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유일 아카데미 공인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국내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에게 세계의 우수한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창작자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BIAF) 개최가 임박했다. BIAF 2024는 10월 25일 개막해 29일까지 열린다.
2024년 BIAF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국산 애니메이션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점과 고전 걸작 애니메이션들을 극장에서 볼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부분이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국산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에 일본의 최신 작품들이 망라되며 아시아 작품이 전체의 과반수가 되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BIAF 2024 개막에 앞서 김성일 수석 프로그래머를 만나 올해의 테마와 주목할 만한 작품들에 대해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성일 프로그래머와 나눈 대화를 옮겨 본다.
BIAF2024의 테마는 '노스탤지어'
이혁진 기자: BIAF 2024의 핵심 테마는 무엇인가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 노스탤지어, 혹은 순수함. 지금은 AI 시대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AI를 활용한, 그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꽤 많은 퍼센티지를 하든, 아니든, 애니메이션이 셀 애니메이션 시대의 손 그림의 매력을 재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요.
문예 사조사에서 새로운 장르가 등장할 때마다 고전에서 답을 찾는 것처럼, 뭔가 클래식 작품에서 순수성을 발견하고자 했어요. 도쿄에서 토미노 요시유키, 오토모 가츠히로를 만난 다음부터 그 동경이 시작되었고, 서울에서 오시이 마모루, 그리고 프랑스 안시에서 마츠모토 레이지 감독을 만났는데 그들에게 공통으로 느껴지는 게 바로 순수한 에너지였다고 생하거든요. 특별전도 이 느낌에서 출발했습니다.
지금까지 BIAF와 다른, 올해 눈여겨볼만한 점은 어떤 부분인가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아시아의 각성. 일단 올해 장편에선 12편의 작품 중에서 아시아 작품을 7편을 선정했고요. 특히 한국 작품 '연의 편지'를 개막작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아가미'까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2편이 경쟁에 올랐습니다. '아가미'는 11월 도쿄국제영화제에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선정이 되어, BIAF 후에 애니메이션(아니메)의 일본, 도쿄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이 프리미어 상영을 하는 것도 새로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한국 작품이 개막작으로 상영되는 것이 처음이라는 점이 조금 놀랍네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연의 편지'는 그 동안의 기대와 기다림을 충분히 채워주는 작품이라, 개막작 선정은 망설임이 없었고요. 악뮤 수현이 들려주는 ‘소리’가 올해의 테마 순수함하고도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입니다. 목소리를 찾아가는 연습 기간이 길었고, 처음 주연을 맡은 만큼, 그 설렘이 잘 녹아 있는 느낌이었으니까요.
올해 BIAF에서 추천하실 만한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연의 편지'부터 '후레루'까지 공들인 작품이 가득하지만, 올해 칸영화제 선정작 4편 '사일렉스 앤 더 시티 더 무비', '인투 더 원더우즈', '내 이름은 케리아', '정원의 보트'는 국내 소개가 힘든 작품들이라 추천하고요. 안시 장편 대상 '달팽이의 회고록'은 꼭 보셨으면 합니다. 작년 '로봇 드림'처럼 내년 아카데미 장편 후보에 오를 것 같아요.
그리고 '아노하나'의 제작진이 선보이는 '후레루'는 나가이 타츠유키, 오카다 마리, 타나가 마사요시 세분이 모두 첫 한국 방문이 성사되었고, 순수한 오리지널 극장판(시리즈물에서 파생한 것이 아닌) 이라 더욱 높게 평가하고픈 작품입니다.
아카데미 출품이 가능한 BIAF 단편은 특별하기도 하고, 다른 곳에선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인데 정유미 감독 '파라노이드 키드'와 픽사 애니메이터 마샤 엘스워스의 '인연의 끝' 2편은 BIAF에서 세계 최초 공개 작품이라,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 일본, 서구권 애니메이션 두루 즐겨보길
카와모리 감독님이 다시 내한하신다는 소식도 반가웠습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올해 '마크로스 델타' 극장판으로 다시 뵙게 되어 저도 기쁩니다. 해외 출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BIAF 방문이 확정되었고, 도쿄로 복귀가 아닌 바로 이탈리아로 떠나는 여정이라,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팬들을 기억해 주셔서 2024년도 성사되었습니다.
10월 10일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의 디바 '린 민메이' 생일 카드를 봤는데, 이 기념비적인 극장판도 언젠가 극장에서 만나게 되지 않을까요.
심사위원 명단을 보니 이우혁 작가, 김하루 성우, 윤상 감독, 러블리즈 류수정도 눈에 띄더군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네, 계속 새로운 분들을 애니메이션 세계로 초청하고 싶어서요. 이미 그 안으로 들어와 있기도 하고요. 보다 새로운 분들을 심사위원 선정하고 있는데. ‘연결고리’로서 애니메이션 장르는 한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순수의 시대 SF 특별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셔야죠
김성일 프로그래머: 앞서 만난 '아키라' 오토모 가츠히로, '기동전사 건담' 토미노 요시유키, '왕립우주군' 야마가 히로유키, 사다모토 요시유키, '공각기동대' 오시이 마모루 감독들을 소개했는데요.
이 중 오토모 가츠히로를 빼곤 모두 부천을 방문한 인연이 있고, 마침 새로운 4K 상영본이 나와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상영이 있었어요. 당연히 BIAF에서도 다른 특별전을 미뤄두고, 순식간에 결정했어요. 얼마 전에 4K 상영본과 4K 상영으로 인한 큰 혼선이 생겼었는데, 지금 4K 상영본을 입수한 회사들이, BIAF 사례를 참고하고 있어 당분간 4K 상영 문제는 개봉 극장 정하는 데 있어, 계속 불거질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부천시청 상영관에 대한 거부반응들이 보이는데, 또 다른 행사인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및 폐막작을 상영하는 곳이라, 좌석 및 DCP 상영 디지털 시스템이 가장 빠르게 교체, 업데이트 되었다는 것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에게 BIAF2024에 대해 이러한 부분을 기대해 주면 좋겠다는 추천사를 정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걸즈 밴드 크라이'는 토에이 에니메이션에서 나서서 상영 추진 및 상영 소스를 준비했고요. 초청 관련해선 성우 모두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올해는 예산문제로 조기에 포기했어요. 토에이에서 한국 관객 반응을 체크하고 있고, 결과가 좋으면, 빠른 시일 내 성우 공연도 한국에서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라페지움'은 특별히 김윤하 음악평론가를 스페셜 게스트로 초청, 상영과 함께 스페셜 토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원작자 타카야마 카즈미의 소설 '트라페지움'을 이벤트 제공할 예정이라서 많이 스페셜토크를 찾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특히 관심이 모입니다만, 아무쪼록 한국과 유럽의 작품도 골고루 즐기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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