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매장 리포트]"2014 하반기, 한글화 타이틀 너무 많아 걱정"

등록일 2014년06월30일 15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글화 발매된 '페어리펜서F' 발매일, 게임을 사러 아침 일찍 매장을 찾은 게이머가 페어리펜서F를 구입하고 있다

2014년 하반기, 한글화 발매가 확정된 콘솔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에서만 10여종에 이른다. 닌텐도, Xbox One까지 고려하면 숫자는 훨씬 많아진다. 게이머들에겐 행복한 선택의 시간이 왔지만, 이 때문에 한글화를 돌파구로 삼으려던 콘솔 게임 퍼블리셔들에겐 비상이 걸렸다.

플레이스테이션3과 Xbox360 시절에는 콘솔 시장이 침체되며 한글화 타이틀이 거의 나오지 않는 시기가 이어졌다. 한동안 '한글화'는 많은 게이머들에게 타이틀 구매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퍼블리셔들이 비주류 장르의 작품이나 마니악한 게임이라도 한글화되어 나오면 어느 정도 판매량이 보장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예전에는 해외의 대형 게임업체들이 시장논리로 로컬라이제이션 여부를 결정해온 탓에 한국의 콘솔 게임시장 규모에서 한글화 발매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플랫폼 홀더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한글화 타이틀을 많이 낼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 단위에서 계약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 하에 H2, 인트라게임즈, CFK 등 국내 퍼블리셔들은 로컬라이제이션을 비교적 관대하게 허가해 줄 업체를 찾아 나서 외국의 중소 개발사들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반면 거래처를 쉽게 바꾸지 않는 외국 대형 업체들과도 신뢰를 쌓아 한글화 발매 타이틀을 점차 늘려 갔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거둬 2014년 하반기에는 한글화 타이틀이 쏟아지게(?) 됐다. 인트라게임즈가 '어쌔신크리드', '파크라이' 등 유비소프트의 타이틀에 다른 업체들의 비공개 타이틀 몇 가지를 한글화 작업 중이며,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도 '프리덤 워즈', '내 시체를 넘어서 가라2', '영웅전설: 섬의 궤적2'를 포함한 5종 이상의 한글화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다.


오랫동안 유저들의 비난의 대상이다 한글화 타이틀을 연이어 내놓으며 칭송의 대상이 된 디지털터치는 '슈타인즈게이트' 시리즈 3편에 이어 '로보틱스노츠: 엘리트' 한글화 발매를 확정지었으며, 추가로 복수의 타이틀에 대해 한글화 발매를 검토 중이다.

CFK와 H2 역시 2014년 하반기에 2종 이상의 한글화 타이틀을 낼 계획이다.

3DS와 Xbox One까지 포함하면 역대 가장 많은 한글화 타이틀이 쏟아지는 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각 퍼블리셔들에겐 비상이 걸렸다. 같은 달에 복수의 한글화 타이틀이 나올 경우 한글화 출시로 예상했던 기대치만큼의 판매량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한 달에만 두 개의 한글화 타이틀을 발매한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다수 한글화 타이틀을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게이머가 많았다"며 "앞으로 발매 일정을 더 신중하게 잡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A퍼블리셔 관계자는 "한국 게이머들이 예상하지 못한 타이틀을 한글화 발매할 예정인데 발매 시기에 따라서는 외면받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든다"며 "다른 업체들의 발매 스케쥴을 고려해 발매일을 정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글화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게이머들은 간과하는 부분이지만 해외 게임을 국내 퍼블리싱할 때에는 기본적인 로열티 외에 '음성 사용료' 등 부가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많다. 한정판을 발매하거나 한글화를 할 경우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한국의 콘솔 게임시장 규모에서 한글화 발매는 일종의 모험으로 받아들여진다. 'GTA5' 처럼 10만장 이상이 팔린다면 그 업체는 한해 농사를 끝내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글화 발매한 타이틀이 기대 이하의 판매치를 보인다면 그 후에 발매할 다른 타이틀들에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2014년 하반기는 한국 콘솔 게임시장의 향후 흐름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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