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누리는 PC방 혜택의 두 얼굴

VPN 업체만 이득, 유저와 게임업체만 피해

등록일 2011년03월04일 18시24분 트위터로 보내기




#1. 프야매 열성 유저인 대학생 김모씨. 최근 그는 단골 PC방에서 주는 커피와 공짜 시간을 포기하고, 집에서 프야매의 PC방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같은 가격이라면 PC방은 12시간 밖에 할 수 없지만, 집에서는 한 달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2. 아이온 검성 만렙 유저이자 외변성인 직장인 정모씨. 그는 최근에 아이온 2.5 업데이트에 발맞춰 VPN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이용했지만, PC방 이벤트 기간에 꾸준히 모은 템페르 휘장으로 자신이 원하는 템페르 훈련소 복장으로 외변에 성공했다.

#3. 직장인 김모씨는 아바 클랜 정모에 참석한 후 집에서 PC방 혜택을 받는 방법을 알았다. 그는 즉시 아이템 거래사이트에서 아바 PC방 IP판매라는 글을 보고 바로 구매했다. 약간의 랙은 있지만, 이제는 PC방에서 가지 않아도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있다.

이처럼 집에서 PC방 혜택(프리미엄 PC방 서비스)을 누리는 유저들이 많아지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게임업체가 부분 유료화 게임을 출시하며 PC방 혜택을 강화하자 VPN 사업자도 판촉에 나서며 고객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게임 유저에게 VPN은 집에서 PC방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와 같다. PC방 이용료보다 가격은 싸고, 효과는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와 동일하다면 당연히 편한 집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구할 수 있는 방법도 쉬워 이미 알고 있는 유저들은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VPN(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사설망)
- 인터넷망과 같은 공중망을 사설망처럼 이용해 회선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기업통신 서비스.

인터넷망을 전용선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특수통신체계와 암호화기법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기업 본사와 지사 또는 지사 간에 전용망을 설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전용선에 비해 20∼80%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이동성 보장과 편리한 네트워크 구성 등이 장점이 있다. 그러나 VPN 구축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보안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출처: 네이버 용어 사전)


유저, 가격도 싸고 효과도 좋은데 문제없다
유저들이 VPN을 찾는 것은 간단하다. 바로 PC방 혜택 때문이다. 같은 시간과 요금이라면 PC방을 가지 않고도 집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 청소년에게 밤 10시만 되면 자리를 떠나야 하는 PC방과 달리 밤 10시 이후에도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례로 아바는 PC방에서 플레이하면 경험치 200%, 유로플러스 30%, 클랜포인트 110% 증가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또 프로야구매니저는 경기 2배속 플레이와 획득 PT 20% 증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실 게임업체가 PC방 혜택을 강화할 때마다 집에서 즐기는 유저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캐시 아이템까지 결제하면서 게임을 하는데 장소에 따라 차별대우를 하느냐는 것이 유저들의 목소리다. 이 와중에 VPN 서비스는 상대적 박탈감을 단번에 날려버리며, PC방에서 즐기는 유저들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만들어줬다.

또 가격도 PC방 이용료보다 싸고, 결제도 쉽다. VPN 업자와 업체들의 가격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24시간 PC방 이용 요금이라면 한 달 동안 VPN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더욱 게임 캐시몰을 이용할 때 비슷한 충전 페이지만 보더라도 정상적인 서비스로 착각한다.

아이템 거래사이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VPN 광고

VPN 업체와 게임업체, 합법이다 vs 영업방해다. 
VPN업체와 업자는 유저들에게 합법적인 서비스임을 강조하고 있다. 버젓이 PC방 사장들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서'까지 공개한 업체도 있다. 심지어 타 VPN업체들과 달리 '1인 1게임 1개 IP'를 배정하여 유저와 PC방, 게임사에 공정한 혜택을 드리고 있다는 설명을 친절하게 해준 업체도 있을 정도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PC방의 남는 자원을 VPN 서비스를 통해 버추얼 PC방으로 구현, 유저와 PC방, 게임업체 모두에게 혜택과 추가 수익을 발생시키는 신 개념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게임업체는 VPN 서비스를 명백한 계약 위반과 영업 방해로 형사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PC방 혜택은 게임업체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은 PC방만 해당되는 것이며, 집에서 혜택을 누린다면 게임업체와 PC방이 손해를 입는다고 설명한다.

게임업체는 VPN 서비스를 제공 중인 PC방의 IP를 차단하거나 어떤 PC방 상품도 판매하지 않겠다며 강력하게 대응한다. 또 적발된 IP를 사용하던 유저는 PC방 혜택을 받지 못하며, 심지어 회원 가입 시 약관 위반 사유로 계정 블럭까지 진행한다.

게임포커스의 취재 결과 대형 게임포털 PC방 사업부는 이를 인지하고, 예전부터 계도와 함께 대처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VPN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의 판별이 쉽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게임업체 PC방 사업부 관계자는 "구입한 이용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법적인 제재는 없으나, PC방의 IP 압류로 인해 이용자는 PC방 혜택을 받지 못한다. 또 대부분의 이러한 불법 판매 카페 또는 사이트에서는 환불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구입한 비용에 대해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VPN 서비스 사용을 경고했다.

불법 VPN판매 관련 네오위즈PC방 공지사항 중 일부

VPN 서비스가 면죄부는 아니다
현재로서는 VPN 서비스를 막을 방법이 없다. 게임업체가 PC방 혜택을 강화할수록 VPN 서비스도 가격과 판촉 활동에 열을 올리기 때문에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일벌백계처럼 특정 업체를 형사고발하지 않는다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또 VPN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를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버그나 핵, 오토는 신고와 모니터링을 통해 쉽게 적발할 수 있지만, 닉네임 옆에 붙어있는 PC방 타이틀이나 마크만 보고 섣불리 단정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까지 기사를 읽은 독자에게 VPN 서비스는 값싼 가격에 집에서 PC방 혜택을 누리는 최고의 혜택이며, 게임업체도 적발이 쉽지 않아 일종의 면죄부와 다름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VPN 서비스도 맹점이 존재한다. 바로 계정 탈취의 위협에서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VPN 업체는 값싸고 안전한 서비스라는 것을 강조하지만, 이에 대해 보안업체 관계자들은 해킹 툴을 유저들이 찾아서 설치하는 모양새라며 VPN 서비스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일정 수준의 네트워크 지식만 있다면 VPN을 통해 전송되는 유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낼 수 있다."며, "해킹을 당하면 해당 게임 업체는 유저의 부주의로 보고 보상해주지 않는다. 설령 VPN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실토하더라도 약관 위반을 들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단속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게임업체의 현명한 판단과 유저들도 본인의 계정 관리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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