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게임기업 매출 순위로 살펴 본 한국 게임산업의 변화

등록일 2015년10월15일 17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2010년 창간한 게임포커스가 올해로 5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강산이 바뀌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년이라지만 새로운 정보와 기술, 변화에 민감한 한국 게임업계에서 5년 이라는 시간은 세상이 바뀌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게임포커스가 첫 발을 내딛었던 2010년과 현재의 2015년까지 한국 게임산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게임포커스는 5년전인 2010년과 5년이 지난 2015년의 게임사 매출순위를 통해 한국 게임업계가 어떻게 변해왔고 발전해왔는지 살펴봤다.(상장사 기준)

2010년
온라인게임 국내 시장 점유율 64.2%,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플랫폼 입증

위 그래프는 각 게임사의 2010년 연 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2010년 국내 게임 시장의 규모는 7조 4,312억 원, 국내 게임 수출액은 16억 610만 달러(한화 1조 8,571억 원, 외환은행 2010년 연평균 매매 기준율에 따름)로 각각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내수 시장과 수출 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0년은 중국 게임사들의 웹게임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침투했던 시기지만 국내 게임 및 게임사들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고 2010년 매출의 최상위권을 차지한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NHN은 당시 '4N'으로 불리며 국내 게임산업을 이끌었다.

넥슨은 2009년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를 크게 성공시킨 데 이어, 북미와 유럽 등 해외 매출이 증가하며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에 달했다. 또한 '마비노기 영웅전'의 성공적인 국내 런칭과 함께 같은 해 중국과 미국 시장에 수출되며 높은 성적을 기록, 2010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여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MMORPG 장르 1위(게임트릭스 기준 점유율 16.61%)를 차지하던 엔씨소프트의 '아이온'도 2009년에 이어 해외에서 승승장구 하며 괄목할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과 '리니지'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2010년 매출액 6497억 원을 기록하며 넥슨과 함께 유이하게 매출 5천 억 원을 돌파한 회사가 됐다.

네오위즈게임즈의 '피파온라인2'는 2010년 월드컵 효과 덕분에 매출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아바(A.V.A)'와 '스페셜 포스' 및 '크로스파이어'와 같은 FPS게임으로 해외 매출을 견인했다. 웹보드게임의 매출 비중은 다소 축소된 상황이었으나 국내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둬 2010년 당당히 국내 게임사 매출순위 3위에 올랐다.

웹보드 게임의 비중이 컸던 NHN 한게임의 경우 웹보드 게임 규제의 타격으로 2009년보다 약 5% 가량 매출이 하락, 네오위즈게임즈에게 추월 당해 2010년에는 4위로 내려앉았다. NHN 한게임은 이후 웹보드 게임의 비중을 축소하고 '테라'와 같은 퍼블리싱 신작에 주력, 스마트 디바이스 게임 개발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현재 자타공인 국내 최고, 최대 모바일게임 업체가 된 CJ인터넷(넷마블)은 자사 포털 넷마블을 통해 웹게임 확대 서비스를 진행, 야심차게 '드래곤볼 온라인'을 런칭했지만 신작들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CJ인터넷의 효자 타이틀인 '서든어택'이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TOP5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2010년 온라인게임의 국내 점유율이 64.2%를 기록하면서 다른 플랫폼을 압도, 게임산업이 너무 온라인게임에만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말 스마트폰 사용자가 700만 명을 넘어서며 1년만에 7배 이상 성장, 스마트폰 모바일게임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존 2G폰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는 점차 축소됐고 지금처럼 스마트폰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5년 후, 스마트폰 게임을 주류로 한 모바일게임 산업은 온라인게임을 넘어 국내 게임산업의 주축으로 자리잡게 됐다.

2015년
대세는 모바일게임, 5년 사이 폭발적인 성장

위 그래프는 각 게임사의 2014년 연 매출과 2015년 상반기 매출을 합산한 수치입니다


2015년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매출 최상위권 게임업체의 변화다. 5년 전인 2010년 국내 게임업계 매출 5대 기업이었던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NHN, CJ인터넷(현 넷마블) 중 네오위즈게임즈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 기업인 컴투스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한국 게임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음을 입증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보급과 접근성 높은 플랫폼으로 인한 모바일게임의 저변 확대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하고 이러한 문화에 무척 익숙해졌다. 2013년을 기점으로 모바일게임의 국내 게임시장 점유율은 20% 이상에 달했고 온라인게임의 비중은 50%대로 감소했다. 지난 201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모바일게임 '블레이드'가 선정될 정도로 많은 이들이 모바일게임에 주목해 있는 지금을 모바일게임의 시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매출 순위에서 각각 5위와 8위를 차지한 컴투스와 게임빌은 모바일 오픈 마켓 초창기부터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는 서비스가 지속된 지 2년이 가까운 현재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빌의 경우 2015년 2분기 전체 매출의 63%(236억 원)가, 컴투스의 경우 83%(883억 원)가 해외 매출일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컴투스와 게임빌과 같은 모바일게임 장인 기업이 있는가 하면 선데이토즈와 파티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네시삼십삼분처럼 '카카오톡' 플랫폼을 발판 삼아 새롭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장한 게임사도 있다. 이들은 '애니팡', '아이러브커피', '쿠키런' 등 캐주얼게임으로 대중을 공략해 모바일게임의 저변을 넓힌 장본인이기도 하다. 네시삼십삼분은 보다 코어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공략해 모바일로 즐기는 RPG '블레이드'로 국내 모바일시장에 액션RPG 열풍을 불러왔다.

초기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던 모바일게임 시장은 규모의 경쟁이 심화되어 '성공의 기회'를 거머쥘 수 있는 것은 이전과 같은 중소개발사가 아니다. 기존 온라인게임사도 모바일게임 시대의 치열한 경쟁 대열에 동참했는데 중소 모바일개발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하거나 개발 투자 및 협업을 통해 모바일게임을 선보이거나 해외의 경쟁력 있는 게임을 수입해오기도 했다. 준비된 자본은 물론 온라인게임에 주력하던 시절의 풍부한 경험과 바탕은 또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할 기반을 마련했다.

그 중 매출 순위 3위에 오른 넷마블게임즈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RPG, 소셜게임, FPS, 스포츠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성공작을 선보여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모바일게임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설 것 같던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의 강자로 선 넷마블과의 협업 관계를 구축,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할 예정이다.

모바일시장에 떠오른 또 하나의 아이템은 'IP'다. 매력적인 IP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해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활로를 찾아주었다. 웹젠의 '뮤오리진', 넥슨의 '피파온라인3M'과 같은 기존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작품이 돋보이며, 와이디온라인의 '갓오브하이스쿨', 넷마블의 '마블 퓨처파이트', NHN엔터테인먼트의 '프렌즈팝'처럼 인기 있는 만화나 캐릭터 IP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의 연이은 성공이 국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성장하며 5년간 국내 게임시장은 배로 커질 수 있었다. 초창기, 지속 수명이 짧을 것이라 예상했던 모바일게임 소비의 주기가 길어짐에 따라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은 시장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더 나아가 시장의 허리 부분이 아니라 기존 온라인게임사나 대형 퍼블리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눈부신 변화를 이뤄낸 것.

다만 안타까운 점은 온라인게임 시장의 축소가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으로 비중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대형 온라인게임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해 점차 위축되어 가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더불어 초기에 '대박'을 터뜨린 모바일게임사와 같은 성공 사례가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날 지에 대한 부분도 역시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없다. 모바일게임 장르의 다양화 혹은 비즈니스 모델의 다각화는 앞으로도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향후 5년, 2020년의 국내 게임시장은 어떤 풍경을 이루고 있고 어떤 게임사가 이를 주도하고 있을까? 최근 VR과 같은 새로운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VR게임이 모바일게임과 같은 새로운 시장을 일궈낼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지난 5년간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매체를 통해 성장해왔던 것처럼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고른 발전을 이룰 국내 게임시장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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