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검색하는 시대, 포털사이트 위협하는 유튜브 '검색 엔진화'는 실현될까

등록일 2019년06월14일 16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얼마 전, 초등학교 6학년인 기자의 둘째 조카가 자신의 스마트폰 검색결과를 보여주며 포켓 와이파이를 사고 싶다고 물어온 적이 있다. 당연히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결과를 보여준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화면에 띄워진 것은 한 유튜버의 '포켓 와이파이' 리뷰 영상이었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검색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저 유튜브가 편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출처: 픽사베이)
 

동영상 플랫폼의 절대강자 유튜브, 정보 검색 엔진으로의 변화
과거 텍스트 위주였던 정보의 검색은 인터넷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블로그로 대표되는 이미지, 그리고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동영상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한 유튜브는 이제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용자라면 빼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의 성장은 지표상으로 명확히 드러난다. 전 연령층에 걸쳐 이용 시간이 높게 나타나고, 특히 중장년층인 40~60대 이용자들의 이용 시간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앱 데이터 분석 업체인 모바일인덱스가 지난 2019년 2월 조사해 발표한 대한민국 모바일 앱 소지자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앱은 4,735만 명이 설치한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거의 차이가 없는 4,714만 명으로 집계됐다. 바로 그 뒤를 쫓고 있는 네이버는 3,883만 명으로 나타나 이미 소지자 기준으로는 큰 폭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출처: 모바일인덱스 대한민국 모바일 앱 소지자 조사)
 

또 다른 앱 데이터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이 2019년 4월 공개한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 세대를 합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이 유튜브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와이즈앱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세대별 사용 현황)
 

국내 이용자들의 유튜브의 이용시간은 지난해 4월 258억 분에서 올해 4월 388억 분으로 50%나 상승했으며, 이중에서도 10대는 1인당 평균 1,895분(월 31시간 35분)을 이용해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이 가장 길었다. 50대는 전 세대에서 총 사용시간 1위인 101억 분을 기록했다. 이렇듯 앱 사용 시간 기준으로는 이미 카카오톡과 네이버, 페이스북 등 주요 앱 사용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지표 때문에, 혹자는 사실상 포털 사이트에 대한 일종의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특히나 최근에는 유튜브를 검색 엔진처럼 활용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이용 방식이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플랫폼의 대표주자인 유튜브가 이제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에서 더 나아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색 엔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중심에는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실생활에서 활용하고있는 젊은 층, 일명 'Z세대'가 존재하고 있다. Z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생까지의 밀레니얼 세대 다음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일반적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Z세대로 분류한다.

 

(출처: 픽사베이)
 

Z세대가 태어나 자라기 시작한 이 시기에는 컴퓨터와 인터넷, 핸드폰 등 각종 IT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는데, 이 때문에 Z세대는 각종 IT 기기를 다루는데 거부감이 없고 습득도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또 기존에 신문이나 책 등의 텍스트(글씨)보다 이미지나 동영상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선호하고, 밀레니얼 세대와는 또 다른 가치관을 가진 독특한 세대이기도 하다.

 

또한 이러한 유튜브 사용 지표가 단순히 앞서 언급한 Z세대, 밀레니얼 세대에서만 두드러지게 높은 것이 아니라 4050 세대까지도 포함하여 꾸준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이에 대해 4050세대는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 SNS를 이용하는 이유로 '궁금한 내용을 영상으로 자세히 보고 싶어서'라고 답변했다. 정보를 습득하는데 있어, 글로 된 기사나 블로그의 광고 섞인 바이럴 마케팅 등의 구성 보다는 영상으로 보는 것이 더욱 쉽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출처: 오픈서베이 트렌드 리포트)
 

얻고자 하는 정보에 따라 달라지는 검색 엔진
다만 Z세대와 4050세대를 중심으로 유튜브가 점차 검색 엔진으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에 대해, '포털 사이트의 종말론'을 적용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유튜브의 영향력이 굳건하고, 또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용자가 얻고자 하는 정보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사용하는 '도구'가 달라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유튜브는 'How to(~하는 법)' 영상 등 정보가 수도 없이 존재하므로, 이를 통해 기존의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에 비해 쉽고 간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다 막히는 곳이 생기거나 수집품의 위치를 도저히 모를 때 유튜브에서 공략 영상을 찾아보거나, '배틀그라운드'나 '오버워치'와 같은 대전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잘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유별난 것이 아닌 시대다.

 



 

다만 오픈서베이가 올해 3월 발표한 '소셜미디어와 검색 포털에 관한 리포트'를 살펴보면, 유튜브의 이용률은 높지만 아직까지는 주된 정보 탐색 채널로 올라서지는 못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정보 탐색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로 66.8%가 네이버를 선택했다. 반면 유튜브는 복수 응답에서 62.3%를 기록하며 높게 나타났으나, 정보 탐색을 위해 주로 이용한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2.7%에 그쳤다.

 

(출처: 오픈서베이 트렌드 리포트)

 

(출처: 오픈서베이 트렌드 리포트)
 

즉, 이용자가 얻고자 하는 정보와 그 정보를 수월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한 형태(이미지, 동영상)에 따라 검색 엔진을 취사 선택하는 것이다. 국내 정보와 각종 뉴스 기사를 찾아보거나 쇼핑을 할 때는 네이버를 이용하고, 전문적인 내용과 해외 정보가 필요하다면 구글을 이용하는 식이다. 유튜브의 경우, 'How to~(하는 법)' 등 취미 생활과 관련된 정보나 최근 유행하는 트렌드를 살펴보고 싶을 때, 또 관련된 구체적 정보를 영상으로 간단히 보고 싶을 때 이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출처: 오픈서베이 트렌드 리포트)
 

유튜브가 빠르게 이용률을 높이며 '검색 엔진'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 이용자가 찾고자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유튜브에서는 '급상승 동영상'이나 주제별 영상 모음 그리고 관심있는 동영상 등을 통해 최근 이슈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고, IT부터 영화, 게임, 요리, 뷰티, 음악 등 등 수많은 취미 및 여가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한 반면, 네이버에서는 주로 시사, 경제, 정치 등의 국내외 뉴스를 확인하거나 인터넷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식이다.

 

다만 유튜브의 주 이용률은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밴드 등 타 소셜 미디어에 비해 계속해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이러한 이용률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도 높다.

 

(출처: 오픈서베이 트렌드 리포트)
 

한편, 오픈서베이의 동 리포트에서 최근 한달 내 이용 및 주 이용 소셜 미디어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서 유튜브는 2017년 18.8%에 그쳤지만, 2019년에는 대폭 증가해 32.6%를 기록했다.

 

더불어 최근 한달 내 이용했다고 답한 비율도 2017년 72.8%에서 더욱 증가해 2019년에는 83.8%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는 이용자들이 정보를 더욱 자세히, 그리고 쉽게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취사 선택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유튜브의 이용률이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실제로 유튜브가 '검색 엔진'으로 자리를 잡아갈 가능성도 점쳐지기에 각 포털 사이트들이 경쟁력을 재고해야 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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