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관련정책, "이제는 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

등록일 2012년04월25일 17시24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문화재단과 문화사회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게임문화심포지엄이 오늘(25일), 양재동 엘타워 라벤더홀에서 열렸다. 본 자리는 게임관련 다양한 법과 제도, 정책, 관련기관 및 단체 비롯해 정책과정과 관련기구 전반에 걸쳐 검토, 토론하기 위해 열렸다.

위 심포지엄은 지난 2월 21일 '나는 게임이다' 이후 두 번째 열린 자리로, 당시 업계와 시민 등 다양한 인원이 참석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임문화재단과 문화사회연구소는 향후 세 차례에 걸쳐 심포지엄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오늘 자리는 지난 심포지엄에서 나아가 게임관련 법제합리화를 위한 통합 필요성과 방법, 새로운 게임문화 정책을 위한 협력방안, 이를 위한 정부, 시민, 게임문화재단의 역할을 주제로 열렸다.

게임문화재단의 김종민 이사장은 "심포지엄을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잘 채워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모든 관계자들이 협력해 게임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정책과 관련된 담당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본 심포지엄에 참석하지 않아 제대로 된 토론이 되지 않는 아쉬움을 남겼다.

■ 정부의 게임정책, 중복성과 과잉성 심각하다
첫 발제를 맏은 법무법인 한결의 박주민 변호사는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셧다운제 이후 최근 정부의 게임정책이 강제적인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해외 온라인 게임 및 타 플랫폼과의 역차별이 있을 뿐 아니라, 규제의 비실효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가부 등은 청소년 게임 과몰입에 대한 규제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과잉 규제를 하고 있고 각 부처간 규제도 중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러한 중복적, 강제적 게임규제는 ▲ 청소년의 행복추구권이 침해되며 ▲ 국제적으로 콘텐츠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온라인 환경인 지금, 이러한 규제는 평등권에 침해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해외국가의 사례현황을 예로 들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별도의 법규제를 두지 않는 대신, 도박, 포르노 등 불법성이 명백한 불법 콘텐츠에 대해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 민간자율로 사전 등급심의 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민간규제가 강한 중국, 베트남, 태국도 국가 체제의 상이성에 기인해 일부 도입되고 있는 정도다.

박 변호사는 우리나라 역시 해외사례를 참고해 자율규제를 고민해야 하며, 급변하는 사회상황에 부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율규제로 전환이 어렵다면 현행 규제제도의 중복성과 과잉성을 없애기 위해 규제를 통일하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정진의 이병찬 변호사도 "어떤 것에도 기초하지 않고 원칙없이 이루어지는 규제는 문제가 있으며, 이는 제도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며,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기성세대 및 유권자가 게임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는 것에 대해 업계도 극단적으로 흘러가는 틀을 깨기 위해 게임과몰입과 사회적인 편견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 게임의 긍정적 인식위해 기존 틀을 바꿔야
다음 발제를 맡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권오태 연구원은 정부의 지원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연구원은 "게임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산업으로 규정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는 해를 거듭할 수록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누구나 알면서도 사회적인 인식은 부정적이다. 이는 문화로서 게임이 자리매김하는데 많은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2011년 한일 게임이용자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에 있어 부정적인 이미지가 50.6%(매우 부정적 7.1%, 다소 부정적 43.5%)로 긍정적(매우 긍정적 3.7%, 다소 긍정적 17.2%)보다 두 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일본 역시 부정적인 이미지를 54.5%가 게임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다.

권 연구원은 그간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어 온 게임문화 확산을 위한 지원정책을 위주로 게임 문화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2006년 4월 28일 제정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으나 문화진흥에 대한 조항을 담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며 2003년 발표된 게임산업진흥 중장기 계획 역시 파편적이고 외부 요청의 대응에 급급한 지원정책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대책 역시 과몰입 예방과 치료로 치중되어 근본 조성보다는 사후대책에 급급하다고 지적했으며 e스포츠 발전정책도 문화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불완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권 연구원은 규제 중심의 게임정책이 아닌 통합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개개인의 문화적 권리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게임 문화연구를 강화, 확대하고 지역 문화공간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연구원과 토론을 진행한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이동연 교수는 "게임문화진흥 조항은 문화적 가치보다는 청소년들의 과몰입을 예방하는 부분에 치우쳐 있다. 문화적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 게임문화연구, 게임문화 환경조성 및 창의적인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조항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과잉규제도 문제지만 관련업계의 네트워크도 중요
마지막 발제를 맡은 부천문화재단의 김혜준 대표는 새로운 게임문화 정책을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 게임문화재단의 협력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청소년에게 규제만을 강조했던 현재 상황이 촘촘한 안전망을 형성해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며, 청소년보호법의 취지의 어긋남을 지적했다. 이를 위해 형성된 쿨링오프제, 셧다운제, 피로도시스템 및 과몰입 상담치료는 대책으로서는 미흡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부모, 교사, 친구가 정서적 지원을 받게끔 하면서 사이버 일탈을 줄이고 자연스러운 환경조성을 해야하며 유저와 게임 개발자 및 제공자, 플랫폼 사업자와 인프라 협력자가 함께 이해관계가 맞물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타적인 게임 디자인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나 오래 게임을 했는지와 이에 대한 경고, 휴식을 취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야 하며, 유저들이 게임을 통한 창의적인 활동으로 현실세계에서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발제에 대해서 학부모정보감시단의 김성심 사무국장은 "우리사회가 게임에 대해 어떤 논의를 해왔는가에 대해서도 짚어보고 이해를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역할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학교, 지역사회가 연계 모델을 형성해 디지털 매체환경에 대한 청소년의 주체적 이용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문화재단 역시 각종 관련 네트워크 사업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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