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PC통신 전성기, '응사' 그 시절 청춘들은 어떤 게임을 즐겼나

등록일 2016년02월03일 10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tvN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인 '응답하라' 시리즈의 최신작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지난 17일 평균 시청률 19.6%(최고 시청률 21.6%)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종방했다.

지금까지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 응팔까지 총 세 개의 시즌을 방송한 응답하라 시리즈는 매번 그 시절의 생활 방식, 트렌드 등을 완벽하게 재현해내는 한편 시리즈 특유의 컨셉인 남편찾기가 화제가 되면서 남녀노소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영화, 음반, 방송, 게임 등 지금은 보기 힘든 그 시대의 문화 콘텐츠를 방송을 통해 보여주며 다양한 화제를 낳기도 했다.

게임포커스는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세 번째 응답 시리즈의 종방을 기념해 1988년, 1994년, 1997년 그 시절 그 때 게이머들은 어떤 게임들을 즐겼는지 살펴봤다.

그 두 번째는 콘솔게임의 새로운 시대와 PC 통신의 추억이 남아있는 94년도의 인기 게임이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1994년도에 손노리가 개발한 RPG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그 당시 국산 RPG는 망한다는 불문율을 깨뜨리고 성공한 최초의 게임이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그 당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일본식 RPG의 기본 시스템에 SRPG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전투 시스템을 추가해 독특한 게임 시스템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물론 1994년에 출시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초판은 손노리의 첫 작품이었던 만큼 크고 작은 버그와 시스템 상의 문제를 안고 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게임만의 독특한 컨셉과 스토리는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고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 출시됐으며 이에 따라 게임의 완성도도 점차 높아졌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2002년에는 휴대용 게임기 'GP32', PC 플랫폼으로 재판매됐고 이후 PSP 플랫폼, 피쳐폰으로 출시되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유저들을 만났다.

한편 2014년에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IP를 이용한 모바일게임 '어스토니시아VS for Kakao'가 넷마블게임즈를 통해 출시되기도 했다.

프린세스 메이커2


가이낙스의 대표작이자 육성 MMORPG를 대표하는 '프린세스 메이커'. 그 중 시리즈 최고 수작이라 불리는 '프린세스 메이커2'는 1993년 출시돼 현재까지도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마왕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한 용사가 천계의 아이를 키운다는 설정의 '프린세스 메이커2'는 다양한 육성 시스템과 '무사수행'으로 대표되는 RPG 요소와 전작보다 더 발전된 그래픽과 스테이터스, 육성 시스템과 다양한 엔딩으로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프린세스 메이커2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했는데 이런 기대 속에 탄생한 '프린세스 메이커3'는 전작과 비교해 '무사수행' 등 다수의 콘텐츠가 삭제돼 라이트하게 출시되면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린세스 메이커는 정식 넘버링 작품과 스핀오프작을 모두 포함해 총 11편이 출시됐으며 그 중 프린세스 메이커2는 엠게임이 출시한 두 개의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소셜'과 모바일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for Kakao'의 일부 요소에 영향을 주게 된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4


SNK 플레이모어의 대표 격투게임 시리즈 중 하나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의 기념비적인 첫 작품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4(이하 킹오파 94)'도 1994년에 출시됐다.

애초에 킹오파 94는 SNK의 인기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올스타전이라는 컨셉으로 '용호의 권', '아랑전설', '이카리'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쿠사나기 쿄', '야가미 이오리' 등과 같은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했다. 애초에 이 작품은 유저들을 위한 팬서비스 작품으로 제작됐지만 게임의 드높아진 인기에 힘입어 SNK의 간판 시리즈로 등극하게 된다.

특히 킹오파 94는 이전 격투게임이 1:1 대전만 지원해 하나의 캐릭터만 플레이 할 수 있던 것에서 벗어나 한 팀이 세 명의 캐릭터로 구성돼 있어 세 개의 캐릭터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한편 올해에는 킹오파의 최신작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킹오파 14는 이전 시리즈가 2D로 제작된 것과는 달리 시리즈 최초로 3D 그래픽을 차용했고 플레이스테이션4 독점 출시를 앞두고 있어 여러모로 킹오파 시리즈 입장에서는 큰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둠 2: 헬 온 어스


'둠 2: 헬 온 어스(둠2)'는 이드 소프트웨어의 전설적인 FPS 게임이자 지금도 명작으로 불리는 '둠'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하드코어한 게임성과 직관적인 UI, 자유도 높은 유저 모드 등으로 큰 사랑을 받은 둠 2는 94년에 발매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일부 유저를 중심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유저 모드 전문가들도 활동하고 있다.

둠 2는 출시하자마자 초기 물량 60만 장이 한 달 만에 모두 판매될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얻었으며 최종 판매량은 200만 장, 매출액은 1억 달러가 넘어서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아류작들을 파생시키는 등 당시 게임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

둠 2는 세가의 '세가 32X', '아카리 재규어', '슈퍼패미컴',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콘솔과 PC 플랫폼으로 출시 돼 그 시대의 다양한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으며 이후에는 '엑스박스 360', '아이팟 터치', '아이폰'에도 출시돼 현대의 유저들도 둠 2의 우수한 게임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삼국지 3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 중 최고의 작품이라 불리는 '삼국지3는 현재까지의 삼국지 게임의 시스템 대부분을 정립한 명작 중의 하나이다.

1992년 2월 정식 발매된 삼국지 3는 해외에서의 큰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정식 한국어 번역돼 출시됐으며 총 531명의 장수를 보유해 도스 플랫폼 삼국지 게임 중에 가장 많은 장수 숫자를 자랑한다.

삼국지 3는 유저가 한 지역의 태수가 돼 중국을 통일하는 게임으로 각각 능력치를 가진 다양한 장수와 자원을 바탕으로 모집한 군사력으로 상대 지역을 점령해 자신의 세력을 불려 나갈 수 있다.

특히 문관과 무관 시스템, 전투의 다양화, 외교전 콘텐츠 추가 등 다양한 시스템에서 전작과 비교해 볼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칭송받고 있다.

삼국지 3는 PC 외에도 SFC, 메가드라이브 등에 이식 됐으며 2001년에는 윈도우 OS로 리메이크 해 발매된 바 있어 원작 팬들의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한편, 코에이는 최근 삼국지 시리즈의 정식 넘버링 신작이자 30주년 기념작 '삼국지 13'을 정식출시한 바 있으며 한국 정식 번역판도 올해 내에 출시할 예정이어서 다시 한 번 국내에 삼국지 열풍을 불고 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 시절 열혈 게이머 이혁진 기자의 추천
# 영웅전설3 하얀 마녀


1994년은 세가 새턴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출시된 해로, 명작 게임들이 쏟아져나온 해이기도 하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적어봐도 '도키메키메모리얼', '노부나가의 야망: 천상기', '파이널판타지6', '브레스오브파이어2', '폴리스너츠', '마더2', '라이브 어 라이브', '랑그릿사2', '릿지레이서2', '진 여신전생2', '카마이타치의 밤', '안젤리크' 등이 모두 1994년에 나왔다. 국산 게임을 봐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등이 나오며 게임 개발이 활기를 띄던 시기다.

하지만 기자가 추천하고 싶은 게임은 위 목록에 없다. 1994년에 나온 게임 중 기자의 마음 속에 가장 큰 인상을 남긴 게임은 따로 있으니, 바로 팔콤의 '영웅전설3 하얀 마녀'다.

영웅전설3 하얀 마녀는 팔콤을 대표하는 RPG 시리즈 '영웅전설' 시리즈 3번째 작품으로, '가가브 트릴로지'의 첫 작품이다. 기자가 영웅전설3을 플레이한 것은 1994년 당시는 아니고, 대학에 진학한 후인 90년대 후반 언제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스토리에 대한 칭찬은 전부터 듣고 있었지만 직접 플레이해보니 말로만 들어선 알 수 없는 감동과 재미를 주는 멋진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투가 자동으로 진행된다는 점은 요즘 모바일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이라면 신기할 게 없겠지만, 당시엔 매우 독특하게 느껴졌다. JRPG 특유의 레벨링 작업 없이 진행해 마지막 보스에 도전해도 운이 따라주면 이길 수 있어 최저레벨 클리어에 도전해보기도 하고, 끝까지 레벨링 작업을 해보기도 하는 등 여러번 플레이한 게임이다.

윈도우 버전도 나와있고, 플레이스테이션이나 PSP 버전도 나와 있으니 주리오와 크리스의 여행을 함께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웅전설 시리즈는 근래 나오고 있는 '궤적' 시리즈와 그 전 시리즈 사이에 꽤 큰 간극이 있다. 각각 개성과 재미를 가진 잘 만든 JRPG이지만 저마다 최고의 영웅전설은 이것이라는 생각이 다를 것이다. 기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영웅전설은 3, 4다. 다른 시리즈와 비교하면 '그래도 역시 하얀마녀가, 주홍 물방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둘을 놓고서는 우열을 가릴 수가 없다.

물론 이건 추억보정이 꽤 많이 들어간 것이라는 자각은 있다. 하늘의궤적부터 섬의 궤적까지 이어지는 궤적 시리즈도 아주 좋은 RPG들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시리즈 전체를 찬찬히 플레이 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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