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사 넥슨의 매각설로 연초부터 국내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넥슨의 지주회사 NXC의 김정주 대표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NXC의 지분 전량을 매물로 내놓은 것이 알려지면서 넥슨의 매각에 국내외 게임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 연 매출 2조원 규모의 게임사 넥슨이 매각될 경우 국내 게임업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넥슨을 인수할 곳은 어디인지, 그에 따른 파장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에 대한 분석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넥슨은 국내 게임산업과 함께한 만큼,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게임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업이다. 국내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온라인게임 열풍을 주도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최초의 횡스크롤 온라인 RPG인 '메이플스토리' 등 다양한 게임 플랫폼과 장르의 도전을 통해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기업이다.
또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 대한 활발한 공략을 통해 국산 게임의 한류 열풍에 일조하고 대작 타이틀 이외에도 인디 게임사의 개발을 지원하는 등 게임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이 외에도 넥슨은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국내 및 글로벌 게임업계에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창립 25주년이 되는 해에 이름이 바뀔수도, 혹은 사라질 수도 있는 전혀 새로운 운명을 맞이하게 된 넥슨. 넥슨 지난 25년간의 발자취를 정리해봤다.
'바람의나라'로 온라인게임 시대를, '메이플스토리'로 2D 횡스크롤 온라인게임의 막을 열다
넥슨은 국내 게임시장 초창기 다양한 '최초' 타이틀로 국내 게임 트렌드를 주도한 바 있다. 지난 1996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바람의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상용화된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바람의 나라'를 통해 온라인게임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전까지의 게임들이 싱글 플레이를 중심으로 하고 있었으며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는 경우에도 패키지 형태로 게임을 판매하던 것과 달리, 온라인에 기반한 시스템을 구축한 '바람의나라'는 당시 게임업계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다. 여기에 2019년 기준 서비스 23주년을 맞이한 지금까지도 많은 유저들을 보유할 정도로 국내 온라인 게임의 시작을 함께한 역사적인 게임이기도 하다.
2003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 역시 게임업계에서 혁신을 주도한 타이틀 중 하나다. 당시 온라인 게임 대부분이 2D 탑뷰 시점으로 제작되던 것과 달리, 2D 횡스크롤 시점으로 MMORPG를 개발한 것은 '메이플스토리'가 최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의 성공을 통해 당시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귀혼'이나 '라테일' 등 2D 횡스크롤 시점의 MMORPG가 다수 출시될 정도로 '메이플스토리'가 국내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은 상당하다.
넥슨의 도전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8년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듀랑고'는 기존의 모바일 MMORPG가 플레이어의 성장과 반복적인 사냥, 경쟁 콘텐츠에 집중하던 것과 달리,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플레이어의 생존과 자유로운 아이템 제작 방식을 통해 출시 초반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비록 '야생의 땅: 듀랑고'가 출시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둔 것과 달리 단순한 콘텐츠로 인해 매출 성적이 침체되어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개편을 진행하는 등 넥슨은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국산 게임 해외에서도 통한다' 입증, 게임 한류 열풍 통해 해외 시장 문 연 넥슨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게임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다양한 게임사들이 해외 공략을 진행 중인 가운데 넥슨은 자사의 인기 타이틀을 통해 일찌감치 게임 한류 열풍을 주도했다.
특히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대표 국산 게임. 넥슨은 일본, 중국 등 글로벌 각 지역에서 '던전앤파이터'의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특히 중국에서는 2017년 기준 매출 1조 500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국내 대표적인 해외 수출 효자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주목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메이플스토리2' 역시 해외에서는 호평을 받고 있는 넥슨의 대표 해외 진출작이다. 넥슨이 스팀과 넥슨런처를 통해 해외에 서비스 중인 '메이틀스토리2'는 지난 2018년 10월 서비스 실시 8일 만에 1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스팀스파이 기준 동시 접속자 4만 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단순히 게임을 해외에 출시하는 것 이외에도 현지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춘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는 넥슨의 해외 시장 공략 방식도 게임업계에서 모범 사례로 남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서비스 지역에 맞춰 별개의 이벤트를 진행해 유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오버히트'의 경우 일부 캐릭터의 외형을 현지 분위기에 맞게 바꾸는 것 이외에도 캐릭터의 음성을 새롭게 녹음하는 등 '컬쳐라이제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올바른 현지화 전략의 표본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넥슨의 모든 해외 진출작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넥슨이 국내 개발사 카본아이드와의 협력을 통해 일본 현지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기간트 쇼크'의 경우 출시 3개월 만에 저조한 성과로 인해 조기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으며 '오버히트'의 일본 서비스 버전 역시 초기 인상적인 성과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자사 게임을 통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넥슨의 행보는 주목할 만 하다.
패키지 구매와 정액제라는 고정관념 탈피, F2P를 주도하다
한편, 넥슨은 게임업계 최초로 'F2P(Free to Play)'라는 혁신적인 BM을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전까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정가를 주고 게임을 구매하는 패키지 형태 또는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월 정액제 형태가 전부였던 가운데,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한 F2P 방식은 신선한 충격을 불러왔다.
가장 먼저 F2P가 도입된 것은 넥슨이 서비스 중이던 온라인 퀴즈 게임인 '퀴즈퀴즈'. 1999년 정식 서비스 이후 '퀴즈퀴즈'는 게임을 이용하고자하는 기간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월 정액제를 채택했지만, 2001년 온라인 게임 역사 최초로 부분유료화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F2P'의 시대를 열었다.
게임을 구매할 필요 없이 개인의 선택에 따라 금액을 지불하도록 한 F2P 방식을 통해 게임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은 물론, 이전보다 더 많은 매출을 창출한 '퀴즈퀴즈'의 성공 이후 넥슨은 자사의 다양한 게임에서 F2P 방식을 도입했다. 여기에 넥슨 이외의 다른 게임사들 역시 F2P 방식을 도입하면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당연히 지불해야 하던 과거의 인식들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F2P 방식 내에서도 보다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랜덤박스를 추가하거나 과도한 'P2W(Pay to Win)' 형태를 이용하는 게임들이 많아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도 대두되고 있다. 이에 넥슨은 완전 유료 형태의 모바일 게임인 '애프터 디 엔드'를 출시하거나 자사의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에서 무과금 친화적인 BM을 도입하는 등 'F2P'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BM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게임이 또다른 콘텐츠로, 미디어믹스 가능성 입증
넥슨은 게임 IP를 활용해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른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미디어믹스의 가능성을 입증해 국내 게임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2003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세계관에 기반한 만화책 시리즈인 '코믹 메이플스토리 오프라인 RPG'는 판매량 1,800만 부를 기록했으며, 넥슨은 이에 힘입어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다양한 학습 만화 등의 미디어믹스를 전개했다. '코믹 메이플스토리' 시리즈의 성공 이후 게임 IP를 활용한 만화 시리즈가 유행하는 등 국내 게임 미디어믹스 시장에서 넥슨이 미친 영향력은 상당하다.
넥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를 활용한 딱지나 문방구 등을 출시해 자사 게임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통해 캐릭터 시장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으며, 지난 2015년에는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드물게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게임 IP를 활용한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유저들이 만드는 2차 창작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역시 기존의 게임사에서는 볼 수 없던 넥슨의 새로운 전략이다. 지난 2015년 첫 문을 연 '네코제'는 넥슨의 게임 IP를 활용한 오프라인 행사로, 유저들이 직접 게임 IP에서 영감을 얻은 상품들을 제작하고 이를 판매할 수 있는 이벤트다. '네코제'는 개최 3년 만에 250명의 참가자와 약 1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넥슨은 유저 아티스트들을 육성할 수 있는 '네코랩'을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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