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 게임의 파란을 몰고 왔던 '포탈 1'의 후속작인 '포탈 2'가 지난 19일 발매되었다. 수많은 이슈와 상을 휩쓸고 '혁명'으로 평가 받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전작의 차기작으로 2개월의 발매 연기와 xbox 360버전의 게임파일 유출, 엔딩 동영상 스포일러 등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곤욕을 치렀다.
각종 언론과 매체로부터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으며 전작을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 <포탈 2>의 개발부터 출시까지 과정은 어떠했는지 살펴본다.
작년 3월 5일, 밸브에서 운영하는 스팀을 통해 최초로 <포탈 2>의 일정을 공개했다. 전작이 오렌지 박스 수록 타이틀이었던데 반해 풀패키지 형태로 발매된다는 소식에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모았다.
당시 발표된 플랫폼은 PC와 Xbox360뿐이었는데 밸브의 인기타이틀이었던 '레프트4데드'와 '포탈'을 포함한 인기 타이틀 라인업을 MAC 버전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추후 출시 플랫폼을 PS3와 MAC까지 확대시키지 않을까 하는 많은 예측이 있었지만 적어도 PS3로는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평가했다.
PS3의 미출시 배경설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던 이유는 바로 밸브의 CEO 게이브 뉴웰이 PS3에 대해 "여러가지 면에서 엉망", "개발자들을 생각하지 않는 끔직한 재앙과 같은 기계"라고 폭탄발언을 하며 '안티 PS3'를 자처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E3컨퍼런스에서 공개되는 <포탈 2>에서도 PS3 버전의 개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게이브 뉴웰은 E3컨퍼런스를 통해 PS3용 <포탈 2>가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PS3 <포탈 2>는 콘솔 버전 중 최고가 될 것이다"라고 말해 그가 돌연 PS3버전의 <포탈2>를 개발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을 피해 진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몇 차례에 걸친 출시 연기를 통해 정확한 발매일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게이브 뉴웰은 해외의 유명 게임관련 매체에 정체불명의 이미지 조각들을 전송하기 시작한다. 이미지들은 ascii 코드가 합성된 이미지였으며 이 이미지를 하나로 모으자 소형 잠수정 형태의 이미지가 나타났는데 이 코드를 해석하기 위해 많은 유저들이 참여하였다.
번역된 코드 메일의 전문 중 가장 마지막 부분에 언급된 "4/19/2011_7AM=4/15/2011_9AM(2011년 4월 19일 오전 7시와 2011년 4월 15일 오전 9시가 같다)"는 메시지는 "새로운 정보에 대한 추가 공개일지도 모른다"라는 가설이 제기되 많은 유저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수많은 유저들의 기대와 달리 예정일을 알려주던 카운트다운 사이트에서 0을 가리켜도 변하지 않는 모습에 유저들이 하나 둘 씩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고, 그로부터 수분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사이트의 메인이 바뀌며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모든 것은 만우절 장난이었지만 메시지를 통해 글라도스(포탈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메인 컴퓨터)는 "포탈 2의 스팀 시스템을 가동시키기 위해 감자가 필요하다"며 페이지 전환 후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사이트에선 "필요한 감자를 통해 <포탈 2>의 발매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내용을 언급하였으며, 감자를 얻기 위해선 인디게임이 모여 있는 감자포대(The Potato Sack)를 구매 후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각종 감자와 관련된 물품을 구매하거나 얻게 되면 감자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매일을 앞당기기 위한 유저들의 노력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정말로 마니아가 아니라면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일을 세계의 여러 유저들이 힘을 합쳐 단시간에 해내었고 일부유저는 잠을 설쳐가며 감자포대(인디팩)속 게임을 통해 감자 36개를 전부 모으기에 이른다.
유저들의 이런 노력에 감동해서일까? 밸브는 감자를 전부 모은 유저들에게 '밸브 컴플리트 패키지'와 <포탈 2>를 선물로 보냈으며 이미 구입한 유저에게는 선물이 가능한 코드를 발송했다.
인디게임을 발굴해내고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며 홍보시키려는 노력에 대해 많은 유저들은 찬사를 보냈지만 <포탈 2>출시 이후 감자포대와 밸브 컴플리트 패키지가 묶인 별도의 상품을 추가적으로 발매, 이를 개별적으로 먼저 구입한 유저들이 금전적으로 손해라고 생각할 정도의 낮은 가격 책정은 '지나친 상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렇게 유저들이 감자와 씨름을 하고 있던 발매 3일전, 미국에서 유출 경로를 알 수 없는 <포탈 2>의 Xbox360버전 게임파일이 공유사이트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최초의 파일형태로는 게임을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수 없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 릴그룹들이 크랙제작에 착수,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완성본이 다시 유출되며 밸브의 보안문제가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출시, 해외 유저들에게 만점 혹은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으며 사실상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파급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포탈 2>가 한글화를 무기로 FPS와 MMORPG가 양분하는 우리나라 게임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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