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폐쇄로 인해 대위기라고 여겨졌던 2017년 한국 게임산업. 과연 한국 게임사들은 어떻게 중국 시장 없이 사상 최고의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을까.
인도, 동남아시아, 대만 등 제 3시장 개척
최대 수출 시장 중국 진출이 어려워지자 발빠른 국내 게임사들은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국내 게임사들이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곳은 단 기간에 시장 규모가 급 성장한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이었다.
앱애니의 2017년 3분기 요약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3분기에 비해 2017년 3분기 앱 소비 시간이 증가한 가운데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앱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 시장 진출이 막히면서 새로운 해외시장을 찾았던 국내 게임사들의 니즈와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았던 것이다.
이전부터 동남아 시장에 집중해 온 게임빌 및 컴투스와 더불어 넥슨, 넷마블게임즈, 베스파 등의 중대형 개발사가 자사의 게임을 출시하며 동남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으며 모바일게임 광고 대행 업체와 글로벌 마케팅 업체도 동남아 시장에 대한 세미나 등을 진행 국내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을 적극 지원했다.
동남아시아 시장과 함께 대만도 신흥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많은 개발사들이 아직 열리지 않은 중국 시장을 대신해 대만을 중화권 유저들의 성향을 분석하는 한편 대만 시장을 미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교두보로 삼은 것.
실제로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지난 6월 대만에 출시됐으며 넥슨GT는 넥슨레드의 모바일 FPS게임 '포인트 블랭크: 스트라이크'를 인도, 대만, 동남아시아 등에 출시해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현재 국내 구글 플레이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리니지M'은 첫 해외 진출 국가로 대만을 선정하고 지난 11월 감마니아를 통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 단기간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보급 초기 '바하무트', '확산성 밀리언아서' 등 국내에 다양한 카드게임을 수출했던 일본은 반대로 2017년에는 한국형 게임을 수입하는 게임 수입국의 위치가 됐다.
유난히 자국 게임에 충성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선전은 이례적이었다. 특히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쟁쟁한 일본의 게임을 물리치고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2위, 구글 플레이 3위에 오른 것은 글로벌 게임산업의 갈라파고스라고까지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도 한국 게임이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쾌거였다.
이 외에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검은사막', '배틀그라운드',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북미와 유럽 등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으며 새로운 게임 한류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이 결과적으로는 국내 게임사들이 아시아, 북미, 유럽 등 다양한 국가로 눈을 돌리며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된 것이다.
PC 게임의 부활, 한국 게임산업의 최대 성과를 이끌어내다
올해는 2012년 이후 모바일게임의 강세로 축소됐던 PC 게임이 부활한 것도 국내 게임산업이 최대 성장을 이루어내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먼저 올해 초 '여 프리스트'를 업데이트 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사상 최고 흥행을 경신하며 넥슨의 온라인게임 매출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넥슨의 2분기 매출 결과를 보면 넥슨의 중국 매출은 전체 매출 중 44%로 이 중 상당 수가 던전앤파이터의 매출인 점을 감안할 때 던파의 여 프리스트 업데이트가 매출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7년 3월 스팀 플랫폼을 통해 얼리 억세스로 서비스를 시작한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침체된 PC 게임시장의 부활을 알렸다.
스팀 얼리 억세스 전 북미, 유럽 지역의 알파테스트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입증 받은 배틀그라운드는 얼리 억세스 시작 후 현재까지 2,500만 장(스팀스파이 기준) 이상 판매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스팀스파이가 지난 10월 배틀그라운드의 한국 유저 비율이 약 7%라고 밝히며(글로벌 유저 비율 93%),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 게이머들이 사랑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이라는 것이 입증되기도 했다.
한편, 전체 유저 중 50% 정도가 중국 유저라고 알려지면서 스팀이 중국 판호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진행된 국내 게임사들의 IP 사업도 한 몫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인기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과거 우수한 원천 PC MMORPG IP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국내외 개발사와 손을 잡고 자신들의 IP를 활용한 작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IP의 가치를 상승시킨 것은 물론 모바일게임 산업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해냈다.
우선 '리니지'와 '리니지2'의 IP를 보유한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와 손을 잡고 '리니지2 레볼루션'을 시장에 출시해 국내 모바일게임 사상 처음으로 일 최고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모바일게임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열었다. 특히, 모바일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그래픽으로 모바일게임의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6개월 여간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지키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이후 등장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다시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을 이어받으며 각종 흥행기록을 새로 써내며 현재까지 장기간 매출 순위 1위를 지키는데 성공, 리니지 시리즈 IP가 여전히 게임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해냈다.
또한 블루홀도 자사의 대표 MMORPG '테라'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테라M'을 출시, 단기간에 최고 매출 순위 Top 5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으며, '뮤 오리진'으로 성공적인 IP 사업을 시작한 웹젠은 웹게임 '뮤 템페스트'와 새로운 모바일게임 '기적MU: 각성'까지 공개해 뮤 IP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액토즈게임즈의 '드래곤네스트', 플레이위드의 '씰온라인' 등 중소 개발사들이 자사 IP의 가치를 PC 플랫폼을 넘어 모바일 플랫폼까지 넓히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펍지주식회사는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 손을 잡고 올해 가장 핫한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게임 제작을 계약하는 등 국내 개발사들의 IP 활용은 앞으로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콘진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신규 판호 발급 수는 0건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의 방중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되며, 다시 중국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물론, 아직까지 기대감만 있을 뿐 여전히 한국 게임들의 중국 진출은 요원한 상황이다.
2017년 중국 시장 진출이 막히며 한국게임산업의 사상 최대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활로를 통해 이를 극복한 것은 물론 더 높은 성장을 기록한 한국 게임산업. 2018년에도 한국 게임산업과 게임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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