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하반기 야심작 '오버히트'가 지난 11월 28일 정식 출시됐다. 액션 MORPG '히트(HIT)'로 차세대 액션 게임의 진수를 보여줬던 넷게임즈가 이번에는 오버히트를 통해 수집형 RPG 장르에서도 개발력을 입증하고자 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영웅을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HIT에서 호평 받았던 시스템을 함께 담아내 이질감을 줄였다. 뛰어난 그래픽, 호쾌한 액션을 언리얼 엔진 4라는 차세대 게임 엔진으로 구현했으며 싱글 플레이 전용 RPG와 같은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해 게임의 몰입감을 높였다.
보기에만 예쁜 오버히트? 해보면 다르다
게임의 수 많은 장르 중 RPG는 가장 다양하게 변형이 이루어진 장르다. 하지만 어떤 형태의 RPG라도 그 중심에는 캐릭터가 아이템을 모으고 강해지는 성장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고 성장을 위한 플레이시간의 소비 한계 때문에 플레이 시간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모바일게임에서는 캐릭터를 장비처럼 모으는 수집형 RPG들이 인기를 얻게 됐다.
오버히트 역시 게임 플레이 방식은 우리가 많이 접해볼 수 있었던 캐릭터 수집형 RPG기반의 플레이가 기본이 된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서 얻는 재료로 영웅의 추가적인 강화를 하고 아이템을 모아 캐릭터를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은 기존 모바일게임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차별점은 전투에서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전투 방식은 캐릭터가 가진 스킬을 활용한 스킬 기반 플레이가 주가 되지만 하나의 스킬을 사용하면 모든 캐릭터의 스킬에 전역 재사용대기시간이 적용된다.
재사용 대기시간이 매우 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짧지도 않기 때문에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기본 공격과 추가 효과를 이용한 전략적인 스킬 선택이 필요하다. 게임 초중반까지는 특별히 이러한 요소를 신경 쓰지 않고도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적들이 상대 이상에 내성을 갖고 광역 스킬을 난사하는 하드~헬 스테이지에서는 스킬 한 번의 선택이 상당히 중요해지게 된다.
여기에 게임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오버히트 스킬은 수집형 RPG에서 유저가 캐릭터를 수집해야 되는 이유를 말해준다. '오버히트 스킬'은 게임 내 세계관에서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로 파티를 구성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합체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두 캐릭터가 가지는 고유 스킬을 하나로 합쳐 새로운 스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일 캐릭터 대상 기술과 광역 기술을 가진 대상의 기술이 합쳐져 강력한 광역 기술이나 단일 공격으로 스킬을 한단계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첫 인상은 합격점, 콘텐츠 소모 속도 고려한 빠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강화를 위한' 강화를 콘텐츠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캐릭터를 강화하기 위해서 의도적인 반복 레벨업과 아이템 교환을 필요로 하는 반복적인 작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버히트도 게임의 기본적인 구성만 본다면 기존에 등장했던 '강화를 위한' 강화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난이도는 다른 경쟁 게임에 비해 상당히 낮다. 캐릭터와 캐릭터, 아이템과 아이템을 합성했을 때 아이템의 레벨이 초기화되지 않고 계승되는 형태라 캐릭터와 아이템 수집에 대한 난이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렇듯 새로운 아이템이나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다시 레벨이나 경험치가 원점회귀 되어 처음부터 반복 육성을 하게 하는 다른 RPG와 다르게 레벨 그대로를 계승하게 해서 빠르게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아이템 등급이 서로 다르면 약간의 격차는 생긴다) 오버히트의 성장 시스템은 게임 전체적인 난이도를 낮추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
일종의 코어 캐릭터(파티 플레이를 위한 핵심 캐릭터)가 일부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의 조합에 따라 코어 캐릭터가 유동적으로 바뀌게 되어 있는 만큼 수집을 해서 조합을 하는 본래의 재미 그 자체에 충실한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아이템이나 캐릭터 수급 과정이 짧아진 만큼 대다수의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게임 출시 일주일이 채 안되었지만 현재 콘텐츠의 엔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헬 던전과 재료 수급 던전 최상위 난이도를 즐기는 유저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분명 빠른 성장 방식은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고 플레이 자체의 쾌감을 증대시켜 주지만 온라인게임에서 콘텐츠 수급 조절에 실패한 게임들이 어떻게 됐는지 생각한다면 우려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만들어보겠다"는 기자간담회 당시의 관계자 발언을 증명이라도 하듯 넷게임즈는 넷마블게임즈, 베스파 이후 오랜만에 수집형 RPG를 통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출시 전에 생각했던 기존 게임들과의 차별성에 대한 우려도 지워졌다. 다만 앞서 말했듯 초반에 이루어진 게임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각종 보상 및 이벤트 등)가 게임 서비스 내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현실이다.
첫 단추를 생각했던 것 보다 잘 풀어낸 오버히트, 이제는 독자적인 콘텐츠 공급으로 굳히기에 들어갈 떄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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