육체적으로 힘들게 만드는 게임이었다. 대략 좀비가 우르르 쫒아오고 소리나면 포위되고, 가지고 있는 무기는 나무판자나 렌치 두어개인데 몇대 때리다보면 무기가 부서진다.
게임을 시작하고 좀비헌터(라는 뇌내설정)로 호기롭게 뛰쳐나갔지만, 고작 몇분 후에는 무서운 좀비들을 피해 지붕 위에서 방황하는 시민A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러스 엣지'와 '어쌔신크리드'의 중간 정도에 있는 파쿠르 게임, 편의성 부분은 아쉬워
순발력을 요구하는 게임을 할 때 리뷰어는 고생을 많이 하는 편이다. 모 암살자 게임의 파쿠르는 그럭저럭 할만했지만 애초에 그 게임은 파쿠르에 실패해서 떨어진다는 개념이 없는 게임이었기에 문제가 없었고... '미러스엣지' 같이 순발력과 정교한 조작이 동시에 필요한 게임은 10분 정도 해보고 빠르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잉 라이트'는 '미러스 엣지'와 '어쌔신크리드 신디케이트' 사이의 어디쯤으로 느껴졌다. 어쌔신크리드는 3인칭의 힘을 빌어 할 만 했지만 '미러스엣지'는 적응하지 못해 심한 멀미를 느꼈는데, '다잉 라이트'를 플레이하면서도 멀미를 꽤 했다.
인터페이스, 편의기능, 그래픽, 모션, 조작감 등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적응'이 필요하다. 특히 익숙해지기 전까지 조작감에는 고생을 좀 할 것이다.
리뷰어는 방송탑을 타는 퀘스트 도중 점프할 곳을 못 찾아 3번 떨어지고(낙사) 집라인에 자동 탑승되어 2번 내려온 시점에서 패드를 던질 뻔 했지만 모두가 어려워하는 것은 아니다. 적응의 문제일 것이다.
스위치의 A버튼을 꾹 누르면 주변을 탐색하는 파동(?)이 한번 스쳐지나 가는데, 이 게임에서 가장 친절한 부분이다. 탐색 가능한 부분을 체크해 주고 시체 위치도 찾아준다. 적이 나에게 주의를 집중하면 미니맵에 표시가 되는데 헬레이드 시 큰 도움이 되었다.
안전가옥 해방 기능은 있지만 빠른 이동 기능은 없고, 저장은 자동저장 지점(미션 목적 변경)을 지나가야 가능하다.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300미터 쯤 떨어진 건물에 가야하는데 바로 옆에 아까 열심히 열어 둔 안전가옥이 있지만 다시 걸어가면서 좀비를 피해 벽을 타야 한다니...
독특한 게임성과 확실한 폭력 묘사는 좋았어
편의성은 조금 아쉬웠지만 '다잉 라이트'가 상당히 독특한 위치의 게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1인칭 파밍형 오픈월드 좀비 서바이벌 파쿠르 코옵게임. 함께 할 친구들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시스템에 조금 익숙해지면 좀비는 동물원 여기저기를 천천히 배회하는 나무(?) 정도 느낌으로 전락하게 되는데, 대략 '좀비가 모여들면 버스 위로 올라가면 된다'고 인지한 시점부터는 좀비가 그리 무서운 존재가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근자감은 밤이 오기 전까지의 이야기로, 밤은 그야말로 그들의 시간이 된다.
밤이 되면 갑자기 잠입-스릴러-공포물로 장르가 바뀐다. 게이머는 안전가옥을 향해 도망치는 사냥감으로 전락하고 게임에 몰입했다면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의 생존자가 느낄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리뷰어도 열심히 도망쳐서 타워의 파란 불빛을 보는 순간 '안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폭력 묘사를 제대로 한다는 것도 언급해둬야 할 것 같다. 빨간색 등급분류가 붙은 성인용 게임이 확실히 맞다. 좀비의 목이 날아가고 세로로 이등분되고 허리가 잘리고 둔기에 척추가 꼬이고...
시체에 피는 또 많아서 전투가 끝난 뒤 상황은 그야말로 참상이다. 혼자 즐기기에는 특별히 문제가 없지만 거실에서 독모드로 즐기다가 애들이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혼자 화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휴대기기인 스위치판은 언제든 피와 폭력을 즐길 수 있어 '장점'이 된다. 다만 '다잉 라이트'를 즐긴다면 프로콘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편으로 이런 폭력 묘사는 그런 부분에 거부감이 있는 유저에게는 '다잉 라이트'에 쉽게 접근하기 힘들게 하는 요소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발매 임박한 속편에 대한 기대감은 확실히 키웠어
지금까지 게임 소개를 대부분 생략하고 느낌만 나열한 것 같은데, 사실 곧 2편이 나온다. 2022년 2월 예정으로, 공개된 영상을 봤을 때 1편과 상당히 비슷한 게임이 될 것 같다.
파밍요소가 들어가고 코옵 멀티플레이가 있는 게임이 대부분 그러하듯 게임이 일부의 하드코어 유저(수천 시간의 플레이타임을 자랑하는)와 대부분의 라이트유저로 나뉠 것인데, 이런 소위 '충성유저' 가 있는 게임의 후속작은 1편의 메인 요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편의성(훅이라던가) 과 액션연출 (추가무기, 추가액션 등) 만 추가되어도 좋은 평가가 보장될 것이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훅으로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벽타기로 돌아다니며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데, 제작진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는지가 예상이 되어 꽤 기대감이 커졌다.
리뷰어의 취향과는 조금 어긋나 있지만(특히 파밍 부분) 일단은 '기대 >> 우려' 상태로 기다리고 있다.
총평
멀미, 긴장, 잔인, 지옥의 조작감... 리뷰어는 본편에서 고통받다 도망쳐 헬레이드로 들어갔고 헬레이드를 클리어하고 나와 본편에 다시 도전했다. '다잉 라이트'의 미노타우르스는 '하X스'의 미노타우르스보다 더 어려웠던 것 같다.
튜토리얼을 끝내고 공격력 30짜리 몽둥이를 들고 벌벌 떨며 좀비가 세마리 이상 모일까봐 건물 위로 도망쳐 다니던 리뷰어는 헬레이드 후 공격력 790짜리 '멋-진' 칼을 들고 도로를 달리며 좀비무쌍을 찍는 아포칼립스 세상의 자유인으로 변모했다.
물론 그런 상태는 DLC템이지만 내구도가 있고 수리가 1회 한정이라는것을 확인할 때까지로, 그리 길지 않았지만...
'다잉 라이트'를 하고 있자니 약 25년 전 무렵 '쥬라기공원'이라는 머드게임을 하던 기억도 나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몰입감이 꽤 좋았고 여러가지 요소를 잘 버무려 꽤 할만한 게임으로 만든 제작사의 노고도 칭찬해 주고 싶다. 2015년에 나온 게임이 뒤늦게 이식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눈감아줄 수 있는 여지도 있고.
일단 파쿠르, 좀비, 파밍 세 단어를 모아놨을 때 괜찮아 보인다면? 꼭 해 보자. 1편은 대략 맛만 보고 2편을 기다려도 좋을 것이다.
1인칭 파쿠르 게임에 멀미가 있다면? 이건 아니다. 조용히 뒤로가기를 누르자.
좀비 게임은 다 괜찮다면? 낮에 실망하지 말고 밤의 하란 시티를 꼭 경험해 보자. '좀비가 너무 허접하잖아~' 라고 게임을 포기하는 것은 밤을 경험한 뒤에도 늦지 않을 것이다.
아포칼립스 세상을 방황하며 폐가를 뒤져 물자를 파밍하고 좀비를 사냥하는 무법자가 적성에 딱이라면? 주의하십시오, 플레이타임 2000시간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장르와 소재가 취향에 맞다면 인생게임이 될 수도 있는 게임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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