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혁신 스티브 잡스, 그리고 애플

전 세계 IT업계의 아이콘, 결국 건강문제가 발목

등록일 2011년08월26일 19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 또한 존재한다. 애플의 성공신화이자 IT업계의 아이콘이었던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지난 25일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사임을 밝혔다.

그는 전직원에게 보낸 사임서를 통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고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판단되는 날이 오면 가장 먼저 알리겠다고 했다. 불행히도 바로 그날이 왔다"며 사임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여론은 스티브 잡스가 최근까지 두 차례에 걸친 수술을 통해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에 사임을 밝힌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사임 소식이 밝혀지면서 IT업계 종사자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은 놀라움과 아쉬움을 표했다. 혁신과 창조를 강조하며 애플을 현재 위치에 올려놓은 스티브 잡스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으며 건강 탓에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오래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갑작스런 발표라는 반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링크트인의 제프 웨이너 CEO는 "잡스는 디지털 시대의 미켈란젤로"라며, "내가 사업에 대해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그가 무대에서 들려준 이야기로부터 나왔다"며 잡스를 높이 평가했다.

IT계의 '천둥 벌거숭이', 스티브 잡스
최근 삼성 등 많은 기업이 애플의 자리를 위협할 때마다 내뱉은 그의 독설은 최근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었다.

과거 그는 직원들에게 서슴없이 독설을 하며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강제로 일하도록 하는 '악덕 기업인'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잡스는 '괴팍한 사람'으로 기억되기 일쑤였다. 과거 쫒아낸 직원 중 한 명인 엔지니어 버렐 스미스는 잡스로 인해 조울증을 얻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는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 컴퓨터'를 공동 설립하고 이듬 해 스티브와 애플II 컴퓨터로 IT업계 혁신을 일으키며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한다. 이후 1984년 개인 친화적인 매킨토시 PC를 내놓지만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때문에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애플에서 쫒겨나게 된다.

애플에서 쫒겨난 이듬 해 잡스는 '넥스트'라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체제(OS) '넥스트스탭' 등을 개발했다. 또한 애니메이션사 '픽사'를 인수했으며, 향후 픽사가 디즈니 사로 인수된 이후에는 디즈니의 경영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잡스, 애플을 정상의 위치에 올려놓다
애플을 벗어나 승승장구 하고있을 무렵, 애플은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당시 CEO였던 질 아멜리오는 넥스트의 '넥스트스탭'을 맥의 운영체제로 적합하다 판단하고 스티브 잡스에게 인수를 제의했으며, 잡스는 4억 달러에 넥스트를 넘겼다.

이후 자신이 창업한 넥스트를 애플에 판 잡스는 이사진을 포섭해 애플의 CEO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넥스트의 직원들을 대거 투입했으며 당시 애플에서 진행 중이었던 애플의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 하지만 애플은 이에 대해 반박할 수 없었다. 잡스가 CEO에 복귀할때 즈음 애플은 첫 분기 7억 달러의 손실을 입는 등 회사 경영에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었기 때문이다.

13년 만에 자신의 본래 위치를 되찾은 잡스는 다양한 히트상품을 출시해 6개월 만에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는 능력을 발휘했다. 또한 PC 기반 하드웨어를 제조해왔던 애플을 '아이팟' 시리즈로 MP3 플레이어 시장 1위를 차지하며 모바일 회사로서 가능성도 발굴해 냈다. 불법 MP3 유통의 우려는 아이튠즈 스토어로 잠식시켰다.


애플, 게임업계에도 진출?
애플은 게임업계에서도 견제받는 기업이기도 했다. 다름아닌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었던 닌텐도로부터였다. 애플은 '아이팟'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터치 기반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터치'를 선보였는데, 이 기기는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면서 음악과 게임을 포함한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엔터테인먼트 하드웨어로 거듭났다.

아이팟 출시 때부터 잡스가 구상한 '디지털 허브 전략'은 점차 큰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MP3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한 애플은 뒤이어 스마트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지 3년 후, 잡스는 iOS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아이폰(iPhone)'을 선보이며 휴대폰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스마트폰은 간편함과 함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있어야 효용가치가 높아지는 하드웨어다. 잡스는 아이팟 터치 때부터 사용해 온 iOS를 선보여 기존 애플 사용자들이 손쉽게 아이폰에 적응할 수 있게 했으며, 아이튠즈 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면서 사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수는 1억 건이 넘는다. 또한 2011년 3월 기준으로 아이팟 터치는 전 세계 6,000만대, 아이폰은 1억 8,000만 대를 넘어섰다.

애플은 아이폰 3GS, 아이폰4, 그리고 태블릿 PC 시장을 겨냥해 '아이패드', '아이패드2' 등을 선보이며 영역 확대를 노렸다. 이에 단순한 게임만을 제공했던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은 점차 고퀄리티의 게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언리얼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스는 체어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인피니티 블레이드'를 선보이며 아이폰, 아이팟터치가 PSP, NDS에 버금가는 게임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둠' 시리즈로 유명한 존 카멕의 id소프트도 FPS '레이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과거 애플리케이션 시장 초기 엔플루토의 개발자가 개발한 게임 '헤비메크'가 좋은 반응을 일으키며 국내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앱스토어 내 게임 제공에 대한 부분은 일본 역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로 유명한 스퀘어에닉스는 PSP, NDS 등으로 선보였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3편까지를 모두 앱스토어로 컨버젼해 선보였으며, 캡콤은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트리트파이터4'를 iOS로 발매했다.

이밖에 세가, 반다이남코게임즈, 캡콤 등 많은 일본 게임사들이 기존 인기 타이틀을 iOS로 선보이거나 혹은 iOS 전용 게임을 발매하며 아이폰, 아이팟터치는 PSP, NDS로 양분화되어 있던 기존 휴대용게임기 시장을 위협하는데 성공했다.

여전히 강한 기업, 애플
2004년 췌장암 수술에 이어 2009년 간이식 수술을 받으며 건강에 이상신호를 보였던 잡스는 결국 24일 사임을 발표하며 후임으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내정했다.

잡스의 사임에 애플의 주식은 거래에서 6%가량 급감했으며, 삼성 등 경쟁사와 협력사들의 주식은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25일 주당 0.65%가 내린 373.72달러를 기록했다. 잡스의 사임이 크게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또한 새롭게 CEO로 내정된 팀 쿡과 그와 함께하는 임원진들이 애플을 꾸려왔기 때문에 '혁신'을 주장하는 애플의 기업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뛰어나다고 불리우는 프리젠테이션, 혁신적인 제품을 강조했던 그의 공식적인 모습은 지난 3월 공개한 '아이패드2'를 이후로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사임서에서 "이사회가 승인한다면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고 싶다"고도 밝혀 애플을 완전히 나가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게 됐다.

잡스의 사임 여부를 떠나 여전히 애플은 강한 기업이며 닌텐도, 소니를 비롯한 게임업계는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기업으로도 인식하고 있다. '애플=스티브 잡스'라는 이미지는 앞으로 유지할 수 없게 됐지만, 또 어떤 모습으로 업계에 반향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 컴퓨터 설립, 애플1 컴퓨터 출시

1980년
애플 주식 공개

1984년
매킨토시 출시

1985년
애플에서 사임

1985년
넥스트사 설립. 픽사 인수

1996년
애플, 넥스트 인수. 스티브잡스 애플 복귀

1997년
스티브잡스, 애플 임시 CEO 선임

1998년
아이맥 출시

2000년
스티브 잡스, 공식 애플 CEO 선임

2001년
아이팟 출시

2007년
아이폰 출시

2010년
아이패드 출시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