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투위시'로 돌아온 모바일 비주얼노블 베테랑, 이정은 대표를 만나다

등록일 2015년09월23일 17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미녀 환생전', '엘프 이야기', '아이리스 메모리즈', '우리 결혼했어요', '키스 더 뱀파이어' 등 피처폰 시절 모바일 연애시뮬레이션 장르에서 대작을 선보였던 '연스'가 돌아왔다. '연스'의 비주얼노블은 높은 퀄리티의 일러스트, 탄탄한 시나리오,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 묘사로 당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 팬들에게 추억으로 남아 회자되곤 한다.

기획자이자 시나리오 라이터로 활동하며 '연스' 혹은 '이감독'이라는 명칭으로 더 익숙한 이정은 대표는, 자신의 필명이자 게임의 시그니처처럼 따라 붙었던 '연스(Youns)'를 회사명으로 삼고 4년만에 모바일 비주얼노블 신작 '런 투 위시: 어센트(이하, 런투위시)'를 선보였다. 게임포커스는 연스의 첫 작품 '런투위시'를 출시한 이정은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


'런투위시' 발매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다. 모바일 비주얼노블 장르에 다시 돌아온 것은 무척 오랜만인데 그 동안 어떤 일을 하며 지냈는지 궁금하다
그동안은 소셜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을 개발했으며 간혹 맞고류의 게임도 출시했었다. 꽤 오랫동안 비주얼노블 작품을 선보이지 못했다. 모바일게임 개발 경력이 길었기 때문에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연스는 지난 2013년 여름에 설립했고 최근 출시한 '런투위시'를 오랫동안 개발했다. 2014년에 '런투위시'를 소설로 볼 수 있는 디지털 노블 버전을 출시했는데 이번에 출시된 '런 투 위시: 어센트'는 이를 게임으로 즐길 수 있게끔 재가공한 것이다.

'런투위시'를 굳이 디지털 노블로 출시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첫 작품이었기 때문에 빨리 세상에 내보이고 싶었다.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 욕심이 나는 동시에 개발 리소스에 투자할 부분을 아끼기 위한 시도였다. 지금 생각하면 처음부터 비주얼노블로 개발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디지털노블 버전이 실패를 겪었다 해도 콘텐츠 자체의 평은 좋았기 때문에 재가공해서 게임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볼륨이 무척 커지는 바람에 개발 기간도 길어졌고 현재의 규모에 이르렀다.


모바일 비주얼노블 출시 경험은 많지만 스마트폰 오픈 마켓에 비주얼노블을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어떤 고민들이 있었나
우선 게임의 판매 방식과 가격에 대해 고민했다. 비주얼노블과 같은 텍스트 어드벤처게임은 완결이 있는 패키지 형태의 판매 방식에 적합하다.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비주얼노블 게임들은 혹은 대부분 5천원 이하의 가격에 최소한의 볼륨과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

또는 여성향 연애시뮬레이션 게임 중에는 에피소드 결제, 아바타 아이템 결제가 가능한 부분유료화 형태도 있다. 처음에는 에피소드 결제 방식을 도입할까 고민했으나, 다양한 캐릭터를 공략하는 멀티 엔딩 방식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스토리가 막힘 없이 흘러가 하나의 이야기로 완결되는 형태를 추구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패키지 결제 방식을 택했다.

오랜만에 출시하는 만큼 제대로 서비스하는 게임다운 인상을 주도록 노력했다. 만 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게 느낄 만한 퀄리티라고 자부한다. 스스로의 욕심 때문에 볼륨이 무척 방대해졌는데 '런투위시'의 플레이타임은 약 18시간 정도다. 엄밀히 따지면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선의 가격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주 타겟이 학생들인 만큼 절대로 만 원을 넘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게임의 가격을 9900원으로 결정했다.

이미 출시된 무료 버전과 새로 나온 유료 버전의 차이는 무엇인가
콘텐츠적인 차이는 없다. 다만 무료 게임으로 출시하는 바람에 에피소드마다 결제하는 식의 부분유료화 게임으로 오해를 사게 된 것 같아서 처음부터 구매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유료버전을 별도로 출시했다. 무료 버전에서는 초반의 에피소드를 일부 체험해볼 수 있으니 먼저 플레이하고 난 뒤 유료 버전을 구매해도 좋다.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은 서로 데이터 연동이 되므로 부담 없이 원하는 쪽으로 옮겨 즐기면 된다.


피처폰 시절과 달라진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인디 팀을 포함 소규모 개발사의 비주얼노블이 많이 만들어 지고 있어 유저층이 많이 늘어난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비주얼노블 장르의 작은 시장 규모와 프리미엄 게임의 부족으로 상품성이 전반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그로 인해 시장의 성장이 더뎌진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비주얼노블은 RPG나 소셜게임처럼 꾸준히 서비스해서 매출이 나오는 형식의 게임이 아니다. 더군다나 무료 게임으로도 방대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상황에 유료 게임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까지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렇기에 박리다매가 아닌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보여주는 데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사실 기자는 '아이리스 메모리즈'의 엄청난 팬이다
요즘도 '아이리스 메모리즈' 이야기를 하는 팬들이 꽤 많다. 어떤 게임이 가장 좋았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이리스 메모리즈'를 꼽는다. 당시 십대 유저들의 추억으로 장식된 게임인 것 같다. 가장 성공한 게임은 MBC와 합작한 '우리 결혼했어요'였는데, '아이리스 메모리즈'가 대표작이 되었고 나에게는 일종의 꼬리표처럼 남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당시에는 모두 유료 게임이었기 때문에 이렇다 할 경쟁 작품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굳이 따지면 요즘도 경쟁작이 많은 것은 아니다
그건 그렇다. 대부분 소규모 게임이거나 아니면 연애시뮬레이션 요소가 적은 비주얼노블이 대다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주얼노블을 선보이는 데 좀 늦긴 했지만 그동안 다수의 공략대상이 존재하는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여성이다 보니 그리 선정성이 강하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덕분에 여성 유저들도 부담 없이 즐겨주고 있다.

이전부터 연스의 비주얼노블을 플레이하는 여성 유저들이 꽤 있다. 여성 유저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볼 계획은 없는가
나는 분명 남성 유저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었는데 신기하게도 여성 유저들의 반응이 좋았다. 여전히 기억하고 블로그나 팬카페를 찾아주는 유저들 중에 여성 유저의 비중이 상당하다. 피처폰게임을 개발하던 당시에는 여성 유저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 보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때는 그런 시장이라는 것이 없었으니 말이다.

기회가 된다면 연애 요소 없이, 유저 성별에 구애 받지 않고 플레이 할 수 있는 비주얼노블도 만들어 보고 싶다. 연애 요소가 주가 아니어도 남녀 노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 거리가 많기 때문에 색다르면서 재밌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런투위시 유료버전 출시 이후의 계획은 어떠한가? iOS버전 출시는 언제인지도 알고 싶다
조만간 2부격인 '세컨드 스토리'가 개방되어 스토리의 완결부분까지 즐길 수 있게 된다. 이후에는 티스토어와 네이버 앱스토어에도 출시할 예정이며, iOS버전은 한 달 정도 더 기다리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스토리의 완결을 본 유저들을 대상으로 리뷰 이벤트나 팬아트 이벤트를 진행해보려 한다. 혹은 유저들이 후일담을 원한다면 그 부분을 추가 콘텐츠로 선보이거나, 히로인 캐릭터 별로 디지털 노블을 재출시하는 등의 다양한 계획이 있다. 이제 막 게임을 출시한 상황이니 확정된 부분은 많지 않지만 가능하면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연스의 팬을 비롯한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오랜 시간, 4년이라는 공백을 깨고 복귀했는데 생각보다 기다려준 사람이 많아 무척 고마웠다. 앞으로는 보다 자주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이번 작품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1년에 2~3편 정도의 작품을 출시하는 부지런한 개발사가 되겠다. 비주얼노블이 아니어도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도 인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