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크리에이터들과 만나보면 전에는 없던 인식 한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일본시장이 아시아 시장의 일부라는 인식이다.
세가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 나고시 토시히로 감독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전개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캡콤의 오카베 미치테루 프로듀서도 비슷한 인식을 밝힌 바 있다.
일견 당연해보이는 이런 인식은 플레이스테이션3 시절까지는 없던 것이다. 일본시장은 여전히 북미, 유럽과 함께 3대 시장으로 기능했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을 다 합쳐도 일본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아시아 시장은 당연히 일본 시장이 제외 된 다른 국가들의 시장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4로 넘어오며 일본 유저들보다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유저들의 차세대기로의 이행이 빠르게 진행되었고, 이제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무엇보다 일본 시장의 축소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환경변화 하에 이제 일본 게임사들은 아시아 시장을 언급할 때 일본을 포함해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은 일본'이라고 하고들 있고 이건 사실이다. 앞으로도 한국이나 대만 시장이 일본시장 규모를 넘어설 날이 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자도 회의적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이 일본시장을 넘어서는 날은 올지도 모르겠다.
또한, 일본 게임사들이 일본시장을 아시아의 일부로 인식하는 것은 좀 더 현실적인 의미도 갖는다. 이제까지 한국 퍼블리셔들은 규모의 한계상 독자적인 행보를 하기 힘든 한국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왔다. 대표적인 것으로 발매시기에 관련된 부분을 들 수 있다.
한국어판만 별개로 만든다는 결정은 중소 게임사라면 모를까 큰 규모의 게임사에겐 쉬운 결정이 아니다. 아무래도 그런 결정을 할 만큼의 출하량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대개 중국어가 포함된 아시아 버전을 만들 때 한국어를 넣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출시 시기상 영문판이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다보니 국내 퍼블리셔들은 한국어를 영어에 묶어 북미판 출시 시 한국어판이 나올 수 있도록 꾸준히 교섭해 왔다.
여전히 한국어는 중국어와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런 노력이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니다. 출시 시기에 각 국 퍼블리셔들이 민감하다는 인식을 만들어 글로벌 버전을 동시에 출시하거나, 일본과 출시시기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는 것에는 그런 노력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한다.
일본 게임사들의 인식 변화를 여기서 다시 생각해 보면 아시아 동시 전개라는 관점에서 일본어 버전 출시 때 한국어, 중국어 버전을 동시에 내는 게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실제 이달 말 캡콤은 바이오하자드 엄브렐라코어를 일본과 5일 차이로 한국과 중국어권에 패키지 출시할 예정이다. 어디까지나 패키지 버전 발매를 위한 일정상의 문제로 5일의 시차가 발생한 것으로 다운로드 버전은 아시아 전역에 동시 출시된다.
앞으로 이런 사례가 더 이상 드문 일로 열거되지 않을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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