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엘든 링' 초반 4시간 플레이, 광활하고 멋진 오픈월드와 자유도

등록일 2022년02월11일 11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연초 국내 콘솔게임 퍼블리셔들의 한해 전망을 두루 들을 때 공통적으로 나온 말이 '코로나로 개발일정이 연기된 게임들이 준비를 마치고 쏟아질 한해가 될 것'이라는 거였다.

 

당장 2월에만 소니 퍼스트파티 게임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가 18일,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프롬 소프트웨어와 협력해 선보이는 '엘든 링'이 25일 출시된다. 둘 다 '올해의 게임' 자리를 놓고 겨룰 대작들로 근래 대작 타이틀 가뭄에 시달린 게이머들이 간만에 어느 게임을 해야할지 고민도 하고 먼저 나온 게임을 서둘러 클리어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끼는 행복한 시기가 될 것 같다.

 

기자는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의 협조를 얻어 '엘든 링'을 4시간여 플레이해 봤다. 퍼포먼스 강화, 최적화 등 작업을 현재도 진행중이지만 콘텐츠 면에서는 출시 버전과 차이가 없는 버전으로, 시연 기기는 플레이스테이션5로 플레이했다.

 



 

준비된 시연 장소에서 오전 10시부터 맥시멈 오후 3시까지 플레이할 수 있었고 점심시간 1시간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플레이하고 싶어 집에서 게임을 즐길 때처럼(??) 간단한 먹을 것을 먹으며 쉬지 않고 플레이했다.

 

'엘든 링'은 그만큼, 게이머로서 잠시라도 더 즐기고 싶게 만드는 멋진 게임이었다.

 

광활한 오픈월드, 지역 보스가 있지만 대결은 플레이어의 선택
체험판에서는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엘든 링'의 광활하고 아름다운 오픈월드 세계를 이번 시연 플레이에서는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시작 지역은 익숙한 중세 판타지풍 세계로 적들도 기사들이지만, 지역을 벗어나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세계를 정말 아름답게 잘 만들었다. 지역마다(아직 3개 지역밖에 못 봤지만) 느낌이 크게 달라지고 적들도 완전히 달라져서 탐험과 전투의 재미를 모두 잘 잡았다.

 



 

첫 지역을 다스리는 데미갓 '고드릭'을 처치하고 다음 지역으로 나아가는 것이 소위 '정규루트'겠지만, 대결을 피해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며, 다른 방향의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

 

맵을 탐색하다 보면 보물상자를 열다 함정에 빠져 알 수 없는 먼 곳으로 강제 텔레포트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그로테스크한 적들과 투명한 적들을 만나 크게 고생했다. 함정에 빠져 강제 이동된 경우 맵을 열어 지역 이동을 하는 것도 막히고 아이템을 사용해 마지막으로 휴식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도 못 하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이동된 지역에서 휴식처를 찾아내야 다시 이동이 자유로워지는데, 현재 레벨에 비해 적들이 매우 강하고 많아 고생해야 했다. 스피드런을 할 정도의 강자라면 함정을 활용해 이동 루트를 단축하는 것도 가능해 보이는데, 이 부분은 출시 후 검증이 필요해보인다.

 

장르에 익숙하다면 휴식 없는 지속적 탐색 가능할 듯
프롬 소프트웨어가 '엘든 링'에 '다크소울' 시리즈와 '블러드본', '세키로'까지 그동안 만들어 온 게임들의 좋았던 점들을 잘 담았다는 느낌과 함께 '그래도 이건 다크소울이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오픈월드 필드에서 스텔스 플레이로 적들을 하나씩 처리하고 마상전투로 적들을 처치하는 느낌이 신선하고 상쾌했지만, 맵 곳곳에 배치된 던전에 들어가거나 보스와의 전투를 위해, 첫 지역의 경우 고성으로 들어가면 그야말로 '다크소울'에서 경험했던 것의 강화판을 즐길 수 있다.




 

코너를 돌면 적이 숨어 있겠구나 싶어 주의하게 되지만 주의해도 작은 실수로 맞아죽거나 낙사하는 경험을 하게 되고, '아 이건 다크소울 월드구나~'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오곤 했다.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들, 특히 '다크소울' 시리즈에 익숙하다면 '엘든 링' 적응이 좀 더 쉬울 것 같다. 하지만 오픈월드에서 던전과 맵은 절대적 비중이 아니며, 탐색은 대개의 경우 선택의 영역이므로 시리즈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조금씩 익숙해지며 오픈월드 모험을 즐겨도 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회복약' 보충법을 다양하게 준비해 뒀다는 것이다. 레벨을 올리기보다 쭉 플레이하며 오래도록 탐험을 즐기라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으로, 무리를 이룬 적들을 처리하면 회복약이 자동으로 채워지며 길을 가다 만나는 쇠똥구리를 처리해도 회복약이 채워진다.

 

기본적으로 휴식처에서 쉬면 회복약이 채워지지만 이 경우 적들이 모두 리젠된다. 하지만 쇠똥구리 처치나 무리지은 적을 처치해 회복약을 채울 경우 적 리젠이 없어 앞만 보며 계속 나아갈 수 있다.

 



 

필드에 강한 적들이 배치되어 있는 곳도 많고 길을 따라가면 보스전도 치뤄야 해 휴식 없이 스토리를 진행하며 쭉쭉 플레이하는 것이 쉽진 않아보이지만, 스피드런이나 시작 레벨 클리어 같은 도전적 플레이를 장려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편으로 회복약 보충 기능을 잘 활용하면 필드 탐색을 충분히 한 뒤 보스 앞 휴식처에서 레벨을 올려 보스전을 치루고 다음 지역으로 나아가는 식의 템포 좋은 플레이도 가능할 것 같다.

 

기자는 보스전에 꽤 애를 먹어 장비 착용을 위한 스탯을 맞추기 위해 레벨링 작업을 짧게나마 하고 플레이해야 했다. 첫 지역에는 휴식처 바로 근처에 적 집단이 있는 경우가 많아 수월했다.

 

스토리와 NPC, 그리고 채집, 제작
시작하자마자 세계에 대해 설명하고 주인공의 목적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다크소울'에 비하면 세계관과 스토리를 더 보여주고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명확하게 다 말해주고 설명해주진 않는데 이 부분은 프롬 소프트웨어의 아이덴티티라고 받아들여야할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에게 명확한 목표(왕이 된다!)가 있고 레벨업을 도와주는 캐릭터나 원탁에 위치한 NPC들 모두 캐릭터성이 '다크소울' 시리즈보다는 강화됐다. 모험하며 만나는 여성 캐릭터들의 인기가 전작들보다 높을 것 같다는 멍한 생각도 들었다.

 


 

초반 플레이에서 특히 눈에 띈 점은 필드에 '채집'할 수 있는 것이 가득하다는 점이었다. 적을 처치해도 자원이 나오고 이 채집한 자원과 사냥한 자원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제작 레시피는 상점에서 팔기도 하고 다른 경로로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레벨을 올리기에도 부족한 자원을 더 다양한 용도로 써야하니 플레이 타임이 한없이 길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그리고... 점프
'엘든 링'과 '다크소울'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라면 역시 '엘든 링'에서는 '점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아닐까 싶다. 점프를 활용해 어느 정도 단차나 울퉁불퉁한 언덕을 극복하고 올라갈 수 있게 됐다.

 


 

그런데 프롬 소프트웨어가 점프를 그냥 오픈월드 RPG니까 탐험에 사용하라는 의미로만 넣었을까? 그럴 리가 있나... 점프로 적의 공격을 피할 수도 있다. 이제 방패로 막고 굴러서 피하는 것에 더해 점프로도 공격을 피할 수가 있다!

 

라고 적어두면, 감이 좋은 게이머라면 '점프를 꽤 높이 하나?'라는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물론 아니다. 가볍게 살짝 뛰는 정도이다.

 

즉, 이제 보스들의 공격이 기본적으로 격투게임 콤보처럼 중중하중하하중으로 들어오게 됐다. 보스전에서 시행착오를 몇번 거쳐야 되게 된 것으로, 방패로 1격을 막은 뒤 점프로 2격을 피하고 3격은 구르기로 피하는 식의 콤보 방어(??)가 가능, 아니 필요해졌다.

 

프롬 소프트웨어의 설명으로는 구르기 성능을 전혀 너프시키지 않아 구르기 타이밍을 잘 맞추면 다 피할 수 있다고 하며, 간격만 잘 맞춰도 점프나 구르기 다 필요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디까지나 '숙련도'의 문제이다.

 

기자는 구르기를 아무리 해도 자꾸 맞고 점프를 해도 맞아서(...) 장비를 더 좋은 것으로 바꾸고 레벨을 올려서 도전해야 했는데, 액션게임에 능숙하지 않다면 기자와 같은 방법으로, 능숙하다면 구르기, 점프, 방어를 조합한 콤보방어로 승부하면 될 것 같다.

 

총평
기자는 '다크소울' 시리즈와 '블러드본', '세키로'를 모두 플레이하긴 했지만 정말 고생을 많이 하고 친구들의 도움도 받아야 했다. '엘든 링'의 배경이 너무 멋져서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걱정도 컸던 게 사실이다.

 

시연을 하러 가면서도 조금 하다 마음이 꺾여 패드 내려놓고 집에 가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갔는데, 일단 패드를 잡으니 4시간여를 1분 1초도 쉬지 않고 플레이하게 됐다.

 


 

미려한 오픈월드를 탐험하며 힘든 보스전은 도망쳐도 되는(!) '엘든 링'은 '몬스터헌터' 시리즈가 '몬스터헌터 월드'로 신규 유저를 대거 끌어들였듯 '다크소울' 시리즈에 적응하지 못했던 게이머들을 진입시킬만한 게임으로 보인다.

 



 

마상전투, (NPC) 동료 소환 등의 기능이 추가되어 전투에 어려움을 겪는 게이머라도 어느 정도 보조를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던전과 보스전은 '소울류' 게임 마니아들을 만족시킬만한 어려움과 퀄리티를 담았다.

 

4시간여 플레이했지만 '엘든 링'의 세계를 10%도 맛보지 못한 느낌이다. 정식 발매가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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