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신작 슈팅게임 ‘프로젝트D’의 첫 번째 알파테스트가 종료됐다.
장기간 국내 정상 자리를 지켜온 ‘서든어택’으로 대표되는 자회사 넥슨지티가 모든 노하우를 집약해 개발한 프로젝트D는 지속적으로 변하는 전장에서 8명의 요원을 조합해 5대5로 대결하는 슈팅 게임이다.
전통적인 폭파 미션을 기본으로 캐릭터가 가진 스킬, 변하는 환경을 이용하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되며 전통적인 밀리터리 게임에서 벗어난 독특한 게임 플레이 영상이 공개돼 일찌감치 FPS마니아들 사이에서 기대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된 프로젝트D의 첫 테스트에 참여하고 느낀 솔직한 테스트 후기를 적어봤다.
박종민 기자 - FPS의 정파도, 사파도 아닌 중도의 길을 선택한 용기를 칭찬하고 싶다
프로젝트D는 기자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높았던 타이틀이다. 관계자들은 이 게임이 다시 언급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겠지만 야심작이었던 전작이 각종 논란 속에 조기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타이틀인 만큼 내부에서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절차탁마의 자세로 준비한 게임이기 때문.
게임의 첫 인상은 한 마디로 ‘짬뽕’ 같았다고 할 수 있겠다. 게임의 트레일러 영상도, 소개 자료도 꼼꼼히 훑어봐서 게임의 대략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있었음에도 역시 직접 첫 게임을 즐겨보니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기존 슈팅 게임들의 핵심 시스템을 차용했다는 느낌 그 이상을 받기 힘들었다. 좋게 표현하면 기존 슈팅게임에서 경험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인 게임이고 반대로 표현한다면 발전 가능성이라곤 느껴볼 수 없는 현실 안주형 게임이고 볼 수 있다.
서든어택으로 다져진 내공이 있는 만큼 전투 시스템은 상당히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첫 테스트인만큼 버그나 밸런스 같은 세세한 것은 뒤로하고 쏘고 맞춘다는 기본적인 시스템은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 3인칭 시점에서 오는 지향사격과 조준사격의 감각에만 익숙해진다면 큰 문제가 없이 게임에 적응할 수 있었다.
자기장의 모양이 게임 마다 달라진다거나, 시야와 소리가 차단되는 외부 환경요소, 여기에 치열한 격전을 이어나갈 때 맵 구조가 통째로 바뀌는 등 맵을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한 것도 만족스럽다. 개개인의 기량의 한계를 전략적인 플레이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덕분에 FPS게임의 고질적인 병폐인 스나이퍼 대결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점도 이 게임의 플러스 요소다.
여러 가지 규칙이 반영된 프로젝트D의 플레이를 하면서 느낀 부분은 캐릭터의 스킬이 무엇이든, 환경적인 요소가 어떻게 바뀌던 바로 유저 본인이 총을 쏴서 이길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이다.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 스킬 시스템, 환경 변화가 분명 게임의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요소로 적지 않는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들이 게임에 결정타가 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슈팅과 스킬, 환경 요소의 미묘한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것이 프로젝트D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저 개개인의 실력 편차도 있는 만큼 어느 것이 정답이냐를 결정짓는 것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보이지 않는 작은 디테일들을 얼마나 깔끔하게 게임 내 녹여내느냐가 승부수.
완벽한 슈팅 베이스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킬이나 환경 요소가 중요한 게임이 아닌 완벽한 중간점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D의 여정은 꽤나 험난해 보인다. 부디 다음 테스트에서는 지금보다 더 만족스러운 퀄리티의 게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경원철 기자 - 어디서 본 것 같지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퀄리티는 아니다
국내 PC방 점유율을 보면 서든어택과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가 오랫동안 10위권 이내를 유지하며 슈팅 게임 장르를 지배하고 있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슈팅 게임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기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넥슨지티에서 출시 예정인 ‘프로젝트 D’는 많은 게이머들의 이목이 집중된 게임이다.
‘프로젝트 D’를 직접 즐겨보니 배틀그라운드의 자기장과 콜 오브 듀티의 총기 파츠 시스템 등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슈팅 게임들의 핵심 시스템이 많이 반영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 때문에 게임이 진부하진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게임을 계속해서 즐겨보니 이러한 많은 요소들이 난잡하지 않고, 적절하게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기장의 경우 넓은 삼인칭 시야 때문에 대치 상황이 길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줬으며 캐릭터의 스킬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사용될 뿐 게임의 판도를 바꿀 정도는 아닐 정도로 변수 창출에만 목적을 두고 있었다. 때문에 다양한 요소들을 원하지 않는 정통 슈팅 게임 유저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어 보였다.
현재 ‘프로젝트 D’는 알파 테스트 단계이지만 기관총의 집탄률이 낮고 수류탄의 의존도가 높은 게임 플레이, 프레임 드롭과 근접 공격 모션이 다소 부자연스러운 것을 제외하면 치명적이라고 지적할 만한 사항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게임의 완성도가 높다고 보여진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라운드 종료 후에 이동 동선을 보여주는 일종의 리플레이 시스템이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의 플레이를 보고 같은 팀이나 유저들이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슈팅 게임의 출시를 기다린 유저들에게 ‘프로젝트 D’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기존 정통 슈팅 게임에 질린 유저들에게는 충분히 추천할 수 있는 매력적인 게임임에는 분명하다. 지금은 폭탄 미션뿐이지만 후에 다양한 미션이 추가되고, 최적화 문제와 어색한 모션을 수정한다면 충분히 흥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렬 기자 - 직접 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프로젝트 D'의 맛있는 '짬뽕' 같은 재미를
우선 전체적인 완성도가 상당히 뛰어나다고 평하고 싶다. 반동 조절 등의 슈팅은 너무 어렵지도, 또 너무 쉽지도 않게 적당한 수준이다. 특히나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대중화된 TPS를 채택해 대중성도 확보했다.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가볍고 경쾌하며, 파쿠르 액션이나 점프 등의 조작에서도 조작감이 거슬린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게임의 룰은 공격 팀과 수비 팀으로 나뉘어 수행하는 '폭파 미션'만 준비되어 있는데, 이 또한 이미 오래 전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서든어택' 등의 대중적인 인기를 끈 슈팅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쉽고 빠르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에이펙스 레전드'의 핑 시스템과 집라인(ZipLine), '배틀그라운드'와 '레인보우식스 시즈'의 총기 파츠 시스템,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라운드 별 자금 관리 전략, '배틀그라운드'의 점차 조여오는 '블루존' 등 다양한 게임들에서 시스템을 따 왔는데, 각 게임들의 좋은 점을 잘 버무려 성공적으로 완성시켰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자금 관리와 공격 및 수비 루트에 대한 전략 전술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혼자 게임을 할 때는 잘 체감이 되지 않지만, 아는 사람들과 '디스코드' 등의 음성 채팅을 하며 이러한 전략 전술을 유념하고 게임을 즐기면 완전히 다른 느낌의 감각을 느껴볼 수 있다. 흡사 '배틀그라운드'에서 '솔로'만 하던 사람이 '스쿼드'를 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이라고 해야겠다.
자금 관리는 이미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절부터 상당히 유서 깊은 실력 판단의 척도 중 하나다. 라운드마다 주어지는 자금을 어떻게 분배해 장비를 갖춰 나갈 것인지 판단하는 재미가 있으며, 팀원과 자금을 나눠 부족한 아이템을 갖추거나 화기 등 팀의 공유 레벨을 투자하는 등의 전략적인 플레이도 인상 깊다. 만약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발로란트'의 플레이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다면 개념을 숙지해 유리하게 게임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공격, 방어 시에 매달리기 등의 파쿠르 액션을 통해 다양한 루트를 개척하고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테스트 초반에는 단순히 주어진 맵 중심으로 교전이 벌어졌다면, 중후반부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장소에서 파쿠르를 활용해 불리한 상황에서 역전하거나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성공시키는 등의 상황을 자주 경험할 수 있었다. 솔로 플레이가 아닌 파티 플레이에서 이러한 플레이의 강점과 재미는 더욱 두드러진다.
다만 어느 슈팅 게임이 그렇지 않겠냐만은, 이렇게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게임에서는 더더욱 진입장벽이 높아지기 마련이라 다소 우려스럽다. 물론 슈팅 자체에서의 감각이나 난이도는 평균적이고 '레인보우식스 시즈' 급으로 익히고 외워야 하는 것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활용되는 우회 경로나 지름길 등의 맵 숙지부터 각 캐릭터들의 능력, 자금 관리 전략, 모래 폭풍이나 지형 변화 등의 변수 등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처음에는 애를 먹을 수도 있겠다. 면밀하게 구분되는 MMR과 캐릭터 밸런스, 맵 밸런스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CBT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다. 넥슨지티가 전작의 실패 이후 진짜 작정하고 절치부심해 준비한 타이틀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나 '프로젝트 HP' 등의 타이틀이 공개된 이후 최근 넥슨에 대한 이용자들의 평가가 예전보다는 날이 조금 무뎌졌다는 느낌을 받는데, '프로젝트 D' 또한 이러한 이용자들의 호평에 누가 되지 않는 멋진 게임으로 완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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