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BM이라면 돈을 안 쓸수 없잖아? 매출 순위 상위권 점령 中 모바일게임의 '돈 버는 방법'

등록일 2020년02월26일 09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모바일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에게 'BM(Business Model)'은 익숙한 단어다. 게임에서 BM이란 단어 그대로 '돈을 버는 방법'을 의미한다. 특히 부분유료화(Free to Play) 모델이 주류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BM은 게임의 성과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모바일 게임 시장 초기에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확률형 상품이 각광받았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확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의 심리적인 저항감을 줄이면서도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게임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몇 년 사이 모바일 게임의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게임 내에서 다양한 BM을 실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용자가 게임에 지불한 금액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차등 보상을 제공하는 VIP 시스템은 물론, 확률형 상품을 배제하고 외형을 꾸밀 수 있는 '스킨' 위주의 판매 전략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BM 대부분이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게임사들은 연일 새로운 BM에 대해 연구하고 도전하고 있다. 중국 못지 않게 모바일 게임 시장이 발전한 국내는 여전히 확률형 상품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 끊임없는 연구 덕분에 최근에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중국의 게임들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을 넘어 국내에서도 많은 이용자를 사로잡는 중국 모바일 게임의 '돈 버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야, 너도 VIP 될 수 있어" 중소과금 박탈감 줄이면서 우량 고객 대우 극대화한다

 



 

서비스 업종에서 보편화된 'VIP' 시스템을 모바일 게임에 처음 접목한 것은 중국 게임 시장이다. 게임에 지불한 금액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일정 등급 이상의 이용자에게만 특수한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VIP 시스템은 도입 초기 많은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이용자의 과금을 지나치게 부추긴다는 점에서 반감을 사기도 한다.

 

이에 VIP 시스템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VIP 등급에 도달할 정도로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 못하는 무과금, 또는 중소과금 이용자와 높은 등급의 VIP 이용자 사이의 격차를 좁히는 것. 그러나 높은 등급의 VIP 이용자에 대한 혜택은 더욱 극대화하면서 이용자의 과금 욕구를 자극하는 시스템 자체의 작동 원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최근 중국 게임 내 VIP 시스템의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릴리스 게임즈의 'AFK 아레나'는 여느 중국산 모바일 게임처럼 VIP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총 20단계의 VIP 등급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고 등급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한화로 약 2억 원에 달한다. 중소과금 이용자는 물론 소위 말하는 '핵과금' 이용자도 도달하기 쉽지 않은 금액이지만, 사실 'AFK 아레나'에서는 레벨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VIP 등급을 상승시킬 수 있다. 레벨 업에 필요한 시간을 돈으로 사는 셈.

 



 

VIP 등급에 따른 혜택도 아이템에서 영구적인 효과로 옮겨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모바일 방치형 게임 '샤이닝 라이트'에서는 VIP 등급에 따라 새로운 업적이나 연속 뽑기 기능 등 게임 내 시스템을 제공한다. 특히 많은 모바일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천장(특정 횟수에 도달하면 확률형 보상을 확정적으로 제공하는 것)'까지도 VIP 등급 혜택에 포함되어 있어 게임의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VIP 고객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VIP 혜택이 아이템에서 시스템으로 변화하는 것은 중국 내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성향이 변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아이드림스카이(iDreamSky)의 창립자 제프 린든은 과거 GDC 발표를 통해 제프 린든은 "패치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하면서 기존에 얻은 아이템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 이제 중국의 게임 이용자들은 최고 등급의 아이템을 얻어야 한다는 욕구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위해 재화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을 빈번하게 겪은 이용자들이 재화보다는 가치가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시스템 상의 혜택을 선호하면서 각 게임사들 역시 이용자의 성향에 맞춰 VIP 혜택을 바꿔나가고 있다.

 

중소과금 이용자도 자연스럽게 우량 고객으로 바꾸는 전략

 



 

한편, 중국의 과금 비율은 국내와 큰 차이를 보인다. 소수의 '핵과금러'가 게임의 매출을 견인하고다수의 무과금 또는 중소과금 이용자가 이들을 받쳐주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과 달리, 아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1년에 한번 이상 게임에 과금하겠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8년 약 83%에 달한다. 그러나 1인당 과금액은 약 1만 6000원 정도에 그쳐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게이머가 중소과금 이용자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중국 게임사들의 목표는 중소과금 이용자들을 우량고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미 게임에 현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만큼, 그 액수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 중소과금 이용자들을 자연스럽게 우량고객으로 전환하기 위해 중국의 많은 모바일 게임들은 무과금 또는 중소과금 이용자들도 게임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한편, 게임에 현금을 지불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미끼를 선보이고 있다.

 

지롱게임이 개발하고 국내에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 '랑그릿사 모바일'은 캐릭터와 각종 특전으로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게임에 돈을 지불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랑그릿사 모바일'에서는 3인 픽업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는데, 특정 기간 동안 총 3명의 캐릭터의 소환 확률을 높이는 한편 플레이어가 이미 다른 두명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면 첫 뽑기에서 확정적으로 보유하지 않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에 목표로 하는 캐릭터가 비어 있다면 충분한 금액만 투자하면 확정적으로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셈. 그렇기에 플레이어들이 자연스럽게 더 많은 금액을 캐릭터 소환에 투자하게 된다. 여기에 매 기간마다 특정 과금액을 채울 경우 특전 스킨을 제공해 플레이어들이 확정적인 보상을 위해 좀더 많은 금액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유주게임즈코리아를 통해 국내에도 서비스되는 모바일 MMORPG 'R5'는 조금 더 독특한 방식으로 이용자들이 지갑을 열도록 한다. 게임을 처음 실행한 이용자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고 게임 내 풍성한 보상을 통해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것. 'R5'에서는 게임 시작 1시간 내로 50레벨 정도의 고레벨에 도달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며, 게임 내에서 일정한 시간 내에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최고 신화 등급의 장비를 전부 획득할 수 있다.

 

이는 게임을 처음 실행한 이용자가 1시간 이상을 자연스럽게 투자하고 게임의 충성 고객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첫 실행 이후 1시간 이상 게임을 즐긴 이용자는 게임을 장기간 즐기는 충성 고객이 된다. 충성 고객이 될 경우 자연스럽게 게임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 때문에 장시간 이용자들을 붙잡아두는 미끼를 제공하는 'R5'의 전략 역시 효과적이다.

 

확률 대신 확정 보상으로 소비자 저항감 줄이는 中 모바일 게임, 국내도 발전 모색해야

 



 

방법이나 형태는 다양하지만 최근 중국 게임이 시도하는 BM의 공통점은 투자한 금액에 대해 확률이 아닌 확정적인 보상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부분 유료화 모델 정착 이후 많은 소비자들이 확률형 상품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상황에서 게임 내 시스템 등 확정적이고 영구적인 보상을 제공해 이들의 심리적인 저항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과금을 유도하는 것.

 

이처럼 중국 게임 시장에서는 확률형 상품을 축소하는 흐름이 이어지지만, 중국 못지 않게 모바일 게임 시장이 발전한 국내에서는 새로운 BM에 대한 연구 및 시도가 더디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상위 20%의 '핵과금러'에게 매출을 의지하고 이들에게서 더 많은 수익을 끌어낼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만 주목하는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감을 낮추면서도 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중국의 모바일 게임들이 국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보다 다양한 BM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모바일 게임은 퀄리티 뿐만 아니라 BM 설계에서도 소비자를 끌어들인다"라며 "국내의 게임사들도 확률형 아이템보다는 좀더 다양한 수익 모델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일 BM을 발전시켜나가는 중국 모바일 게임의 공세에 맞춰 국내 게임사들이 어떤 전략을 선보일 것인지, 2020년 출시되는 신작 게임의 BM 역시 올 한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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