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진짜 사회생활 판타지 액션 '치고박고 무한상사'

과연 진짜 스트레스가 타파되는 게임일까

등록일 2014년05월08일 11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최근 출시된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2주일 간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4월 마지막 주에 출시 된 모바일게임은 다음과 같다.


 
피닉스 게임즈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치고박고 무한상사 for kakao'(이하 무한상사)는 '전국민 스트레스를 타파한다'라는 콘셉트의 격투액션 RPG다. 주변에서 흔히 겪는 사회생활에 대한 풍자가 특징이며 이를 반영한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대전을 펼칠 수 있다.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가능한 단순한 조작을 통해 화려한 필살기와 액션을 즐길 수 있는 무한상사를 이번 돌직구로 선정해 얼마나 스트레스가 풀리는지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확인해봤다.


문재희 기자
무한상사는 상당히 단순한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으로, 목적도 없이 뜬구름만 잡는 판타지 RPG 보다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와 출퇴근길 지하철, 마트, 골목길 등 친근한 스테이지 구성이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으리라 본다.
 
스마트폰으로 이식되거나 출시된 대부분의 격투 게임들은 기존의 버튼 조작 방식마저 그대로 가져온 경우가 많아, 터치스크린의 평평한 화면을 누르는 건지 문지르는 건지 알 수 없다는 느낌이 컸다. 그러나 무한상사의 공격과 방어로 양분된 화면 조작 방식은 단순하고 명쾌하여 터치스크린 기기에도 적합하다. 방향키와 각기 다른 버튼의 조합으로 이뤄졌던 격투 게임의 스킬과 필살기도 터치 한 번이면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원터치에, 방향키도 없는 이토록 단순한 격투 게임에 자동전투 기능까지 있다는 데에 약간 의아함이 들었고 이 게임의 재미가 딱히 '격투'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 곳곳에 들어간 패러디 요소들은 무한상사의 정체성이자 가장 큰 매력인데, 마냥 편하게 웃을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더 높은 등급의, 더 좋은 능력의 사원을 얻기 위해서는 '스카우트'(뽑기)해오거나 '환생'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은 제법 씁쓸하다. 결국 이번 생에 이 캐릭터로는 안되고, 돈으로 다 되고, 운 좋은 게 최고라니... 현실을 반영해도 너무 했다.

또 한편으로는 어떤 이유든 마음에 안 들어서 때리던 캐릭터를 내가 다시 데려와 사용하고 있는데 유저들은 여기서 위화감을 느껴야 하지 않나 의문이 남는다.

한줄평: 이 게임이 의도하는 것이 과연 해학인지 풍자인지 모르겠지만 어설픈 풍자로는 스트레스가 영 쉽게 풀리지 않는다.




박종민 기자

너도나도 미드코어 RPG를 선보이는 요즘, 오랜만에 단순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등장했다. 무한상사는 '스트레스 제로'를 외치며 출시된 게임이다. 복잡하지도 않다. 공격과 방어 상황에 맞춰 필살기를 사용하면 끝이다.

단순한 것 같은 이 게임에 생명을 불어넣어준 것은 바로 다양한 캐릭터다. 사회에서 문제가 되었거나 이슈가 되었던 여러 인물들이 풍자되어 등장하는데 그들이 사용하는 스킬 역시 캐릭터에 어울리도록 갖춰져 게임에 재미를 더한다. 풍자 당하는 당사자 입장에선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흡입력 있는 캐릭터와 '치고박고' 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한 무한상사, 단순해서 즐거운 게임도 반복되면 지루한 만큼 유저들을 계속해서 끌어당길 자석과 같은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줄평: 스트레스를 파괴본능으로 없애는 게임, 근데 파괴본능이 생기지 않는다




신은서 기자

무한상사는 '스트레스 타파'를 슬로건을 걸고 나온 만큼 단순한 조작이 돋보이는 게임이었다. 사실 조작이라고 할 것도 없이 오른쪽 화면만 누르고 있다가 맞으면 스킬을 사용해 반격하고 다시 오른쪽 화면만 누르면 될 정도로 쉽다.

이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이 게임을 즐긴 기자는 '대체 이게 왜 스트레스 타파'인지 알지 못하겠다. 핸드폰을 두드리는 재미를 통해 쾌감이나 타격감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누르기만 하면 되는 전투에 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인지, 유저가 '그저 두들겨 맞는 상대를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타파인건가'라고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했다. 

한편, '명랑스포츠'를 플레이 해 본 기자가 무한상사는 명랑스포츠 복싱 미니게임에서 열심히 패던 상대들을 이 게임에서도 맞는 역할로 데려와 콜라보레이션을 잘한 게임이며, 전작에서도 돋보였던 패러디를 통한 개그코드가 이번 작에서도 돋보인 듯 싶다.

한줄평: 액션을 통한 스트레스 타파를 외쳤지만 타격감은 어디에?




이혁진 기자

기레기, 된장녀, 집주인, 사장.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을 마구 패버리는 게임이다. 단순한 조작에 화려한 이펙트로 무장하고 누구나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두들겨 패라는 단순명쾌한 메시지를 전한다.

가장 먼저 소재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기레기를 두들겨 패고, 된장녀를 두들겨 패고, 집주인을 두들겨 패다가 게임이 끝난다. 백수에서 시작해 사람들을 많이 때리면 알바로, 인턴으로, 정사원으로 레벨 업하는 구조도 불편하다.

물론 이런 부분을 속 시원하게 생각하는 유저도 있을 것이고, 구글 플레이 20위 권에 안착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으니 그런 유저가 더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자와는 맞지 않았다.

이펙트가 쓸 데 없이 화려해 단순한 게임임에도 배터리가 LTE급으로 줄어드는 점도 의문이다. 플레이 하면서 계속 '왜 이렇게 했을까', '왜 이렇지'라는 의문이 생기는 게임이었다.
 
인터넷 상에서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몬스터로 등장시킨다는 발상은 양날의 칼이라고 생각한다. 웃음을 줄 수도 있지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별점을 매긴다면 5개 만점에 2개를 주고 싶다.

한줄평: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바로 그 게임을 삭제할 때이다




종합

무한상사는 단순한 조작만으로도 격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게임 방식에 직장인은 물론 현대인이라면 쉽게 접했을 법한 상황과 그에 따른 인물들의 패러디를 더했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던 주변 사람들을 대전 캐릭터로 두고 마음껏 때릴 수 있는 이른 바 '스트레스 타파' 게임이다.

무한상사는 공격과 방어, 캐릭터 별로 보유한 스킬 몇 가지가 전부이기 때문에 격투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지극히 단순해서, 빠른 상황 판단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기존 격투 게임과는 거리가 멀지만 곧 이 점이 무한상사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플레이 방식에서 모바일게임 특유의 캐주얼함을 잘 유지한 데 비해, 최적화가 안되어 있어 게임을 장시간 구동하기 힘들다는 점은 아쉽다.

또한 등장인물들을 유형화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직업이나 직위로 특징 지을 수 있는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특징만이 강조된 캐릭터가 대다수다. 대상을 풍자하는 것이 아닌 폄하하고 비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할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풍자를 표방하며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는 핑계로 그릇된 가치를 재생산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힘들다. 이 같은 무차별한 화풀이에 비해 오히려 유저가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는 대상(등록금, 야근 등)을 스스로 선정해 두고 마구 난타하는 막간의 미니게임 쪽이 더 낫다.
 
'모두 까기'식의 논리로 만사를 비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보다 게임 플레이 자체가 주는 쾌감에 더 중심을 두는 편이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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