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만 봐도 범상치 않다

연말을 맞아 개발사들이 게임 특수를 위해 경쟁적으로 게임 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사이퍼즈’에서 게임과는 관계없는 다소 엽기적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화제다.

'DOTY(Dol+i Of This Year)'로 명명된 이번 이벤트는 제목 그대로 올해 가장 엽기적인 ‘돌+아이’를 뽑는 이벤트다.

이벤트 원본 이미지, 욕설이 들어가 명칭이 변경됐다

이번 이벤트는 최초 닉네임 ‘Nuendo’와 ‘라빵’을 사용하는 유저의 주도하에 욕설이 들어간 ‘BOTY’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엽기적인 유저를 뽑는다는 대회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해당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있던 개발사 역시 ‘대회 명칭을 바꾸면 공식적으로 후원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내세우며 주최측 후원에 나섰다.

엽기와 재미를 지향하는 이벤트인 만큼 분장과 변장을 넘나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참여하는 유저들이 많았으며 여성 유저 역시 남성 유저들만큼 열성적으로 참여해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포커스는 최초 이벤트 주최자인 ‘Nuendo’, ‘라빵’, 네오플의 조커팀과 함께 이번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주최자 인터뷰
Q. 이번 이벤트를 생각하게 된 이유는?
사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장 게시판에서 문제를 일으킨 유저를 뽑는 저희끼리의 간이 투표를 시작해볼까 하고 아침에 샤워하며 샴푸로 머리를 긁는 상쾌한 기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투표할까 했는데 상품이 하나 둘씩 걸리고 조금씩 규모가 커지더니 라이브 팀에서 공식 이벤트로 승격되고 아 뭔가 일이 커졌다 싶었습니다.

Q.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예상했나
가식은 떨지 않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규모가 커질 거라 생각은 했습니다.

몇몇 유저들은 정말 사진 한 장만으로 모두를 웃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공식 이벤트가 되기 전 참여 멤버 역시 매우 강력한 우승후보였습니다. BOTY 단계 당시 '라빵'님께서 그려주신 대회 표지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리고 이렇게 공식 이벤트를 지원한다고 협의를 한 이후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 외에도 알리기 위한 노이즈 홍보가 필요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단호한K님께서 마침 인게임 욕설 필터링을 당하셨고 전 그걸 놓치지 않고 신고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뭐 사실 정지 관련은 전혀 생각도 못했죠. 그냥 웃어넘기겠지 했는데 10일 정지를 당하고 결국 그 일로 이렇게 이벤트가 커졌다 생각합니다.

GM이 다른 GM에게 계정 정지를 당하는 초유의 일이 생겼다

Q. 대회 주체자로 직접 대회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면?
아 사실 정말 상품으로 걸린 아이패드 가지고 싶습니다.

아이패드1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iOS6를 지원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가지고 싶지만 제가 참여하면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저의 엽기사진이 너무 강력한 사진이 나와 우승할 수도 있기에 그러한 부분을 고려하여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벤트 주최자가 후원물품을 최대한 끌어 모아 가져가면 굉장히 아이러니 한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어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공식적인 자리니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말 아이패드1을 벗어나고 싶습니다. 하지만 참았습니다. 이제 이 아이패드는 여러분의 것입니다!

Q. 개인적으로 1등을 주고 싶은 참가자가 있다면?
진심으로 정하는 게 너무 힘듭니다. 고스트 분장, 미남의 마드너그, 팬티 히어로 폭풍, 페코님의 미쉘분장(먹을 거 가지고 장난치셨더라고요), 얼음 서드캐(이분도 먹을 거 가지고…. 저한테 주시지), 이 구역의 돌은 놈은 나야 등

아, 이분들 덕에 제가 이렇게 정상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농담입니다. 진지하시면 곤란해요. 개인적으로 1등을 드리고 싶은 분은 피스미님과, 2mb님의 '이 구역의 돌은 놈은 나야' 입니다.

정말 1+1은 귀요미 등의 UCC로는 잘 웃지 않는데, 초반 부분에 마우스를 집어 던지는 부분부터 육성으로 터졌습니다. 마 조커 팀에서도 우승후보를 마드너그, 피스미+2mb 이분 중 뽑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최측이 예상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

Q.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써 게임 내 건의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가장 우선으로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은 최적화 부분입니다. 음악 작업용 PC이기는 하지만, 조금 버벅거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음으로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은 iOS용 통신기 앱의 유니버셜 앱 지원입니다. 저 외에도 피쳐폰, 태블릿 PC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통신기 앱은 게시판의 이용이 가능한 부분만 봐서라도, HD 해상도를 지원해주셨으면 합니다.

최우선적으로는 최적화와 서버 안정화 부분에 신경 써주셨으면 합니다.

이벤트라도 있는 날에는 정상적인 게임을 즐기기 힘들다

Q. 이벤트에 참여한 유저들에게 한마디
다들 보잘것없는 저의 이벤트에 참여해서 많은 분에게 웃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땅히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씀 드리려고 하니 말투가 딱딱해서 어색함이 묻어나네요.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텍스트로 적다 보니 정말 쑥스럽고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짧고 굵게 가겠습니다. 다들 DOTY를 축제로 즐겨주시고 거리낌 없이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정말 많은 분들이 창피함과 쑥스러움을 참고 즐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들 내년에도 DOTY가 개최되어 또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조커팀 인터뷰
Q. 총 이벤트 참여자는?
DOTY 분야 214건, 초능력 분야 48건으로 총 262건 등록되었습니다.

Q. 후원 물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나 엽기적인 것들이 있었다면
가장 인상 깊었던 선물은 투구벌레 세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택배로 보낼 수 없는 후원품이였기 때문에 회사에 직접 찾아와야 했지만 결국 오지 못해 투구벌레가 죽어버린 안타까운 사연이죠. 저희가 직접 받으러 갈걸 그랬습니다(웃음).

사슴벌레는 다행히도 도착해 이벤트 상품으로 등록되었다고

Q. 유저들이 시작한 이벤트를 공식 이벤트로 진행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면?
사이퍼즈는 유저 여러분들의 관심사가 무엇이고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는지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고 함께 어울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이벤트였지만 공식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더욱 많은 유저들이 이벤트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아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많은 유저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응모하고 있다(이미지 출처:이벤트 공식 페이지)

Q.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는가?
DOTY에 올라온 사진들 모두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아닐까요? 자신의 엽기적인 모습을 공개하면서까지 참여하려는 열정에 감동했습니다. 특히 여성 유저분들이 많은 것도 많이 놀랐습니다.

Q. '단호한K'의 저격 사태가 일어나자마자 다른 ID로 유저들과 놀았다는 설이 있는데
그건 일반 유저가 운영자를 사칭한 것으로 단호한K는 10일 이용정지 기간 동안 접속할 수 없었습니다. 유저 여러분들이 제재 당하는 것과 똑 같은 조치를 했으며 그 동안 선거 이벤트,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 이벤트, 사회 공헌 이벤트 등을 준비하면서 자숙(?)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Q. 심사를 진행하면서 기준이 있다면?
유저 여러분들에 의해 시작된 이벤트인 만큼, 여러분들의 반응과 추천수를 가장 우선으로 선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최종선별을 위한 회의가 진행중이다

Q. 이번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유저들 간의 재미있는 소재를 이벤트로 진행할 계획이 있는가?
앞으로도 유저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는 계속할 예정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 이벤트가 그러했고 앞으로도 진행할 이벤트도 유저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부탁 드립니다. 그 것이 윤리적, 도덕적으로 문제만 없다면 언제든지 적극 지원할 마음이 있습니다.

한 유저가 후원한 '채찍', 도덕적, 윤리적으로도 문제 없었다고

Q. 유저가 직접 지원하는 현물 지원 등 개발사가 진행하는 이벤트라고 하기에는 위험한 이벤트라는 의견도 있는데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중간에 중개 역할을 해서 더욱 신뢰성 있는 이벤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이벤트에 유저가 자발적으로 후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후원 품목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해서 선정자에게 안전하게 선물을 배송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양한 후원품들을 지원받았다

Q. 유저들에게 한마디
사이퍼즈는 2012년 한 해 동안에는 정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 같아 조커팀은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여러분이 들려주시는 각종 건의사항과 따끔한 충고도 가감 없이 들으면서 적극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도 여러분들의 응원과 조언에 힘입어 더욱 발전하는 사이퍼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