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기억을 잃은 하루와 신호등 AI의 기묘한 모험 '언리얼 라이프'

등록일 2021년06월02일 09시24분 트위터로 보내기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지점이 지난 20일 room6의 심리 호러 어드벤처 게임, '언리얼 라이프' 닌텐도 스위치 버전 한국어 번역판을 다운로드 전용 소프트로 출시했다.

 

'언리얼 라이프'는 기억을 잃은 한 소녀, '하루'가 말을 하는 신호등 AI인 '195'와 만나, '만진 사물로부터 기억을 읽을 수 있는' 자신의 특별한 힘을 사용하여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한 모험을 그린 심리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사물들의 '기억'을 읽고 과거와 현재의 상태를 비교하여 기믹을 풀기 위한 정보를 얻으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이게임은 독특한 도트 그래픽과 뛰어난 스토리가 호평을 받아 일본 현지에서 제 24회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의 엔터테인먼트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내 출시 전부터 게임성을 인정받은 언리얼 라이프의 한국어 버전을 즐겨 보았다.

 

독특한 그래픽과 세계관

 



언리얼 라이프는 앞서 말했다시피 기억을 잃은 소녀와 그를 도와주는 신호등 AI 195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소녀는 갑작스러운 기억 이상으로 글도 못 잃고 하루 이상 지나면 기억을 잃어 버리는(유저가 잊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상황이다. 그런 소녀를 대신해 AI인 195가 대화, 상황, 등을 기억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게 된다.

 

다만 기억은 없지만 하루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바로 '사이코메트리'이다. 사물을 만지면 사물의 기억을 읽을 수 있는 하루의 능력을 활용해 플레이어들은 현재와 과거의 차이점을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한다.

 

신호등 AI가 주인공과 대화를 하고 인간의 두뇌에 접속해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세계관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게임의 세계관이 완전히 사이버틱한 미래를 그린 것도 아니었다. 마리모, 개, 개미 등 동물들과 소통을 하고 도움을 받으며, 환상 도서관이나 미궁에 가까운 미술관 등 판타지한 요소 등을 통해 이 게임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이런 독특한 세계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도트 그래픽이다. 도트 그래픽은 제작 방법 때문에 리얼한 묘사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사는 이 특징을 십분 활용해 전혀 리얼하지 않은 이 게임의 판타지하면서도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다만 이런 그래픽 특성 상 공포 분위기의 표현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개발사는 촘촘한 스토리와 연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언리얼 라이프는 곳곳에서 기억나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와 그 기억을 떠올릴수록 더 불안해지는 감각을 스토리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주입했고 그 감각을 잊지 않도록 그래픽 연출로 강렬하게 기억에 남도록 했다.

 

하루가 기억을 해내면 갑작스레 화면이 불안정하게 깨지거나 갑자기 검은 화면에 빨간 글씨들이 가득 차는 등의 표현으로 말이다. 이는 도트 그래픽의 공포 게임에서 자주하는 연출이기 때문에 이런 게임을 여러 번 접한 유저들은 무난하게 넘어가겠지만 면역이 없는 유저들은 이런 깜짝 연출에 주의를 요한다.

 

다만 이 게임에서 화면이 그래픽이 깨지는 연출이 자주 나왔는데 그럴 때마다 형광색의 물질이 지직거리는 효과는 몇 번은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장기간 플레이로 계속 노출되니 눈이 피로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죽음 패널티는 없지만…
언리얼 라이프의 장르는 어드벤처 게임이기 때문에 하루의 기억과 선생님을 찾는 모험 과정에서 여러 위험이 도사린다. 예를 들면 갑작스럽게 등장한 이상 현상과 부딪히지 않거나 출입 금지 구역에 가서 경비원에게 잡히지 않아야 하는 등의 상황이 존재하는 것.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그렇게 잡히거나 죽으면 그 공간에서 획득한 아이템이 초기화되어 위험한 상황에 다시 도전하는 등의 패널티가 존재하지만 이 게임은 그런 부분에서는 느슨한 편이다. 물론 플레이어가 처음부터 위험한 부분을 다시 도전해야 하지만 주요 아이템은 그래도 보관하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난이도가 일부 낮아지게 된다.

 

하지만 다음 지역으로 가기 위한 기믹을 풀기 위해 결국에는 그 위험한 구간을 아이템 획득과는 상관 없이 몇 번을 반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연 이 패널티가 없다는 것이 장점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힌트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다시피 주인공 하루는 물건을 만지면 물건이 가지고 있는 기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물건이 원래 있었던 장소 하루나 선생님이 한 행동 등을 확인하고 증거를 수집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특정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힌트를 얻기도 한다.

 

문제는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유저가 만지고, 대화해야 하고 수집해야 하는 정보가 크게 증가하는데 기믹을 통과하기 위한 정보의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구간이 빈번한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어디서 얻어야 하는지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이유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플레이가 반복되다 보니 게임이 루즈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물론 너무 많은 힌트를 주면 게임이 쉬워지지만 느려지는 게임 템포를 위한 약간의 힌트 시스템은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즐겨 본 언리얼 라이프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웰메이드 어드벤처 게임이었다. 물론 기믹의 깊이나 종류가 대기업 어드벤처 게임에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하드한 어드벤처보다는 라이트한 어드벤처 게임을 즐기는 기자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에게는 정말 잘 맞는 게임이었다.

 

특히 높은 수준의 시나리오와 이에 몰입도를 높이는 연출은 이 게임의 백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즐기거나 시나리오 완성도가 높은 게임을 찾는다면 이 게임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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