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미지 출처 KTV 생중계 방송중 일부)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의 강신철 대표가 정부 관계부처에 "과도한 규제를 줄이고 게임산업의 진흥을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네오플 강신철 대표는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이하 규제개혁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20일 진행된 이날 규제개혁회의는 당초 민간 참여자 4~5명과 관계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개혁의지를 좀 더 확실히 밝힐 수 있는 방식으로 회의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일정이 3일 연기되고 민간 참여도 대폭 확대됐다.
이번 회의 연기로 인해 민간인 참여자는 50여명으로 약 10배가 늘었으며 모든 부처의 장관과 대기업 및 중견, 중소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해 '민관합동'이라는 모양새를 제대로 갖추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규제개혁에 방점을 두는 것은 그게 곧 일자리 창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우리경제가 다시부흥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의 동력에 다시 불을 붙이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대의 과제다. 그러나 정부가 모두를 할 수 없다. 민간기업이 활기를 되찾고 각계각처에서 새로운 투자와 도전에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라며, 점검회의의 의미를 밝혔다.
이어서 “역대 정권들이 모두 규제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시대에 낡은 규제, 여러 부처가 얽혀있는 규제 문제가 있다. OECD 33개 나라 중 규제강도가 심해 국제적으로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국민들은 에로부터 진취적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길 좋아했다. 좋은 규제는 개선하고 나쁜 규제는 뿌리 뽑는 규제 합리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 규제개혁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와 성과가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발언자와 답변자의 이야기를 모두 듣는 ‘끝장토론’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1세션 ‘규제, 무엇이 문제인가?’와 각 분야의 규제를 어떻게 개혁할지를 논의한 2세션 '규제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로 나누어 진행됐다.
네오플 강신철 대표
게임계 대표 토론자로 참여한 네오플 강신철 대표는 2세션에서 "게임은 현재 규제일변도의 정책으로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산업생태계는 이미 탄력을 잃었으며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이 외산게임으로 점령당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 규제의 도화선이 된 '셧다운제'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각종 규제들이 게임사의 목줄을 죄고 있다"고 현 게임산업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이 효율적이지 못한 과도한 규제로 규제 종주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최근 황우여 원내대표의 게임은 마약이라는 발언으로 개발자들의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다. 게임산업은 대한민국 IT산업을 견인할 사업이자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대표산업이다. 규제일변도의 정책 그림이 진흥으로 바뀔 수 있도록 무분별한 규제의 주무부처를 통합하고 현재 예정되어 있는 규제안들의 입법에 대해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것인지를 확인해줬으면 좋겠다. 우리 기업들 스스로도 올바른 게임시장을 조성하고 국가 이미지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셧다운제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조윤선 장관은 "셧다운제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됐다. 2010년 게임중독을 꾸짖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했다는 청소년의 기사 등 게임으로 일어나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일련의 사건들을 봤을 때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 2년 동안 게임셧다운제가 시행되면서 게임업계가 98.9%의 참여율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는데 학부모의 입장으에서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이 제도가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전반적인 예방효과는 얼마나 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축적된 데이터가 많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언급할 수는 없다. 셧다운제를 겪어보았던 세대와 겪어보지 않았던 세대와의 차이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년간의 결과를 지켜보면 심야시간에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약 62%의 청소년들이 저녁시간으로 앞당겨 게임을 즐기는 효과가 있었다.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목적이 숭고하기 때문에 이 규제는 해야만 한다는 것이 아닌 만큼 문체부와 산업계, 학계, 중독치유 전문가들이 모여 게임이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평소 '게임 4대 중독법' 폐지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여온 문화체육관광부 유진룡 장관은 "조윤선 장관의 말은 곧 (셧다운제)규제를 폐지하겠다는 말로 받아들여도 되겠냐”며 조 장관에게 되물어 관심을 모았다.
한편, 정부는 성공적인 규제개혁을 위해 규제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중앙정보부처별 실시간 규제현황 및 자치단체규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규제정보포털(http://www.better.go.kr)’을 다음 달까지 개편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