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여있던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정식 서비스 일정이 11월 14일로 확정됐다.
'배틀그라운드'는 최단기간 글로벌 1,800만 카피를 판매하고 '스팀' 동시 접속자 수 220만 명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게임 흥행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한편, 아직 국내 정식서비스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30만 카피가 판매되는 등 엄청난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서비스를 맡게 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4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국내 서비스의 방향과 비전, 그리고 향후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스팀' 통합 서버로 운영됨은 물론이고, 패키지의 가격과 게임성 또한 동일하게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존의 '스팀'에서 서비스되는 '배틀그라운드'와의 동일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현재 진행형인 '배틀그라운드'의 이러한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남아있다. 특히,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게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PC방 사업 위주로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유저들의 국내 서비스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상황.
게임포커스는 정식 서비스 일정이 확정된 '배틀그라운드'의 출시에 앞두고 카카오게임즈와 펍지주식회사(구 블루홀지노게임즈)가 국내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불법 핵 프로그램 문제 해결할 근본적 방안 강구되어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불법 핵 프로그램 문제다. 물론 다른 장르의 게임 또한 마찬가지지만, 다른 유저와 겨루는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 특성상 공정성이라는 것은 더욱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핵 이슈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미 게임 내에서는 스피드핵, 에임핵, 다른 플레이어의 위치를 알려주는 위치핵 등 다양한 종류의 불법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는 유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유저의 대다수가 중국 유저들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유저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서버를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
'배틀그라운드'측은 이에 안티 핵 프로그램 '배틀아이'를 통해 불법 핵 프로그램 사용 유저들을 지속적으로 제재하고,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카페 등을 통해 제재된 내역을 공개하는 등 불법 핵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물론 현재도 유저들의 신고와 안티 핵 프로그램을 통해 불법 핵 프로그램 사용 유저들의 계정을 영구 정지시키는 등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지속적으로 핵 사용 유저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게임의 수명과 인기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빠른 시일 내에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PC방 사업 적극 진출 천명한 카카오게임즈, PC방 업주와의 조율 불가피
카카오게임즈는 미디어 쇼케이스 현장에서 자사가 운영하는 전국의 다음게임 프리미엄 PC방을 통해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PC방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PC방 사업을 전개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은 PC방 업주들과의 사업자 대상 유료화 논의 문제가 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구매 여부와 상관 없이 PC방 업주는 추가로 요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지난 7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당시 PC방 업계와 논의되지 않은 독단적 정책이라고 반발하며 블리자드의 과금 정책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카카오게임즈가 제시한 해답은 바로 무료 프로모션 기간과 종량제다. 업계에서 관례로 제공하던 1~2주 간의 짧은 기간이 아닌 두 달 동안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이후에는 유저들이 게임을 이용한 만큼 정해진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를 중심으로 한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당시와 유사한 상황인 것이다. 카카오게임즈가 PC방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천명한 만큼, 원활한 서비스를 위한 PC방 업계와의 조율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판매량 130만 장, '카카오게임즈' 플랫폼 유저 확보 위한 전략 필요
또 다른 과제로는 이미 게임을 구매한 유저들을 어떻게 카카오게임즈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다.
이미 '배틀그라운드'는 국내에서만 130만 카피가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패키지 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굉장한 판매량이다.
그러나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기존에 서비스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와 크게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격도 스팀 버전과 같은 3만 2천 원이며, 서버 또한 통합서버로 운영된다. 게임성은 물론이고 업데이트 또한 글로벌 원빌드를 지향하고 있어 같은 일정에 같은 내용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미 게임을 구매한 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을 카카오게임즈 플랫폼에 끌어들일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게임을 접하는 플랫폼이 나뉘었을 뿐, 기존 구매자에게는 어필할 요소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후 PC방을 통한 신규 유저 유치와 함께 앞으로 추가될 예정인 꾸미기 전용 아이템과 카카오톡 연동, 장터 등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카카오게임즈만의 차별화 요소와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스포츠와 랜파티를 통한 차별화 전략은 'GOOD', 관전과 장소 문제는 'NOT YET'
카카오게임즈가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밝힌 국내 서비스 전략의 핵심은 게임의 대중화다. 이미 '배틀그라운드'는 PC방 점유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아직 잠재적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오프라인 행사와 랜파티 등을 통해 이들을 흡수한다는 전략을 천명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는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게임의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인기를 이어나가기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e스포츠화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도 완벽하지 않은 관전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배틀그라운드'에서는 최대 100명이 한 번에 경기를 치르게 되고, 실시간으로 다양한 상황이 연출된다. 단순히 옵저버의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인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나 '스타크래프트2' 등의 e스포츠 리그는 물론이고, 정통 스포츠 경기 중계에서도 사용되는 단기간 리플레이 등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오프라인 대회나 랜파티를 개최할 경우 장소 섭외 문제도 남아있다. 앞서 관전 문제와 마찬가지로 최대 100명이 함께 하는 게임인 만큼 다수의 PC가 필요하며, 이러한 대회 및 랜파티를 진행함에 있어 장소 섭외 또한 걸림돌이 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장소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대회일 경우 이른바 '방플(온라인 중계방송을 보며 본인에게 유리하게 플레이 하는 것)' 문제와 중계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미 트위치에서 진행된 '로드 투 지스타' 온라인 대회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돼 해당 팀이 실격처리 된 바 있다. 전례가 있는 만큼 중계방송의 딜레이를 늘리는 등 대회 운영을 개선하고, 부정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면밀히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흥행가도 달려온 '배틀그라운드', 국내 정식 출시에 유저들 이목 집중
뛰어난 게임성을 바탕으로 동시 접속자 수 220만을 기록한 '배틀그라운드'이지만, 이러한 인기를 장기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유저 이탈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핵 문제와 서버 불안정 문제 그리고 꾸준히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최적화까지 게임 내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여기에 e스포츠 리그의 흥행과 직결되는 '보는 맛'을 위한 관전 시스템 개선, PC방 업계와의 대화와 기존의 스팀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유저들을 카카오게임즈 플랫폼에 끌어올 전략도 필요하다.
글로벌 인기게임으로 발돋움한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정식 서비스 일정이 정해짐에 따라, 이후 게임의 성적과 양사의 운영 능력에 업계와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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