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 경쟁 넷마블-넥슨, 득과실

넷마블은 대의명분, 넥슨은 실속 챙겨

등록일 2011년05월31일 18시07분 트위터로 보내기



서든어택 재계약을 둘러싼 CJ E&M 넷마블(이하 넷마블)과 게임하이간 마찰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넷마블이 "서든어택의 수익 배분율과 재계약 금액과 공동 퍼블리싱까지 제안했다"고 밝히자 게임하이는 "넷마블의 행동이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넷마블의 게임하이 자회사인 호프아일랜드 인수, 서든 어택2 공개 여부, 인식표 시스템 내용 수정신고 위반 등까지 얽히고설키며 증폭된 양사 갈등이 언제 터질이 모르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서든어택 유저를 앞세워 넷마블과 넥슨의 이해관계가 숨어있다. 혈맹관계에 있는 게임하이와 넥슨이 철저한 이해타산에 따라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양사가 말하는 정상적이고 원활한 서비스는 허울 좋은 핑계에 불과할 뿐 유저를 볼모로 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을 뿐이다. 또 지나치게 국내 업체끼리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고 대립하는 모습은 게임업계나 유저들에겐 달갑지 않다.


대의명분 갖춘 넷마블
지난 30일 오후 4시 넷마블의 남궁 훈 대표는 서든어택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하나의 글을 올렸다. 이 공지에는 게임하이에 파격적인 재협상 조건을 제안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수익 배분율을 게임하이에 몫을 훨씬 높였다는 것을 강조하며 7:3(게임하이:넷마블)을 제시했고, 재계약 금액도 150억(5년)으로 높였다.

또 현 제시안도 부족하다면 6개월만 연장해준다면 유저 DB까지 이전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준다고 했다. 특히 국내 게임업체 역사상 최고의 조건이므로 게임하이-넥슨 측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게임포털의 자존심이자 자산인 유저 DB 이전과 개발사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7:3, 5년 서비스 기간에 따른 150억 계약금 등 넷마블이 제시한 조건은 게임업계의 통념을 벗어난다. 이처럼 파격적인 제안을 받은 넷마블의 퍼블리싱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DB는 게임포털의 소유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수익배분율도 5:5가 나와도 성공이다. 더욱 재계약금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과거 넷마블에서 서비스되던 게임들과 비교한다면 서든어택에게 특급 대우를 해주겠다는 것을 천명한 셈이다.

이처럼 업계 초유의 파격조건을 제안 받은 게임하이와 재계약 의지가 강한 넷마블 사이에서 비난의 화살은 누구한테 쏠릴 것인가. 혹자는 넷마블의 속내는 재계약을 하지 않으려는 게임하이와 넥슨을 상대로 포석을 날렸다고 말한다. 물론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셈이니 도의적인 책임은 피할 수 없다.

결국 과정이 매끄럽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넷마블은 '재계약 의지 천명'이라는 대의명분을 갖췄다. 재계약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퍼블리셔의 본분을 다한 것이므로 손해 본 장사는 아니다. 게임하이-넥슨 연합 전선에 육참골단(肉斬骨斷)으로 맞섰으니 압박 효과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자산도 중요하지만, 미래 가치를 믿어보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7월 10일 재계약 조건을 바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반기 매출 예상 결과를 제시한 것만 봐도 그렇다. 게임 부문 예상 매출의 4.5%, 이익의 6% 수준으로 내다봤고, CJ E&M 전체 부분에서 차지하는 매출도 1.1%, 이익은 2.5%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조차도 신작 게임들의 성과에 따라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실속 챙긴 넥슨
현재 넥슨은 재계약 합의, 넥슨닷컴 서비스, 채널링과 제 3자 퍼블리싱 등 쓸 수 있는 다양한 카드가 존재한다. 관점에 따라 실보다 득이 많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협상이 진행되는 도중에 사업 파트너를 조급하게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넷마블 흔들기는 성공했다.

넷마블이 '파격' 조건을 내세워 서든어택 재계약에 열을 올리는 바람에 게임하이에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4월 28일 2,495원으로 거래가 정지된 이후 액면병합 과정을 거쳤던 게임하이는 지난 25일부터 주식거래가 재개된 상태다. 크로스파이어가 버티고 있는 중국 서비스 본격화 이슈보다 현재 국내의 상황이 게임하이에 유리하게 작용, 분쟁 수혜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즉 주식거래가 재개된 이후 넷마블의 액션이 게임하이에 대한 인식 제고와 성장 동력의 발판이 됐다. 초 단타매매 표적의 싼 주식 이미지에서 명품주로 발돋움하는데 넷마블의 액션이 주효했던 셈이다.

*액면병합 (출처: 네이버 지식사전)
- 액면분할의 상대적 개념. 액면가가 적은 주식을 합쳐 액면가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액면병합을 하게 되면 주식 물동 물량이 크게 줄어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액면가 100원인 주식을 500원으로 병합하면 주식물량은 5분의 1로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액면분할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게임하이는 원색적인 비난을 삼가고 있지만, 불편한 심기는 감추지 않았다. "CJ E&M측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며. "여론과 유저들을 호도하지 말고 진지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아 불필요한 행동은 자제하고 있는 셈이다. 

넷마블이 협상안을 공개한 이상 게임하이는 실속을 챙겼으며, 재계약이 성사되면 그 실속은 고스란히 게임하이의 실적으로 반영된다. 특히 넷마블이 밝힌 조건도 넷마블 단독 서비스, 넥슨 퍼블리싱, 공동 퍼블리싱, 제3자 퍼블리싱까지 다양한 매출발생 창구는 확보한 상태다.

또 재계약을 하지 않고 6개월 계약 연장만 받아들여 유저 DB만 받더라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초반 런칭 마케팅 비용 절감과 유저들의 상대적 박탈감 해소, 대규모 업데이트 단행만 충실하다면 명불허전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다. 만약 자체 서비스로 가닥을 잡는다면 초반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더라도 유저들의 거부감까지 잠재우기란 힘든 일이다. 일례로 서든어택에서 계급인 중장인 유저가 고스란히 오는 것과 훈련병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재계약도 실패와 함께 유저 DB 이전도 없고, 넥슨닷컴에서 서비스된다면 서든어택의 흥행은 예전 수준보다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메이플 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로 다져진 유저풀은 서든어택을 받아들일 준비도 되어있고, 장르도 겹치지 않는다. 오히려 워록-카스-서든어택에 이어 FPS 장르 라인업에 확실한 지원군으로 등장한다.

설령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 잠식, Cannibalization)이 될 수 있지만, 넷마블보다 피해는 크지 않다. 신작이 많아 초반 정착이 중요한 넷마블의 FPS 라인업에 비해 신구 조화와 주요 연령층이 다르게 형성된 넥슨의 FPS 라인업이 세대교체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넷마블이 대의명분을 앞세울 때 게임하이와 넥슨은 실속을 챙겼으니 여러모로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