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초대형 미디어그룹 카도카와쇼텐(角川書店)의 국내진출이 가시화됐다.
복수의 출판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카도카와쇼텐은 최근 합작법인을 설립할 한국 업체 선정을 마무리짓고 구체적인 한국 진출 작업을 시작했다.
카도카와쇼텐은 영화,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방면에서 활약중인 거대 미디어그룹으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해 산하에 아스키 미디어웍스, 엔터브레인, 후지미쇼보, 미디어팩토리 등을 거느리고 있다. 뉴타입, 패미통 등의 유명 잡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신 로도스도전기' 등의 판타지소설부터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어나더' 등 세계적으로 히트한 라이트노벨, 호러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인기작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라이트노벨의 경우 일본 시장의 90%를 장악한 상태로, 국내 라이트노벨 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카도카와쇼텐은 2013년, 국내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해 합작법인을 설립할 업체 선정을 시작했고 2013년 8월 경에는 5개 이상의 국내 출판사의 실사를 진행했으며 최종 후보로 2개 사를 선정해 심사를 진행했다.
당초 카도카와쇼텐은 직접 진출해 단독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한국의 법, 제도에 맞추기 위해 한국업체와의 합작 쪽으로 돌아섰다.
카도카와쇼텐은 국내에서 자사가 보유한 잡지를 발행할 계획도 갖고 있었지만, 2008년 발효된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외국정부 또는 외국의 법인이나 단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그 대표자로 되어 있는 법인 또는 단체 ▲외국인 또는 외국의 법인이나 단체가 100분의 50 이상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법인이나 단체는 정기간행물을 발행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에 따라, 결국 카도카와쇼텐은 한국의 협력업체와 지분을 나눠갖는 형태로, 합작법인을 통해 한국에 진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출판업계에서는 현재 복수의 출판사에서 내고 있는 카도카와 계열 작품들의 판권이 회수된다는 루머가 도는 등 동요가 있었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구체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도카와는 국내 진출 후 라이트노벨은 물론 자사가 보유한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게임 등 다방면의 잡지, 도서를 발간하며 우선 출판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 게임 등에 대해서는 당장 사업을 전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도카와쇼텐이 국내 진출을 타진하자, 이에 대비해 국내 출판사들은 일본 내 다른 출판사의 작품들로 수입 경로를 넓히고, 한국 라이트노벨 발굴에 힘을 기울이는 등 준비를 해 왔다. 하지만 카도카와쇼텐의 영향력이 워낙 커 국내 라이트노벨 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A출판사 마케팅 담당자는 "카도카와가 들어와도 판권을 회수하거나 하는 극단적 선택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며 당장 급격한 변화가 찾아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히려 카도카와가 한국에서 사업을 제대로 하려 한다면 그 때 국내 출판사들의 위기가 올 것"이라 진단했다.
이어서 "가령 카도카와가 들어와 국내 작가들에게 히다리, 키시다 메루와 같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를 붙여주고, 애니메이션 제작도 추진한다고 한다면 카도카와로 책을 내고 싶어하지 않을 작가가 있을지 의문"이라 말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국내 B출판사 사업 담당자는 "국내 라이트노벨 시장 자체가 한계라고 보고 있어 카도카와가 설령 판권을 회수해 통합브랜드를 세워도 큰 영향이 있을 것 같진 않다"며 "서브컬쳐가 발달한 일본에는 라이트노벨 외에도 좋은 상품이 많으며 향후 그런 것들을 발굴하는 한편 국산 콘텐츠를 키워나가는 것도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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