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대표의 '취향' 고스란히 반영된 '스텔라 블레이드', 비주얼에만 집중한 게임 아니다

등록일 2024년04월26일 10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캐릭터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가 직접 개발을 주도한 '스텔라 블레이드'가 26일 정식 출시된다.

 

국산 게임 중 처음으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직접 유통하는 세컨드파티 게임으로 출시되는 '스텔라 블레이드'는 처음 발표부터 출시까지 숱한 화제를 낳은 게임.

 

김형태 대표는 '창세기전' 시리즈 개발에 참여하던 시절 그림만 그린 것이 아니라 기획 작업에도 참여했는데,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그림만 그렸다는 오해를 사곤 한다. 그가 콘솔 대작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비주얼에만 치중한 게임'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것도 그런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거다.

 



 

실제 플레이해 본 '스텔라 블레이드'는 김형태 대표가 오랫동안 즐겨온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영화 등 문화 콘텐츠 전반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아낸 게임으로, 비주얼은 물론 스토리, 전투, 음악 등 게임의 모든 요소에 공을 들인 전반적으로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게임이었다.

 

전투 시스템의 첫인상은 '티메시아', 하지만 선택지가 무수히 주어진다
기자의 경우 최근 '다크소울' 시리즈부터 시작해 '와룡', '티메시아' 등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을 다수 플레이하며 '스텔라 블레이드'를 기다려 왔다. 비주얼이나 개발 초기부터 시나리오 기획자부터 뽑아 다듬은 세계관과 스토리, 김형태 디렉터가 엄선했을 음악에는 신뢰가 있었지만 전투 시스템만은 조금 불안감이 있었기에 비교해보기 위해서였다.

 

'다크소울' 시리즈의 전투는 '방어'가 핵심으로, 적의 공격을 막고 피하고 버텨내 '내가 때릴 수 있는 타이밍'을 파악해 그때 제대로 때리고 때릴 수 없을 때는 참는 것이 중요하다. '스킬'이 가장 중요한 '인왕' 시리즈나 빠르게 진행되며 조금 불합리한 구조에서 회피가 중요한 '티메시아'까지 장르 작품들의 전투 시스템이 다른 맛을 지닌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전투 시스템은 기존 장르 작품들을 많이 참고한 스타일로 첫느낌은 '티메시아'와 비슷했다. 빠른 공격과 회피와 패링을 모두 써야하는 구조, 그리고 적들에게 피격 경직이 없어 내가 때리는 턴이라는 개념이 없어 늘 집중하고 빠질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 등등...

 

하지만 어느 정도 플레이하고 스킬트리가 개방되면 플레이 스타일 자체를 원하는 대로 가져갈 수 있다. 암살에 중점을 둔 스타일, 회피에 중점을 둔 스타일, 스킬을 강화한 스타일 등 자기 손에 맞는 스타일을 골라 플레이하면 될 일이다. 스킬 리셋도 가능하니 부담가질 일도 없다.

 

플레이 스타일의 선택지를 유저에게 주고 있기에, '스텔라 블레이드의 전투는 이렇다'고 단적으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장르의 원조인 '다크소울'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불합리한 면이 있지만 상쇄할 방법도 제공한다'는 정도로 설명해 두면 될 것 같다.

 

왕도에 조미료를 더한 스토리와 끝내주는 음악
김형태 디렉터는 처음 콘솔 대작을 만들자고 결심한 뒤 개발 초기 단계에서 시나리오 기획자를 뽑아 세계관과 스토리를 제대로 만들어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비주얼 뿐인 게임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실제 플레이해 보니 왕도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역시 왕도적 스토리가 펼쳐진다. 그저 왕도만 가는 것이 아니라 조미료를 더하고 변주를 시도하고 있어 스토리 역시 '스텔라 블레이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다가 놀란 요소는 '음악'인데, 국산게임 중 역대급 OST가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김형태 디렉터가 일본의 스타 개발자 코지마 히데오 감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는데, 코지마 감독이 늘 게임에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멋진 음악을 담아낸 것을 봐 오다 자신의 게임을 만들게 되며 같은 시도를 한 것 아닐까 싶다.

 

단순 배경음악만이 아닌 환경음, 스토리에 맞춘 변주까지 음악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느껴진다. 세이브 포인트에는 음악을 바꿀 수 있는 플레이어가 늘 놓여 있으니, 음악을 자주 바꿔가며 플레이하길 추천하고 싶다.

 

단점 보이지만 첫 작품이라고 믿기 힘든 완성도
잘 묘사된 캐릭터와 환경 표현을 담았지만 비주얼에 집중하는 게이머라면, 혹은 김형태라는 이름 때문에 비주얼에 큰 기대를 했던 게이머라면 조금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다른 요소들이 기대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 비주얼적으로는 아주 뛰어난 느낌은 없었다. 컷신 연출이나 화면 전환이 매끄럽지 않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좀 더 겉보기에 좋아보이는 그래픽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을 유저가 많았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것으로, 전투 장면에서도 60프레임이 유지되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콘솔게임에 처음 도전하는 회사에서 콘솔게임 디렉터의 데뷔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믿기 힘든 수준의 완성도이다. 모바일게임만 만들던 회사에서 어떻게 이런 완성도가 가능한가 싶을 정도인데, 'P의 거짓' 때에도 나온 이야기인 '한국 게임사들이 사실 하면 되는데 안 한 거였을까'라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SIE에서 볼륨, 콘텐츠 강화를 주문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후반부에 힘이 빠지는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른 환경을 묘사하는 후반부에서 오히려 더 힘을 낸 느낌이다. 흥미로운 디자인, 맵, 전투가 계속 이어진다.

 



 

사실 기자에게는 '스텔라 블레이드'에 크게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는데, 한정판을 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P의 거짓'은 국산 콘솔게임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한정판 패키지를 소장하고 있고, '스텔라 블레이드'도 이브 피규어가 포함된 한정판이 당연히 나올 줄 알았는데... 기자의 기대를 배신(?)했다.

 

시프트업에서는 '스텔라 블레이드' 개발로 자신감을 얻고 이미 차기작 기획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험을 쌓은 시프트업의 차기작은 더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게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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